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을 어쨌거나 마감하고 제2의 직장 형태는 계약직일수 밖에 없으니 항상 그래왔듯이 내가 마음먹고 옮기길 결심했던지 아니면 계약기간이 종료로 끝이나던지 그때쯤이면 여러가지 잡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거대하게 빗대자면 한나라가 망해가고 새로운 세력이 왕좌를 잡기까지의 혼란함이라고나 할까 기존에 하던일과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싫어 했든 좋아했든간에 시원하기도 하지만 섭섭하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가지 불안감이 덮쳐 오는건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고민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항상 문제없이 변화에 잘 적응해 왔다. 물론 기대감으로 옮겨간곳에서는 갈수록 실망감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일을 하고 있다는데 대해서 자신감이 속으로 부터 용솟음 치곤 했었다. 그러니 지금의 이 불안감은 불필요 하다 할수 있지만 다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수 없을까 하는 우려감을 완전히 삭제할수는 없다.
이런저런 어수선함을 느끼면서 퇴근길에 붉게 보이는 태양은 나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있으니 양팔을 벌려 힘껏 그 기운을 받아 보고 있다.
우리 생활중에 가장 친근하게 즐길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라면 당연히 바보상자라는 TV 일것이다. 요즘이야 모든 프로그램을 정규 방송시간에만 봐야하는것이 아니라 OTT라는 편리한 시스템을 활용할수 있으니 더욱더 편리해졌다. 보는 시간대는 그렇게 자유로워 졌지만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아마도 나이대 별로 천차 만별일것이다. 여기서 각 나이대 별로 저사람들은 왜 저런 공중파 낭비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보고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수도 있겠다. 십대, 이십대라면 아이돌이 나오는 예능을 좋아 할것이고 그이상 나이대의 아줌마들이라면 드라마가 최애일것이다. 또한 중장년 남자들은 스포츠를 손꼽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언제부터인가 EBS에서 하는 한국기행 이라는 프로를 제일로 꼽고 있다.
그건 내가 나이가 들었고 시골로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데 막상 현실은 여러가지 문제로 당장에 실현 할수 없는데 그 주요한 사유가 있겠다. 그러니 나대신 방방곡곡 오지를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평화롭게 자연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수 있으니 어찌 아니 좋아할수 있을까 한국기행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가을을 맞아 강원도 평창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금요일 아침부터 출발하면 좋겠지만 모두 사정이 있어 저녁이 다돼서야 출발을 할수 밖에 없었다. 배고품을 참고 달리다 여주 휴게소에서 각자 취향대로 저녁을 해결했다. 8시가 다돼서 평창 라마다호텔에 도착 했다.
주차장은 만차라 한가한 길가에 주차를 했다. 숙소는 색다르게 지하 1층 이었다. 편의점 음식점 호프가게등을 지나 게스트룸으로 들어서니 노란색으로 전체가 칠해져 있다. 원장님이 숙소를 정할때 4인실이라고 했는데 4인실은 어린이들이 머물수 있는 룸이었다. 숙소도 동물인형과 그림이 있고 복층에는 어린이용 테이블이 있었다.
설맥에서 시원한 맥주와 코리안 시리즈를 대형화면으로 보면서 가족간 밀린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날 아침에 들른 사우나는 넓고 깨끗했다. 무엇보다도 좋은건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데 있었다. 호텔 조식을 먹고 퇴실을 하면서 뒷마당에 있는 그네에서 대관령 산자락을 바라다 보았다.
대관령 양떼목장 초입에서 울타리 높이뛰기를 하는 양을 보고 조금 더올라 양떼들이 풀을 뜯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다 보았다. 그러다 울타리 옆에 사람이 만지는걸 즐기는 양의 털깊이를 재보니 손가락 두마디가 들어갔다. 내려오면서 양치기견 깜순이를 보았는데 사람손이 얼마나 탔는지 사람손을 자기발로 누르며 만져주기를 강요하더라
단풍도 볼겸 오대산 월정사로 향하는데 사람생각은 다 같은지 차가 무척이나 밀리고 있다. 도로변에는 군데군데 농산물을 팔고 있었다. 월정사 입구에서 차량 주차비용을 받으면서 하는말이 주차장이 만차니 알아서 주차하란다. 허걱 이럴거면 주차비를 받지 말아야 하는거 아닐까 월정사에서 부처님께 기도도 하고 가족소원등도 달았다.
여기서 한마디 하자면 월정사에는 공사와 사람들이 많아 무척 붐볐는데 고즈넉한 사찰을 기대한 나는 당황스러웠고 사찰이 곳곳마다 과하게 상업화하는것 같아 씁슬한 마음이 들었다 월정사를 뒤로 하고 늦은 저녁으로 평창한우마을에서 소고기를 맛나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