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자들이여 다 내게로 오라.
나는 전철역 승강로 반대편 조경지에 있는 단풍나무야.
아침일찍 출근하느라 힘들지. 모두 말은 안해도 힘들꺼야.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더그러지.
핸드폰알람소리에 깨도 따뜻한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을꺼야.
수도도 처음엔 찬물이 나오잖아 좀 기다려야 따신물이 나오지.
세수하고 머리감고.
말려야하는데 드라이기 켜기도 좀 그렇치 다른 사람깰까봐.
그냥 쓱쓱 빗고 현미밥에 물말아 있는 반찬에 한입 털어넣고선
집을 나설꺼야.
십여분을 걸어 전철역에 도착해서도 차가운 승강장으로 바로
내려가지 앉고 전철이 도착한다는 시그널이 울리기 전까지
역사안에 머물고 있지.
하하하. 내가 너무 잘알지.
아마도 나는 수령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도 신기 있는 나무인가봐.
내이야기의 중심은 힘들면 보시다시피 내품을 열어놨으니
나에게 안기라는 거야.
힘든사람들이 편안히 있을수 있도록 가운데 가지는 스스로 짤라 버렸어.
그리고 밖은 잎을 붉은색, 오렌지색으로 물들여서 눈도 즐거울꺼야.
아마 줄기가 버텨주는 곳은 마치 값비싼 안마기의 견고함을 줄꺼야.
그리고 편안하게 눈을 감아봐.
그러면 바로 잠이 들꺼야.
단, 그기간은 얼마안되.
좀더 있으면 나도 내년에 틔울 새순을 위한 영향분을 공급하기 위해
잎을 떨궈야해.
그러면 힘든사람들을 더이상 쉬게 할수 없어.
그러니 쉴수 있을때 편히 쉬다가가.
알았지. 말잘듣는 힘든세상 사는 사람들아.
왜 좀 으스스한가.
아니야 그냥 어두워서 색조가 그리 보이는거야.
걱정말고.
알겠지만 나는 전철역에 있는 단풍나무야.
힘들면 나의 품으로 와.
힘들고 지친자들이여 다 내게로 오라.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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