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전기자격증을 취득한후, 이백십이세대의 작은 아파트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라이선스가 있을경우 대개의 경우 과장으로 근무를 하지만, 그당시의 매니저는 관리사무소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경력을 만들기 위하여, 교대근무 주임으로 취업을 하였다. 부과업무 조차 할줄 몰라 전임자에게 전화상으로 물어가며, 입력을 한 어느 주말 근무를 할때였다. 6월로 날씨가 따뜻하다 못해 약간 더워지고 있을 무렵 토요일 조용하던 관리소 전화벨이 울렸다. 매니저:네. 친절한 관리사무소 입니다. 레지던트:여기 이동 칠백일호 인데요. 수도를 틀었는데 온수가 나와요. 매니저:레지던트님 혹시 수전을 온수쪽으로 트신건 아닌지요. 레지던트:아닙니다. 내가 그것도 모를리 있습니까? 매니저:그러면 제가 방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니저는 공구 몇가지를 챙겨가지고 칠백일호로 향했다. 화장실에 들어서 냉수쪽으로 수도를 틀었는데 뜨듯한 물이 나오고 있었다. 매니저는 세면대 하부에서 온수쪽 밸브를 잠그고 다시 수도를 틀었으나, 역시 온수가 나오고 있었다. 설비분야 초심자로 원인을 알수 없었던 매니저는, 기계실을 살펴보고 오겠다고 말하고 레지던트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리 저리 뒤져 봤으나 뚜렷한 이유를 찾을수 없었다. 매니저가 그렇게 안절부절하고 있을때 나이드신 경비분한테 전화가 왔다. 칠백일호 입주민을 만났는데 삼십분전에 기사분이 왔다갔는데, 아직까지 온수가 나오고 있다고 그사람이 정말 기술자가 맞냐고 물었다는것이다. 매니저는 자존심이 상하지만 알지 못하는걸 어찌할까 하다가. 얼마전에 만난 전회사 선배가 이분야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걸 기억해내고, 급히 전화를 했다. 매니저:선배님.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급해서 하나 물어볼려구요. 시니어:아냐 괜찮어 물어봐. 매니저:수도에서 온수가 나오는데 원인을 모르겠어요. 시니어:아...그거.. 첨이면 난감하긴 할꺼야. 여름철 기온이 높을 경우 직수가 29도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게 아닌경우는 대개. 욕실 샤워수전에 절수형샤워헤드를 사용해서 발생해. 그런데 찾기 어려운게 15층이면 15세대를 다 조사해야 한다는데 있어. 주말에 문 안열어 주는데도 있고 빈집도 있으면. 매니저: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매니저는 일층부터 초인종을 눌러 세대를 방문 하여 욕실 샤워헤드를 확인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쉽게 풀리기위해서 바로 발견하게 되었다. 일층 입주민이 하는말 우리 할아버지가 몸이 않좋아서 샤워를 자주해서 절수형이라고 구매해 달아놨어. 매니저는 샤워헤드에서 냉수,온수의 중립상태를 해제하고, 수전을 잠금장치를 하였다. 그리고 칠백일호에가서 원인을 말씀드리고, 저녁때쯤이면 온수현상이 사라질거라고 전달하고 민원을 종료했다. 근무지로 돌아온 매니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수전의 혼수현상에 대해 정리를 하면서 세상에 쉬운일이 하나도 없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수도에서 온수가 나오는 원인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첫째.세면기, 샤워기, 싱크대 등의 혼합수전 내부 카트리지 불량. 둘째.욕실 샤워수전 절수형샤워헤드 사용. 셋째.발코니 수전 절수형헤드 사용 시 냉,온 수도꼭지 개방. 넷째.연수기에서 온수가 냉수가 넘어가는 경우.
