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에는 벽대리가 혼자 있었고 고경순은 동창모임으로 외출 중이었다. 고경순이 집에 있는 벽대리한테 전화를 하였다. 고경순: 자기야 집주인 아주머니가 물김치 가져왔어 벽대리: 아주머니가 아니라 아저씨가 가져 왔던데 그때 벽대리는 넷플릭스에서 재미 있다는 무빙 시리증를 풀사운드로 신나게 보고 있었다. 영화는 사운드가 다한다고 생각하는 벽대리에겐 아파트에 살때는 생각도 못하는 귀호강이였다. 고경순: 주인집에서 전화 왔는데 물김치를 잘못 준거래 그러니 다시 가져다 드리고 시간좀 나면 베란다 가져다논 수족관 말이야 오래서서 빨갛게 된 물좀 버리고 깨끗한 생수로 바꿔서 다시 가져다 놔줘 전화를 끊고나자 벽대리는 무빙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고경순이 뭐라고 했는지 정확하게 말을 알아 듣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고경순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 보면 난리가 날게 뻔해서 대충 들은 대로 정리를 해서 찝찝한채로 일을 처리하기로 하였다. 그건 "주인집 물김치 베란다에서 빨간물좀 버리고 생수로 바꿔서 가져다줘"였다. 그렇게 해서 물김치통은 이자수 딸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다음날 딸로 부터 전화가 왔다. 딸: 엄마! 내가 입덫하느라 힘드니 물김치 좀 칼칼한거 있느니 가져다 달랬더니 이게 뭐냐고 맹물같은 물김치가 유연순은 딸의 이말을 도대체 이해할수 없었다. 본인이 물김치를 받아 맛을 봤을때는 빠알간 고추가루가 풀어진 짭짜름하게 약간 익은것이었는데 말이다.
어제 저녁 패널들이 나와 사건들을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을 보다 기가 막혔다. 나이가 60대인데 십대 소녀 가수를 스토킹 했다고 했다. 왜그럴까. 나이를 그야말로 꺼꾸로 먹은걸까? 그외에도 뉴스시간 사건사고에 50대 60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러니 나이먹었다고 어디가서 어른 대접 해달라고 할수 있을까 아울러 이렇듯 방송에 나와 개망신을 당하는것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사소한걸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몇일전 인천에서 공장검수를 마치고 전철을 타고 귀가 하는데 어느역에선가 중늙은이 한무리가 들어왔다. 그들은 술들이 거나한듯 한차례 소란을 일으키며 큰소리로 떠들어 댔다. 하지만 떠들석한 그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럴수록 나이먹어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는둥 데시빌을 높혀 서로 말을 주고 받는 그들의 입에선 역겨운 진한 알콜 냄새에 트림까지 해대고 있었다.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짜증 섞인 표정을 감추기에 급급해 있었다. 그들이 헤롱거리며 화서역에서 하차하였고 일월수목원을 보러간다고 떠들어 대는 모양새였지만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언제 갈지는 아무도 알수 없었다. 그렇게 술마실 돈이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주는 중늙은이들에 대해서는 무료 전철과 무료 수목원을 재고하자고 하면 들고 일어서는 사람이 있을텐가? 종료
연말이 다가오니 관련 부서간에 화합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회식이 있었다. 여장군이 있는 쭈꾸미 집에서 발주처와 감리간의 저녁겸 쇠주 한잔씩 하자는 공지가 있었다. 노우지맨은 발주처 젊은 감독관들에게 살갑게 굴면서 여러가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 주는가 하면 여자 감독관들에겐 또다른 차원의 정성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하여 아들까지 동원하고 있었다. 소주와 맥주를 들이키다가 일시에 인원들이 소개되면서 흡사 모세의 기적이 발생하자 노우지맨은 발주처 담당 DUCK와 피키맨의 대화속에 끼어 들게 되었다. 그대화중에 노우지맨은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게 하는 피키맨의 아시타비한 발언을 들을수 있었다. 피키맨이 DUCK에게 일레트리컬 필드가 반송설비를 처음 해보기 때문에 머캐니컬 필드의 공조덕트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을 아무렇치도 않게 하고 있었다. DUCK앞에서 감리간에 불화를 들어낼수 없어 참았던 노우지맨이 전동차시간에 맞춰 나오면서 벌너러벌맨에게 투덜 되었다. 