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란히 망가진 피곤한 토요일 오전 시간
지난주 안성에서 전화가 왔단다.
실원리 고향의 종친 전총무의 둘째 딸의 결혼식이 있단다.
충주에서... 거기를 갈수 있는지 묻기위한 전화다.
집사람이 나보고 갈거냐고 묻는다.
당연히 가고 싶지 않다. 이곳 수원에서 거기 까지 승용차를 몰고 간다면
고속도 톨비가 동수원IC~청주 IC 까지 편도 5500원 기름값은 편도 17000원
든다. 왕복 비용만 대충 어림 잡아도 5만여원돈이 든다.
거기다 부주 돈에 힘든 한주를 그냥 쉬고 싶은 데 편도 2시간 이상을 차운전
으로 허비를 해야 한다.
속으로 부터 괜한 심통이 난다.
안성 말에 의하면 지난번 큰딸 결혼식에 참석을 안했다고 뭐라고 했단다.
그래서 이번엔 꼭 참석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것일까..
지속해서 갈거냐 말거냐를 물어 온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
돼는 데로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문득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면 갈까 하는
정도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와 동료 직원의 실수에 대한 조사로
시달리다 들어와 복잡하고 피곤한 머리속을 쉬려고 그냥 멍하니 만화영화좀
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내일 충주를 갈꺼냐를 물어온다. 말하고 싶지 않다. 그냥 내일
아침에 봐서 가던지 말던지...
그런데 이번엔 작은 아버지, 친척 아저씨 전화번호로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는
신세한탄쪼로 부주를 대신 부탁 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속으로 부터 화가 치밀어 오른다. 꾹눌러 참고 있다.
집사람이 방문을 열고 뭐라고 말한다. 누르고 있던 화가 밖으로 치밀어 오른다.
그사람이 뭔데 이렇게 난리야 내일 봐서 가면가고 안가면 그만이지...
너무나 화가 난다. 힘들어 죽겠는데 아무일도 아닌거 가지고 왜 사람을 이렇게
스트레스 받게 만드는 걸까..
내일 내가 간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근처 회사로 가서 만석공원에서 청주 김수녕기념체육관까지
가는 지도를 뽑았다.
그리고 어머님보고 가시자고 했더니 피곤해서 못가신단다.
아니 가시지도 않을 거면서 왜 여태것 가자고 난리셨단 말인가...
어휴...
그냥 나혼자 동수원 IC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오산 근처 지나면서 부터 배가 아파오는데 차까지 이상해진다.
뭔가 흔들림이 있는듯 하더니 갑자기 바람 빠지는듯 싶은 소리가 커진다.
속으로 어 이건 타이어 펑크난거 아니여라는 생각이 들자 잠깐 사이에 별생각이
다든다. 그러면 핸들이 흔들릴텐데 어쩌지..지금 3차선인데 어떻게 갓길로 벗어
나지 옆차와 부딪치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지만 바람 새는 소리와 엔진 소리만 커지고 속도가 80KM 이상이 나지 않는다.
이이상 청주까지 가기는 무리다.
바로 앞에 안성 IC가 나온다. 일단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그리고 버스라도 타고 가볼 생각으로 평택 터미널로 갔다.
청주가는 버스 시간이 10시 50분 에 있단다. 결혼식이 12시까지 인데 청주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될거다. 거기서 김수녕 체육관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
제시간에 가서 혼주를 볼수 있는 가망석은 거의 없어 보인다.
친척아저씨에게 전화해서 부탁을 했다. 이사람아 진작 전화를 했어야지 나두
가는게 아니라 친구한테 부탁을 한거야 알아보고 전화 줄께..
그리고 쌍용자동차 근처 정비소로 들어갔다. 젊은 기사분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본넷트를 열어 본다.
어 그런데 엔진 안쪽의 큰 파이프 연결부분이 빠져 있다. 분명히 고속도로에서
세워놓고 확인 했을땐 못봤던 부분인다. 내가 당황해서 제대로 보질 못했나 보다.
그 파이프는 밖의 공기를 안으로 끌어와 열을 식히는 기능을 한다고 했다.
잠김볼트가 망가졌단다. 수리비로 오천원을 지불했다.
볼트하나 교체했는데 소음도 없어지고 속도도 제대로 나온다.
수원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12시 ...아침 7시 30분부터 힘든 헛짓거리만 잔뜩 하러 다닌 꼴이
되고 말았다.
허기가 져서 인지 이젠 화도 나지 않는다.
신이 있다면 청주에 가지 말라는 계시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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