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같이 제사를 모셔왔다.
형님이 일찍 객지로 나갔기에 아마도 형님보다는 내가
제사형식에는 더 많이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내가 결혼을 하지 제사를 내가
모시고 있다.
어머님은 연로하시고..형님은 아직 미혼이시니 어쩔수 없다.
그런데 어려서 아버님이 하시던 제사 형식이 아직도
헷갈리는게 많다.
홍동백서, 조율시이, 좌포우혜, 어동육서, 두동미서라는
말들은 들어봤어도 실제 상을 차릴때의 위치는 언제나
혼란스럽다.
차례를 지내는 순서 또한
영신-강신-초헌-참신-독축-아헌-첨작-삽시정저-합문-계문
-헌다-철시복반-사신-철상-음복 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모르겠고 어릴적 기억을 더듬고 있을 뿐이다.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님들을 기리며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경건한 마음을 전달하는것이라는걸 알려주는걸 위안으로 삼는정도다.
그리고 장남이 아님에도 제사를 지냄에 대해 불평불만 하나
없이 순종해 주는 집사람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한 마음은
더할 나위 없다.
수원으로 이사오면..어제는 할아버님 제사를 혼자서
지냈다.
안성에서는 형님과 같이 했는데..
혼자 하니 왠지 모를 감상적인 마음이 속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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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듯한 찬바람 과 청일점

 

살인적인 감원추세와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
무슨 관련이 있으려나..
언듯 보면 아무 상관이 없는듯 한데..

내가 일하는 곳의 총원은 15명이었다.
여성 10명에 남성 5명이다.
그랬던것이 지금은 여성 11명에 남성 1명이다.
총체적으로 슬림화 비율은 마이너스 20%다.
하지만 상세히 들여다보면
여성은 10명에서 11명으로 플러스 10%
남성은 5명에서 1명으로 마이너스 80%다.
이렇게 따져보는것 자체가 무의미 하고 차별적인 생각이라
할수도 있으나..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살인적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작년 년말에 명예퇴직이 시행되면서 심사숙고하신 2분의
남성 선배님이 나가셨다.
그리고 곧이어 조직의 슬림화 시책이 발표되고 누가 자리를
옮길것인가가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에도 남성 두분이 서울로 자리를 옮기셨다.
결국 나만 홀로 남았다.

 

서울로 옮기시는 두분의 송별식이 있던날 석별의 정을 나누고
분당가시는분하고 버스타시는곳 까지 가는데 한밤중의
찬바람은 정말 글자그대로 살을 에더라...
실제의 찬기도 찬기려니와 왠지 모를 마음속의 냉기가 더해져서
더 추운것 같더라..

그후 서울로 가신분이 쪽지를 보내왔다.
꽃밭에서 좋으시냐고...

 

물론 좋긴 좋치만 ..
무척 어려운건 사실이지 않을까...
여성분들끼리 어울려 여기저기 미식을 찾아 떠날때..
그분들끼리 나눌 이야기도 있을텐데..
매일 눈치없이 따라 다닐수도 없고..
미식의 문제뿐 아니라 여러면에서
현명한 묘책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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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조석변/人心朝夕變/Danger past, god forgotten

 

수원으로 이사오면서 출퇴근에 하루 4시간이 절약되니 얼마나
좋을까...그시간이 세이브 된다면 ..하고 싶은것도 많고 했었는데..
벌써 작심삼일이 되어가는가..
첫째로 하고 싶은 것은 주기적으로 체육활동을 하는것이다.
고지혈증을 치료하기위해서는 약보다 운동이라고 병원 갈때마다
들어온말이지만 출퇴근에 많은 시간이 든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어왔다.
날씨만 풀린다면 만석공원 몇바퀴라도 돌면서 체력도 다지고 몸상태도
좀 끌어 올리고 싶었다.
둘째로 만석공원 옆에 있는 도서관에서 일반교양서적도 읽고 관심분야
에 대해서 공부도 하는것이다.
이것은 우리 가족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어찌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회사에서 맡은 일이 좀 늘어 생각보다 일찍가고 늦게 퇴근을 한다는걸
감안한다고 해도..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상태다.
집에와서 컴퓨터 좀 들여다 보다 자는게 다니..
그나만 장시간 출퇴근시에는 pmp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어느정도
일정량의 정보량을 축척할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멍하니 누워 TV나 보고 있는 시간이 많으니..
어쩌자는 건지...답답하다.
이사와서 적응하는 기간이 있다고 치고 차가운 바람이 잦아드는 따뜻한
봄날이 올때까지는 나의 몸도 편히 보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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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居樂業