벌너러벌맨이 피키맨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자신이 잘알고 경험이 많다면 자신이 일을 다잡아 갈수도 있는데 그저 감독관 앞에서 투덜거리며 일렉트리컬 필드를 흠잡고 있다는건 누워서 침뱃기일 뿐이라고 노우지맨을 위로하며 말했다. 물론 피키맨은 일렉트리컬 필드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일도 뚜렷한 주관적 카리스마로 타분야를 압도하며 앞서가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런 그에게도 문제점이 한가지 있었다. 그걸 한마디로 한다면 아시타비적인 주관적인 일처리에 있었다. 언제나 나는 옳고 다른사람을 틀리다는것이다. 시공사 막내 담당이 오면 전화를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보내서 어쩌겠다는 거냐고 호통을 치고 발주처 담당 RAM와 통화하면서도 답답함을 표현하다 전화를 끊고는 모르는 담당 때문에 힘들다는 불만을 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협력사들에게도 이런 저런것들로 그들이 잘못했다고 탓을 자주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리에서도 타분야가 미케니컬필드 업무에 차질을 빗게 하면 노발대발의 감정을 숨김없이 그대로 발현하곤 했다. 그러는 그는 타분야에서 업무 협조를 요구하면 자신은 모른다고 자신이 이러저러 하다고 말을 하면 나중에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물을거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아무튼 피키맨은 이회사에서 경력과 경험이 풍부해 인정을 받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모든분야와 사람들에 대해 국가정보원 저리가라할 정보력으로 시시콜콜한것까지 까발려 인지하고 있었고 술자리에선 그걸 안주삼아 씹기도 하는것이다. 이러한 피키맨의 아시타비는 다른 분야를 은연중에 깎아 정신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었다. 종료
벽대리는 고경순과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내에서 살립집을 알아보고 있었지만 가지고 있는 돈이 여의치 않아 고민을 하고 있었다. 벽대리는 미양공단에 있는 중견기업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으므로 제법 가격대가 저렴한 외곽 변두리에서 집을 구해보려고 했으나 고경순이 극구 반대를 하였다. 벽대리: 경순아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시내에서 집을 구하기는 너무 어려워 그렇다고 대출을 더 받기도 어렵고 고경순; 아니 그러면 내가 낯설고 물설은 이곳으로 온것도 서러운데 편의시설도 없는 논가운데 있는 집에서 살라는건 너무 하잖어 벽대리: 자기를 생각하면 나도 시내 멀쩡하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만 아직까지 내 형편이 좋치를 않으니 당분간은 참아주면 어떼 고경순: 정말 싫어 그말에 벽대리가 고개를 떨구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경순: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알아 보고 있는데 우리한테 딱맞는 곳이 나왔어 벽대리: 그래 우리가 감당할수 있는 범위에서 구할수 있는 집이 있다고 고경순: 깔끔한 아파트는 아니지만 시내와 대형 마트가 가까이 있어 문제는 월세라는건데 그것도 시내중에 아주 싸게 삽십만원 밖에 안돼 그렇게 하여 벽대리는 이자수 집의 이층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자수는 경기남부 얀성시의 구시가지에서 살고 있다. 그는 그의 부인 유연순과 낡았지만 제법 살만한 이층집에서 기거를 하고 있었다. 자식들은 모두 출가를 하고 이층은 계속 빈 상태로 있었다. 유연순이 어느날 이자수를 불러 식탁위에 앉혔다. 유연순: 자수야 애들도 다나가고 큰집이 썰렁한데다 이층까지 청소를 할려면 힘들어 죽겄어 이자수: 그래서 나보고 이층 청소를 하라고 유연순: 으이그 인간아 너는 뭐 일시킬까봐 그거만 걱정이냐 이자수: 그럴수 밖에 없지 일층과 마당청소까지 하는것도 힘든데 자기 관할인 이층까지 청소를 떠넘기면 난 넘 힘들어 유연순: 그러니까 인간아 이층을 세놓으면 어떻까 이자수: 세를 놓차구 괜히 집만 망가지는거 아녀 얼마 받지도 못하면서 유연순: 요 큰길은 매월 육십만원씩 받는다는데 우리는 뒷골목이니 그 절반인 삼십만원만 받으면 용돈은 될거 같은데 용돈이라는 말에 이자수의 눈이 땡그래 졌다. 이자수: 그돈을 내용돈으로 주겠다는거야 유연순: 인간아 다는 안되고 내가 이십만원 니는 십만원만 받아 이자수: 아이고야 세놓고 이것저것 고장나면 나보고 고치라고 할꺼면서 겨우 십만원 만주냐 나를 남편으로 생각하지 않고 머슴으로 여기고 있지 유연순: 인간아 고장나서 수리하면 추가로 비용을 내가 줄께 그런건 걱정말고 그렇게 억지로 서로간에 타협이 이루어 지고 그들은 이층을 부동산에 월세 삽십만원에 내놓았다.
