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루한 오후 시간에는 유투브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그러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라는 그 옛날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었다. 플레이를 클릭하자 흘러나오는 11시를 알리는 시그널뮤직 그 음악은 나의 가슴을 순간 멈추게 한다. 이어지는 아듀 졸리 캔디와 이종환의 낯익은 목소리는 멈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한다.
왜일까 나의 젊은 시절 그닥 좋을것도 신날것도 없이 무미 건조함만 남아 있는데 왜 설레는 걸까 그시절 잠도 못자고 다니던 공장 생활에 지쳐서 듣던 그 방송이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였는데 그게 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뭘까.. 나의 근심의 시작이 었을 그 시절이 가슴속을 후벼파는 건 왜일까 그건 그시절에 그리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것이다. 다시는 돌아갈수 없는 그시간 그사람들... 특히 전등불아래 라디오를 들으며 만화를 그리던 형의 모습이 아려한 삽화로 다가 온다. 그옛날 이종환 방송에 출연했었던 무용담을 떠벌리던 형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 형이 허무하게 사라지고 난후 아니라고 해보지만 문득 문득 다가오는 그옛날의 향수가 나의 가슴을 후벼파는 비수가 되어 온다. 아 오늘 오후는 가슴이 먹먹하다 못해 쓰려오는듯 하다. 다시는 다가갈수 없는 사막같은 시간대가 이리도 그리워지는 오후다.
토요일 아침 인터넷 뉴스를 보니 대형마트에서 싱싱한 꽃게를 할인 전쟁중이라고 한다. 원장님이 꽃게를 좋아하니 현재시점 마트중에 가장 싸다는 천천동 롯데마트로 11시 20분경 차로 몰았다. 내생각엔 마트에 가면 바로 꽃게를 사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안내에는 꽃게 판매는 12시에서 1시 사이라고 적혀 있다.
다른걸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11시 50분쯤 갔더니 배송차가 늦어져 12시 30분은 돼야 판매가 될거라고 한다. 어쩔가 하다 내가 줄을 서고 집사람은 다른 장을 보기로 했다. 첫번째로 줄을서니 바로 뒤에 젊은 사람이 카트를 가지고와 줄을선다. 이십여명이 줄을 선듯 한데 꽃게 한번 먹으려면 이렇게 해야만 하는건지 잠시 혼란 스러운데 꽃게는 좀더 늦어 진다고 한다. 결국 12시 45분경에 1등으로 3kg 2박스를 사가지고 왔다. 집에와서 큰것은 쪄먹고 작은것은 게장을 담기로 하여 선별을 하는데 꽃게가 어찌나 싱싱한지 두집게를 들고 위협해온다.
살살 쇠집게로 골라 내다 집사람이 손가락을 찔려 피를 보고 말았다. 치료하는 집사람을 뒤로 하고 내가 집게로 큰놈을 잡아 옮기다 나역시 물려서 피를 보고 말았다. 피를 봤으니 몸보신을 해야해서 큰거 2마리씩 바로 쪄서 먹는데 마트 아줌마 말대로 살이 꽉차 있고 싱싱해서 인지 맛이 달다. 나머지는 박스에 담아서 냉장고로 직행 시켰다. 추석때 딸들과 먹을 예정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 할인되긴 했지만 뉴스에 나오면 바로가서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은 왜 드는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