 

세상을 살아갈때 慾心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分數를 알고 처신 한다면
얼마나 편안한 삶을 살아 갈수 있을까..
요즘 부쩍이나 이러한 생각이 들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편안함을 얻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하지마 그런생각 또한 내자신이 편해야 한다는 부질없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직장생활에서 평가라는걸 당하고..
매번 조직이 變化無雙하고...
시스템적으로 절대치의 슬림화가 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상태가 지속 되다 보니
동료들은 미리 알고 싶은게 많다.
누가 관리자로 올것인가...
누가 슬림화의 희생양이 될것인가..
우리의 업무적 강도는 작년과 비교해 어떨것인가..
하지만 이건 우리가 결정지을 사항이 아니고 관리자분들의 몫인걸..
미리 알수도 없지만 안다고 해도 별달리 뾰족한 수가 있을 것인가..
어차피 어쩔수 없는거라면
모든걸 다 털어 버리고
安居樂業..順應의 자세는 어떨지..

 이사를 해야만 하는곳에 대한 이해

 

큰길로 나서 화서역에서 주공 3단지 아파트를 보고 KT&G옆으로 들어가니 연립주택식
으로 지은 주택가에 1층은 모두 음식점이다.
점심을 돌솥밥을 먹고  옆에 있는 풍림 아파트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부동산 중개소에
들어갔다. 남자분과 여자분이 계셨는데..여자분은 너무나도 상세하게 컨설팅을
잘해 주신다. 이부근에 대한 어느정도의 그림이 그려질정도다.
옆의 풍림 아파트도 24평형이다.
이곳 북수원 부근의 대부분의 아파트는 1999년경에 지어진 24평형대로 사는 사람들도
거의 비슷한 생활수준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의
같이 다니기 때문에 외곽 일반 주택지와 섞이는곳과는 달리 질이 안좋은 아이들은
없다고 했다. 


북수원의 강남이라고 할만한곳은 롯데마트 와 베스트타운 아파트가 있는곳으로 이곳은
큰평수의 아파트가 있어 그 근처의 효천, 천천초중고등학교가 치마바람이 좀 센편이
라고 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KT&G 주변에서 전세 매물이 나오는곳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전세매물이 제일 많이 나오는계절은 아이들 학기가 끝나는 겨울방학 동안이며
아직은 빠르니 11월 중순쯤에 둘러보는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도 했다.
내가 이곳은 비계획적이라서 인지 공원같은것도 적고 아파트만 너무 비좁게 지어진게
아니냐고 질문을 했더니..그건 그렇지만..옆에 영화천이 공원역활을 하며 산책로도
있다고 했다. 그곳은 나도 종종 점심시간에 이용하는곳이긴 하다 하지만 물이
좋치 않고 썩은것이 마음에 걸린다.  정화운동중이라니 믿어 볼만 할까..
마지막으로 근처를 둘러보고..동수원 월드컵 경기장 옆의 월드메르디앙 아파트를
보러갔다.
밖에서 처음본 느낌은 일일이 차하나하나 가로막으로 막고 걸러가며 출입을 통제하는것
이나 출입구 아치가 대단해 보여 무슨 궁궐을 연상케 한다.
길 맞은편의 부동산 중개소로 들어섰다.
이야기 하다 보니 멀리서 오셨으니 직접 오늘 보고 가란다.
가격대는 31평~35평대가 주로 많은데..물론 40, 50 60평대도 있다.
급매물의 경우 가격이 3억 5천대도 있다고 하고 여기도 보통은 4억대 전후라고 한다.
이걸 보면 북수원이나 거의 비슷한 가격대다.
부동산 여성분에게 북수원 이야기를 했더니..거기보다는 여기가 훨 좋은곳이며 그곳은
비행기 길이라 시끄러운것이 단점이라고했다.
맨앞동의 4층 첫번째집을 둘러 보러 들어갔다. 집안이 온통 어린아이 책으로 둘어쌓여
있다. 구조와 다른것들이야 사람들이 사는곳이니 다 그렇지만 앞의 버티컬을 열어보고
나는 급실망을 했다. 바로 동수원 병원이 보이고 ...영안실이 보일것 같다.
이아파트를 보면 앞부분은 동수원 병원이 ..뒷부분은 수원 구치소가 자리하고 있다.
정말 최악의 장소가 아닐지...
나오면서 그대로 오고 싶은데 부동산 아주머니의 정성이 있어 두집을 더 보았으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어쩔수 없다.
북수원 쪽이 마음에 든다.
풍림 아파트 부동산에서 했던말중에 영통은 아파트 뿐만이 아니라 상업지구. 유흥지구가
다 섞여 있어..(이때 돔이 열리는 나이트 이야기를 해 웃었다.)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
하는 여건은 안좋은 편이라는것이다. 나도 아는 사실이지만 이곳 북수원부근에는 유흥
가가 거의 없다. 유흥가라면 파장동 쪽으로 좀 나가야 있는 편인것이다.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 오면서 집사람과 이야기 했다.
위치는 북수원이 마음에 들고..벽산 블루밍이 마음에 들어왔다고.
집사람은 거기서 전세를 살다. 광교 아파트중에 분양을 받으면 좋을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것의 전제조건이 금전적인 문제가 아닐까..하는생각이 들자
나는 마음이 약간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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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를 해야만 하는곳에 대한 이해

