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
지은이 : 전광용
이인국 박사는 일제시대에 제국대학을 졸업하면서 부유한 삶을 영유하게 된다.
일제에 빌붙어 살면서 사상범으로 몰려 고난을 당하고 있는 동포의 치료는
나몰라라 한다.
해방이 되면서 일제 앞잡이로 총살직전까지 가지만 혹불이 소련군 장교를
치료해주므로서 위기에서 살아 남게 된다.
6.25 직후에는 월남하여 영어를 습득 미국에 아부하며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참으로 카멜레온 같은 삶이 아닐수 없다.
국가적 대변혁속에서도 개인적 영달과 부귀영화만을 위해 갖은 수단방법으로
적응해 나가는 이박사는 어떤 환경속에서도 살아 남을수 있는 인간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인국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개인적 영달만을 지향하는 이기적
지식인으로 비난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현대의 우리들은 어떨까...
우리에게 이인국이라는 인물을 비난할만한 자격이 충분한것일까?
요즘 대학생을 포함한 사회인들에게는 인적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는 공통
적 분모가 넓게 퍼져 있다.
인적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의미란 무엇일까?
이인국이 일본, 소련, 미국권력에 아첨하며 곤궁한 동포들은 나몰나라 하며 자신
의 이득만을 취하는것과..
인적네트워크라는것을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서 타인들에 비하여 우선적 이득을
취할수 있는 비합법적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현대인과는 무엇이 다른것일까?
비근한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가족중에 환자가 발생 한다면 우선 동네 병원을 방문하게된다.
그런다음 그 병의 증세가 중증일 경우 대형병원을 찾아 대도시로 진료권을
확대하게 될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수 있듯이 대형병원을 찾아가도 바로 입원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일것이다.
이때...우리는 정상적인 순서를 기다리지 않는다...
소위 인맥(인적네트워크라는거)을 동원 사돈에 팔촌중에 그병원에 근무하는 사람
이 없나를 찾게 된다.
왜냐하면 그 병원의 간호사 한명 만이라도 접촉을 할수 있다면 입원 대기기간이
상당히 단축된다는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후 우리는 그걸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할것이다.
그런데...우리(이인국)가 병원(일본, 소련, 미국)에 연줄을 대서 다른사람(동포)의
입원순서를 뒤로 밀고 먼저 입원(개인의 영달)을 하게된다면 그 순서에서 밀린 사람
에게는 생사가 달라질수도 있는 문제가 아닐까...
이러한 편법들을 아무렇치도 않게...무심하게 즐기고 있는 당신들이 이인국같은
입장에 놓인다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거란건 명약관화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대쪽같은 청렴함을 인생의 모토를 삼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인국을 나쁜놈
이라고 욕할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