거친음색의 사랑한 후에
(Al Stewart 'The Palace of Versailles')

오가다 보는 TV프로그램중에 회장님네 사람들이 있다.
전원일기의 오마쥬라고 해야하나 출연했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여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전원일기와 관련없는 연예인들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사람은 아마도 전인권님 이겠다.
강렬한 인상이라는 말의 뜻은 그가 어느 여배우가 세상을 정리한후에
그와 연인관계였다고 떠벌인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저런 미친인간이
있나 왜 돌아가신분을 모욕하는 언사를 하는건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추가적으로 미친사람처럼 희끗한 머리를 정리하지 못하는 그의 인상은
정말 혐오적이었다고 말할수 있다.
그랬던 그가 회장님네 사람들에 나왔고 김수미님이 그의 노래중에
가장 좋아 한다는 사랑한 후에 라는 노래를 했다.
그노래를 듣고 나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래서 매체를 통해 이사람 저사람이 부른 사랑한 후에를 들어 봤는데
전인권님 특유의 그 거친 목소리와 찰떡같은 궁합으로 맺어진 사랑한 후에의
감성을 따라올 자는 아무도 없었다.
어찌 기교없이 부르는 노래가 인간의 심금을 이리도 울릴수 있단 말인가.
이노래의 원곡은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이유 궁전이라고 하는데 전인권님의
노래가 훨씬더 강하게 빨아 들이는 흡입력이 있다 하겠다.
또하나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쓴 가사라고 하는데 설사 그걸 모른다고 
해도 돌아가신 어머님이 떠올라 눈물이 나니 신기에 가까운 작곡이라 하겠다.
사랑한 후에를 들은후 적어도 전인권님의 예술혼은 깎아 내서는 않되겠다는
마음속 울림이 솟아 오르고 있다.

사랑한 후에를 듣고서
종료

 

 

이거 밍밍한 백김치여

4부.

 

이층에는 벽대리가 혼자 있었고 고경순은 동창모임으로 외출 중이었다.
고경순이 집에 있는 벽대리한테 전화를 하였다.
고경순: 자기야 집주인 아주머니가 물김치 가져왔어
벽대리: 아주머니가 아니라 아저씨가 가져 왔던데
그때 벽대리는 넷플릭스에서 재미 있다는 무빙 시리증를 풀사운드로 신나게
보고 있었다.
영화는 사운드가 다한다고 생각하는 벽대리에겐 아파트에 살때는 생각도 못하는 귀호강이였다.
고경순: 주인집에서 전화 왔는데 물김치를 잘못 준거래 그러니 다시 가져다
드리고 시간좀 나면 베란다 가져다논 수족관 말이야 오래서서 빨갛게 된 물좀 버리고
깨끗한 생수로 바꿔서 다시 가져다 놔줘
전화를 끊고나자 벽대리는 무빙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고경순이 뭐라고 했는지
정확하게 말을 알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고경순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 보면 난리가 날게 뻔해서 대충 들은
대로 정리를 해서 찝찝한채로 일을 처리하기로 하였다.
그건 "주인집 물김치 베란다에서 빨간물좀 버리고 생수로 바꿔서 가져다줘"였다.
그렇게 해서 물김치통은 이자수 딸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다음날 딸로 부터 전화가 왔다.
딸: 엄마! 내가 입덫하느라 힘드니 물김치 좀 칼칼한거 있느니 가져다 달랬더니
이게 뭐냐고 맹물같은 물김치가
유연순은 딸의 이말을 도대체 이해할수 없었다.
본인이 물김치를 받아 맛을 봤을때는 빠알간 고추가루가 풀어진 짭짜름하게
약간 익은것이었는데 말이다.

종료

 

 

 

번개팅 허찔림 (부제: 직원간의 불화에 대하여)

몇번에 걸친 머캐니컬 수퍼비전 파트와의 번개팅이 무산된 어느날 아침
출근길에 하이이사는 오늘 번개팅을 갖기로 했다는 현수퍼의 톡을 받았다.
하이이사는 술도 못마시는 자신이 참석을 할것인지를 고민하도 몇번에
걸친 거절의사 표현이 분위기상 안맞는듯 하여 이번에는 어찌됐든 참석하기로 하였다.
머캐니컬 수퍼비전 파트는 3명으로 거기에는 TAB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었다.
퇴근시간이 되어 현수퍼와 하이이사가 먼저 노포 프라이드 치킨 집으로 갔으나 자리는 거의 차고 겨우 한테이블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잠시후 머캐니컬이 도착하자 의자가 하나 모자라 주인 아주머니가 테이블을 교체해 주었다.
원래 현수퍼의 의도는 머캐니컬 2명, 일렉트리컬 2명으로 했는데 한명이 추가 된것이다.
맛있는 프라이드와 생맥주가 연이어 나왔고 하이이사를 제외한 술을 좋아하는 드렁커드 스타일들은 신나게 들이키기 시작 했다.
현현장 발주처 감독관들의 성정이 온순하다고 하며 다른 공사장의 감독관들의 악독함을 견주는 발언들이 이어져 나왔다.
또한 시공사의 컨트롤 능력치를 비교하는 경험들도 터져 나왔다.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 분위기가 달아 오르자 마침내 머캐니컬의 한사람으로 부터 하이과장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현수퍼 하이과장은 일을 안시키고 저렇게 꿔다논 보리자루 처럼 놔둘겁니까.
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하이과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리고 현수퍼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게 있습니다.
감리는 수직적 체계가 아니고 수평적이어야 합니다.
머캐니컬의 경우는 일을 분담하고 책임지는 체계로 일방적인 지시로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알콜이 거나하게 올라온 현수퍼가 여기까지의 말을 듣고 있다가 
아 그게 아니고 나이차가 스무살 차이나 나는데..를 시작으로 건기법과 전기법과는 내용이 틀리다고 반론을 제기 하였다.
여기서 하이이사는 현수퍼가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고 생각했다.
건축파트의 공무, 소방, 통신과 서먹한 관계가 지속 되고 있는데 그나마 숨통을
트이는 머케니컬 파트와도 이렇게 틀어지는건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날 머캐니컬 파트와 하이이사의 책상에는 현수퍼가 가져다논 프린트물이 놓여 있었다.
거기에는 책임감리원과 보조감리원의 업무와 책임에 대해 기록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수퍼는 친목도모와 정보수집이라는 목적은 채우지 못하고 사면초가에
몰릴수 있는 핵폭탄을 한방 맞아 버린 꼴이 되어 가고 있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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