 

누누이 이야기 하는것이지만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즉 왕복 4시간은
너무 긴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북수원으로 이사를 해볼까 고려중이다.
지난 목~금요일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후 집사람과 직접 살펴보러 수원
으로 왔다.
부동산중개소 4군데를 들렀는데 그것의 순서대로 내가 듣고 판단해본 것들을
정리해 보는게 필요 할것 같다.
우선 우리 가족이 가장 선호하는 곳인 북수원 화서역 숙지산 근처의 두산
위브를 들러 보기로 했다.
오토미션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 오일을 갈고 살살 달래가며
북수원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차로 내 직장근처를 돌며 집사람에게
보여주고 곧바로 두산 위브로 향했다.  


처음의 느낌은 아파트를 무슨 절벽위에 세운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삼국지등 고전들의 백만대군이 밀려와도 끄떡없는 철옹성 같은 성곽 말이다.
길가의 상가를 돌아 가자 왼쪽 모퉁이에 부동산 중개소가 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 서자 남자 한분과 여성 두분이 책상에 앉아 있다.
왼쪽의 여성분에게 먼저 집사람이 아파트 전세를 얻기 위해서 왔는데 가격대가
어느정도이며 매물은 있는지를 물어왔다.
돌아온 답변은 두산위브에는 매물이 전혀 없고...
숙지산을 넘어가면 벽산 블루밍아파트가 입주중인데 몇개가 있다고 한다.
이어서 남자분이 하시는 말씀..
서울이 재개발로 전세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여기도 그 여파가 있다고 하면서
12월쯤가면 지금보다 매물어 더 적어 질것이라고 하며 빨리 계약 할것을
종용 하는것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성균관대역 근처에는 지금도 전세매물은 거의 없다고 말을 이어 갔다.
나는 속으로 좀 의아해 하면서..."아니 그렇다고 서울에 사는 사는 사람들이 이곳
북수원까지 전세를 얻으려고 내려 오려나.." 생각했다.
여기서 가격대를 정리해보면 30평대 전세 가격은 1억 6천~9천사이 사는가격은
4억대 전후, 20평대는 1억 1천~3천 사이다.

그리고 시큼한 냄새의 주인공인지 모르지만 SK케미컬 공장은 12월까지 울산으로

이전을 마치고 그자리에 아파트를 분양할것이라고 한다.
일단 벽산 블루밍을 보려고 숙지산을 넘어서니 바로 체육관이 나오고 많은 길가의
코스모스가 나를 반겼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신규 아파트가 있다.
산중턱에 있어 전망은 좋을듯 하고 근처에 학교도 몇개가 있고 화서역도 그리
멀지 않은것이 마음에 든다.
전세 가격대로는 30평대가 1억 5천에 나온것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벗어나 밑으로 화서역으로 조금 내려오자 숙지중학교인가 앞에 부동산이
있고 그옆에 현대 아이파크가 있다.
부동산으로 들어서자 SK케미컬에서 정년을 했다는 나이드신 아저씨가 우리를 맞았다.
현대 아이파크는 24평대로 나온 매물이 아직 없다고 한다.
대신 북수원 동남보건대 옆 대월마을 아파트에 30평대에서 나올사람이 있는데 현재 살고
있는 전세 가격이 1억 6천이라고 한다.
그집을 자신이 소개했던 집이라고 하며 상세히 이야기 하는데..역시나 무슨 일이든
정보력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상세한 정보는 추후 우리에게 연락을 해주기로 했다.