장시간에 걸친 출퇴근을 전동차로 하다보니 익숙해서 아는 사람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이몸은 화서역에서 6시 25분에 도착하는 신창행 전동열차에서 맨앞에서 두번째에 해당하는 객차를 특별한경우를 제외하곤 타게 된다. 이때 이미 전동차에 타고 있는 두명의 낯익실몰을 만나게 된다. 한명은 덩치가 큰 남자로서 의자에 앉을때는 핸드폰을 보는 양팔을 안쪽으로 모아 옆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스크를 썼을때는 젊은 사람 같아 보였으나 다시보니 사십대는 되어 보인다. 그리고 그는 직산역에서 하차를 한다. 그러니 그가 두번째 객차를 타는건 역에서 외부로 빠르게 나갈수 있어서 일것이다. 다른 한명은 여자분으로 이분이 임산부 인지는 모르지만 대개의 경우 임산부석에 앉아 골아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분 또한 마스크를 썼을때는 몰랐지만 마스크를 벗으니 우습지만 호빵맨을 닮아 보였다. 그런 이유는 양 광대가 둥글게 나오고 그부분이 붉으스름한게 한몫을 해서다. 그녀가 요즘은 썬그라스를 쓰고 다니는데 라식을 해서인지 아니면 햇볕때문인지는 한달정도만 있으면 알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나와 하차역이 동일하다. 다음으로 세류역에서는 여성분이 승차를 하는데 그녀는 임산부석이건 아니건 빈좌석만 있으면 앞튀칸을 돌아다니는 하이에나를 연상 시킨다. 옷매무새를 보면 캐쥬얼한걸 대체적으로 입지 않으니 학교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너무 이른 출근을 하는건 이상하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을때 신은 신발을 자주 벗 맨발을 내보이는 경향이 있다. 오산대역에서는 마스크를 썼을때 전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신모씨를 닮은줄 알았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별로 닮아보이지 않는 분이 승차를 한다. 전에는 자리가 있어도 평택까지는 서서갔으나 요즘은 또 그렇치도 않게 빈자리를 빠르게 차지하더라 이분의 특징은 앉아가다 얼굴에 화장을 꼬옥 한다는데 있다. 이분 도한 나와 같은 역에서 하차한다.
봄에 이은 두번째의 자기계발의 날이 다가 왔다. 영화를 보던지 아니면 그냥 산책정도를 하던지 본인들이 알아서 하라는 딱하게 자유로운 공지가 있었다. 나의 경우는 극장이 편한 좌석에서 잠을 자더라도 편할것이라 생각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30일, 화란중에 보고싶은것을 선택하라고 했다. 천박사는 이미 봤고 화란은 조폭과 송중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패스 남은건 코믹하다는 30일만 남는다. 점심을 먹고 CGV까지 걸어 가고 있는데 따뜻한것이 주변을 둘러보기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30일은 좀 저급하다고 할까 할정도의 약간 과하게 표현된 이혼까지 이르러야 하는 스토리이다. 막장드라마에 꼭나오는 기억상실증이 나오고 그러면서 서로 죽도록 싫어 했었는데 다시금 반하게 된다는 어블성설의 스토리다. 하지만 시간가는지 모르게 웃기긴 하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천박해 보이지만 재미는 있는 이율배반의 선상에 놓여 있는 영화라 할것이다. 영화후에는 소백양샤브샤브전문점에서 회식이 있다고 했다. 반으로 갈라진 그릇에 해물과 고기 그리고 야채등을 가져다 데쳐서 먹는데 소스등의 향이 친숙해 지기 어렵다. 하얀 국물에 야채와 소고기를 대충 익혀 먹었다. 막판에 드렁커드가 술안먹는 사람들에게 왜 술을 안먹는가를 돌아가며 물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는 그게 궁금해서 그런다는데 나는 그걸 왜 물어 보는건지가 더욱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