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을 다녀왔다.
우리집은 생일을 챙겨주지 않았다.
생일날 어머니가 미역국을
끓여준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니 아리송 하긴 하다.
결혼을 한후 처갓집 형제들은 우리 집과는 가풍이 사뭇 달랐다.
서로간에 어찌보면 귀찮아 할정도로 서로 챙기고 챙겨주고 한다.
처음엔 무척이나 낯설어 적응하기가 힘이 들었다.
형제가 5형제다.
그중 밖에서 들어온 사람 생일을 챙겨주기로 한게 불문률 처럼 정해져있다.
내일이 생일이다.그래서 지난 토~일요일을 제천 별장에서 모이기로 했다.
토요일 아토피로 입주변이 붉그스래한 인이를 피부과에 데려가기위해 시내 병원으로
갔으나 현충일로 하지를 않았다.
하는수 없이 동네 가정의학과를 들러 약과 바르는 연고를 샀다.
그리고 저녁에 먹을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롯데 마트를 들렀다.
이것저것을 산후 공도에서 막내 처남을 태우고 제천으로 향했다.
안성에서 장호원을 거쳐 제천으로 향하는 38국도는 왠만한 고속국도 보다 길이
좋다. 그런데 왜 최고 속도를 80으로 묶어 놓는지 의구심이 크다.
탁 트인 길을 시원 스럽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은 이길을 가본 분들이라면 모두
느낄거다.
모처럼만에 자유분방한 기분을 만끽하며 엑셀레이터를 쭈욱 밟았다.
다릿재 터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앞에 별안간 이동 카메라가 보인다. 브레이크를 밟으며 보니 90정도에
통과를 했다.
찝찝한 기분이 남았다.
기분전환을 위해 박달재 터널 통과전에 있는 자연휴양림에 대해 처남에게 이야기
를 했다.
계곡물을 막아서 수영장을 만든곳으로 제천시가 관리를 해서 어린 아이를 가진
사람들은 편하게 쉴수 있는 곳이다.
십여분 정도를 더 간후
제천 별장에 다다르기 위해 기차 건널목을 지났다.
요즘 느껴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먼저와계신 처형과 둘째 처남 그리고 장인, 장모님이 별장옆 텃밭에서 농작물을
손보고 계셨다.
엄청많은 쌈과 토마토, 홍화, 오이, 호박에다 수확때가 지나 꽃이 피어버린 열무
까지...다양한 종류가 심어져 있다.
점심으로는 집사람이 가져간 열무와 국수를 넣어 비빔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로 신나서 놀고 (우리 2, 둘째 처남 2, 막내처남 2)
여자들은 잔듸밭에 잡초 뽑고,, 남자들은 냇가로 물고기를 잡으로 갔다.
냈가에는 이미 여러 집이 와서 자리잡고 낚시에 쫄대에 신나게 즐기고 있는데
정작 고기는 많이 잡지 못하고 있었다.
장인어른, 나, 두 처남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거슬러 올라 갔다.
그곳에서 한번 쫄대로 훌으니 꽤나 많은 고기가 잡혔다.
1급수 지역이라 무지개 빛갈에 가까운 색이 물고기 몸에 감돈다.
돌들을 타고 계속 위로 올라 가는데 박씨집안 사람들은 잘도 간다.
운동을 못하는 홍씨만 남아서 있다가 돌아왔다.
통을 내리자 많은 고기가 잡혔는데 1급수라고 그냥 날로
초장에 먹기 시작한다.
아~ 비위들이 너무 좋은신건지..나는 도저히 시도도 못해보겠다.
6시경에 숯불 피우고 소세지, 오징어에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잘먹고 어른들도 술한잔에 기분이 모두 좋아졌다.
날씨가 어두워지자 차에서 최신곡(소녀시대)들을 틀고 아이들에게 춤경연을 시키며
한참을 재미 있게 놀다 별장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기로 했다.
큰채와 작은채가 있는데 큰채에는 아이들과 여자들이 자고 작은채에는 막내처남
만 자기로 했다고 해서 한가한곳으로 자기 위해 갔다.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중에 막내 처남이 소주와 안주거리를 가지고 왔다.
둘이서 한잔씩 마시자 처형이 들어왔다. 내가 워낙 술을 못먹기 때문에 막내
대작 해주기 위해서 오셨단다.
셋이서 이런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소주 3병정도를 마신뒤 12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자다가는 잠을 여러번 깰수밖에 없었다.
처남이 다리를 올리지 않나.. 얼굴을 쓰담듬지를 않나..
자다보니 나는 베개가 없고 내베개는 막내가 베고 자고 있고..
아침이 돼어 큰채로 가서 1시간 정도를 더자고 일어났다.
이미 장인 어른과 둘째 처남은 물고기를 잡으러 갔단다.
잡아온 고기로 튀김을 만들어 먹고 아이들과 가재를 잡으러 계곡으로 갔지만
노루 발자국만 보고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우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폐교로 공포 체험을 떠나고
나머지 사람들이 청소를 하기로 했다.
폐교 된 기간이 길었는지 운동장에는 풀이 수두룩 하다. 송아지와 소도 매어져
있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땅을 시추하면서 뽑아낸 표본들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다.
이층계단쪽에는 새가 한마리 죽어 있는데 아이들이 관심이 많다.
2층으로 올라가니 칠판에 낙서도 많고 기분이 싸아 해진다.
아이들 말대로 밤에 왔으면 어른도 머리털이 쭈빗해질거 갔다.
점심으로 비빔국수를 간단히 먹고
돌아 오는데 다릿재에는 아직도 이동 카메라가 운전자들을 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