 

배타적인 삶의 인간군상들

지난주의 하루는 무척이나 기분이 묘하고 상서롭지 못한 하루였다.
지난밤 왠지모를 뒤척임과 장단지의 쥐로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몹시 피곤하다. 졸리다.
지난저녁 퇴근길에 남자동료 3명이 술이나 한자 하자고 하는걸
그냥 뿌리치며 나중에 가까운곳으로 이사오면 하자고 한것이
화근이었을까나..
아니면 회사에서 있을 시험을 대비해 치른 예비테스트에서
문제가 틀렸다며 끈질기게 따지던것을 호도해버린 일 때문일까나..
아니면... 테스트에 대비해 프린터를 너무 많이해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호흡기 장애를 불러 일으킨것 때문일까나..
피곤해 같이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솔직히 혼자 일찍
밥먹고 자고 싶은 생각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남자들중에서 혼자만 남는다는건 왠지 지금까지 기타 여성분들
에게 하던 치기어린 말과는 다른 상념이 나에게 남는다.
물론 위의 이유들로 해서 내가 비난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데
굳이 그러한 자리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할수 있지만..
그래도 기분은 별로 썩좋치 못하다.
어쩌다 한번 식사 자리에 외면를 당했다 해서...그러는건 아니다.
술자리 같이 한사람끼리 그다음날 해장을 같이 하는건 당연한
관례처럼 굳어져 있는걸 어쩐단 말일가..
그래도 그처럼 몇명 안돼는곳에서 배타적으로 배척을 당한다는
느낌은 일시적,일회성이라도 결코 반갑지 않다.
..
앞으로 그런 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내가 자신들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어찌 해야 할까..
같이 어울리는 동료로 성별적 쏠림현상도 좋은것은 아닐텐데..
고민의 골이 깊어지지 않았으면 싶다.
그저 외면한다는 느낌이 싫어서 아부에 가까운 친근함을 표명
해야 할까..
참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지 않았나 싶다.
슬기로운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 樂과 希望이 없다.

 

눈도 아프고 머리도 띵하고 피곤하다.
무미건조하고 반복적인 삶을 어느정도 완화 할수 있을것같아
모처럼만에 알콜을 섭취했는데..
역효과가 톡톡히 나온다.
왜이리 모든것에 의욕이 없고 하고 싶은 일이 없을까?
할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에 짜증이 밀려 들어 온다.
직업적일에...집안의 일원으로 해야만 하는일들..
아~~~
이런것들의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어본다.
일탈이 좋을 때도 있을까?
그럴수도 있을것이다.
범죄적 일탈이 아니라면 좋을것이다.
그냥 뜸금없이 파란 낭만의 열대 해변가로 달아나버리기..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수 있을까???
아~~~
이것은 한순간의 몽환적 환상이다.
그럴 용기가 있다면 ..
이렇게 살지도 않을 것이다.
어찌할꼬나..
이번주도 되도않을 일확천금이나 노려보자..

 이솝우화가 깨닫게 해준 나의 반복적 어러석음


해치백 뒤문을 여니 옷가방등으로 재활용 쓰레기가 들어 가질 않는다. 할수 없이
아이를 옆으로 겹치고 의자를 접었다. 그래도 낡은 전축 때문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거지로 들이 밀었다.
그걸 보고 있더니 자기도 미안한지..놋쇠님이 자기부부 외에 자기 차에는 옆집 4명을
추가로 태워야 해서 안된단다.
기가 막히지 않는가... 누가봐도 어느차가 여유가 있어 보이는지는 생각 있는 사람
이면 다안다. 너무나 궁색한 변명이다. 옆집사람이 정말 타고 가는건지도 의심
스럽다.
자기 어른들이 탄 차에다. 쓰레기를 실고 가라는것부터 잘못 된것인데..
거기다 꽉차서 실을데가 없다는걸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한다는건 너무나 뻔뻔스럽다.
그냥 단독직입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이해가 나을것이다.


"내차는 고급스럽고 더러운거 실기 싫으니 니차가 똥차니 좁더라도 실어다 버려..
이 놋쇠님 덕분에 여름 휴가도 편히 쉬고 있으니 그정도는 해야 돼지 않냐고.."


아~~ 정말 기분이 안좋다.
쓰레기 버리고 나오다. 핸드폰 두고 나왔다는 집사람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왜 핸드폰을 안챙기고 놓고 다니냐고..
딸들이 또다시 제천을 가고 싶단다.
하지만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사기로 된 그릇은 놋쇠로 만든 그릇과 놀면 언제가는 큰일을 당할수 있다는걸
어린 딸들이 이해 할까..
집사람은 이해를 할수 있을까..
그냥 나를 옹졸한 사람으로만 여기겠지...
금간 사기그릇에 접착제를 덧대며..그래도 나보다 더 치졸한 사람은 놋쇠라고 자위
한다. 얼마나 없이살다 운좋게 ..
그럴까...
나에게 사오천 만원짜리 차가 귀하면...다른사람의 이천만원짜리 낡은 차도 그사람
에게는 무척 귀하다는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항아리


하나는 사기로 되고, 다른 하나는 놋쇠로 된 두 개의 항아리가, 홍수로 냇물에
떠내려 갔다. 놋쇠 항아리가 사기 항아리에게, 길동무로서 자기 곁에 붙어 있어
주면 자기는 사기 항아리를 지켜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기 항아리가 말했다.
"자네의 제안에는 감사하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바로 내가 두려워 하고 있는
거야. 자네가 떨어져 있어 주기만 하면 나는 무사히 하류 쪽으로 흘러갈 수가
있을 테지만 만약 우리들이 서로 맞부딪히는 그런 일이 생기면 나는 틀림없이
지독한 변을 당할 것이네."

(The Two Pots

Two Pots, one of earthenware, the other of brass, were carried down
a river in a flood. The Brazen Pot begged his companion to keep by his
side, and he would protect him. "Thank you for your offer," said
the Earthen Pot, "But that is just what I am afraid of,
if you will only keep at a distance, I may float down in safety,
but should we come in contact, I am sure to be the sufferer.")

 

 이솝우화가 깨닫게 해준 나의 반복적 어러석음

 

 

오늘은 이솝우화중에 두개의 항아리를 되씹어 읽어 보며 유리알 같은 내마음
에 생긴 상처를 어찌 할가 싶다.
어찌보면 이는 예견된 상황이 아니었던가..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하기 휴가를 가야는 했다.
간다면 돈안들고 편하게 갔다 오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아볼 요량(料量)을 부려야
했다.
그럴려면 집사람이 하자는 대로 할밖에는 없다.
비록 놋쇠님의 소유지만 바닷가는 혼자 간 상황이어서 무척 편안했다. 집안 청소를
하는데도 내가 먹은걸 내가 치우니 아무리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라도
불평불만이 내마음을 갉을 사유는 없었다.
하지만 집사람이 두번째로 가자고 한 내륙의 놋쇠님 별장은 왠지 출발부터 불안해서
가고 싶지 않았다.
집사람이 이러 저러한 말을 하며 까탈 스럽다 할까봐 아무말 없이 처가집 식구까지
포함 9명을 태우고 출발한 여행은 초반은 즐거웠다.
비로 내 인내심의 레벨을 최대치로 올려 아부의 아우토반을 무절제하게 달렸지만
그정도는 어쩌랴 ..내가족이 편하다면..
놋쇠님의 눈에서 벗어나면 어쩌랴 하는 조바심에 아침 일찍 띵한 머리를 부추기며
설거지를 마치고..마루바닥을 쓸고...우리가 남긴 음식물 쓰레기와 숯불의 흔적을
이름모를 농부의 밭에 양심없이 묻어 버리며 ..거름이 될테니 괜찮아..
자위를 할때만 해도 뭐 그정도는 좋아..였다.
집사람 부모님을 모시고 계곡을 갔다오며 사온 옥수수를 역시나 멀리 떨어진 곳에
갔다 버릴때만 해도 좋았다.
아이들 데리고 물가에서 더위를 식힐때만 해도 좋았다.
오후 3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 가야 한다. 안성까지만이라면 1시간 30여분이면 거뜬
하지만 처가집이 있는 평택까지는 한시간을 더해야 한다.
내차에 9명이 타고 좁은 짐칸에 옷가지 가방까지 실으니 공간이 없었다.
그런데... 놋쇠님이 내차에 재활용 쓰레기를 실고 가다 버리란다.
여기서 잠깐 몇까지 짚고 넘어 가자.


(1.우리가 먹을 음식재료는 거의다 준비해 갔다.
2.음식물과 재활용 쓰레기는 우리가 가기 전부터 많이 쌓여 있었다.
3.아침에 우리가 남긴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의 상당량은 내가 처리 했다.
4.내차는 9인승이라도 처가집 식구등과 아이들 해서 9명이 탔고 작은 짐칸까지
거의 찼다.
5.놋쇠님 차는 국내 굴지의 회사에서 만든 아주 좋은 SUV다. 찾아 보니 7인승
이란다. 비록 놋쇠님 부부 2사람이 타고 옆집 4명이 추가로 탄다고 해도 여유가
충분하다.)


내가 집사람에게 우리차에 실을데가 어디 있냐고 하니
집사람은 그냥 실고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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