술먹은 다음날이었어. 피곤한 몸을 일으켜세워 대충 씻고 어두운 새벽길을 나섰지. 출근길에 전철역까지 이르는길은 두갈래가 있었어. 훤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과 어둡고 낡은 공원 산책노로 가는길이었지. 평상시는 좀멀어도 사람이 많은 길로 다녔었지. 하지만 그날은 몹씨 피곤했어. 그래서 공원산책노로 가기로 했지. 이곳은 날밝은 때는 괜찮았지만 어두어둑해지면 불량배도 많고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곳이었지. 혹가다 귀신을 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있었지. 하지만 새벽에야 별일이 있겠어. 추운바람인지 긴장해서인지 옷깃을 바짝세우고 손을 점퍼속에 찔러 넣은채 종종걸음을 하고 있을때였어. 뒤에서 "삐거걱,삐거걱"하는 낡은 자전거에서 나는 소리가 났지. 왠 미친사람이 새벽에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걸까하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았어. 왜냐하면 내가 빠르게 걷고 있음에도 그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사람의 폐에서 올라오는듯한 그르렁 거리는 숨소리도 같이 섞여 오는듯 했어. 사람이 한번 무섭다는 생각이 들면 겁잡을 수 없어 지잖아. 두손을 빼고 뛰기 시작했어.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그 소리는 점점더 크게 들려오기 시작했어. 이상한것은 십분이면 도착할 전철역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어.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 봤을때. 가까이에 얼굴이 있었어. 어둡고 긴머리카락으로 덮여있어 알아 볼수는 없었어. 놀라 뒤로 자빠졌어. 그순간 머리카락 사이로 시뻘건 입이 벌어지며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그그그그그 나좀꺼내줘". 얼굴을 땅에 묻고 있다.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올려다 보니 아무것도 없었고. 전철역 앞이었어.
다음날 동네 사람들이 수근거렸어. 윗마을 사는 젊은 여자가 어두운날 낡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불량배들을 만나 피하다가 하수구 비탈로 떨어져서 사망했다는 이야기 였어. 그런데 경찰수사에 의하면 그여자가 사망한 날자는 그제 저녁이라는거야. 그러면 어제본 자전거탄 여자는 뭐였을까 다시는 공원길을 선택해 가지 않았어. 낮이던 밤이던 말이야.
사전지식,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에 관한 고시, 전기안전관리자는 고시 제삼조이항에 따른 점검 종류별 측정 및 시험항목 예시를 참고하여 각 사업장 별 전기사용설비의 특성에 맞게 일상점검,정기점검,정밀점검의 절차, 방법 및 기준에 대한 점검계획을 수립하고, 전기안전관리규정을 작성하여 규정에 따라 충실하게 점검을 실시 하여야 한다. 고시를 시행하지 않거나 기록을 거짓으로 하면 삼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매니저가 테라스 하우스를 다니게 되면서 전기안전관리자로서 가장 애로사항이 있는것은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고시였다. 말그대로 전기안전관리자가 법적으로 제대로된 근무를 하게 해준다는 거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그렇치 못했다. 매니저:,키퍼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키퍼:,뭐여, 오늘은 왜 심각하게 그러는거여.무섭네. 매니저:,천킬로와트 이상 설비에는 전기안전관리자 직무고시가 발효되서 이제 시행을 해야 하는데요. 솔직히 말해 그걸 제가 혼자 다하는건 무리입니다. 만약에 이항목들을 정상적으로 시행하려면 저는 다른일은 아마 아무것도 할수 없을겁니다. 키퍼:,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거여. 매니저:,그래서 요즘은 직무고시 대행업을 해주는 업체가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키퍼:,아이고 맙소사 또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거 아닌감. 매니저:,네 그렇습니다. 아니면 고가의 계측 장비를 사주시고 저를 다른 업무에서 제외시켜 주시면 혼자 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계측 장비들이 고가이고 매년마다 돈주고 교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비를 임대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키퍼:,장비를 구매하는게 제일 저렴한거 아닌가. 매니저:,제가 필요한 장비 종류만 불러 보겠습니다. 정밀전력분석기,접지저항측정기,적외선열화상장비,절연저항측정기,누설전류계,멀티테스타,전류계, 접지저항측정기,특고압검전기등인데 최소한 몇백만원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매년 교정검사를 보내야 하구요. 키퍼:,헐 서너가지 되나 했더니 엄청 많구만. 매니저:,그리고 또한가지는 큐비클속의 변압기등의 접지저항등을 측정하려면 정전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입주민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키퍼:,그럼 할수 없이 대행업체에 맡기는 수밖에 없겄네. 일단 족장님한테 말해서 입주자대표회의날 안건으로 올려 보자고. 매니저:,그렇게 해주시면 고맙지요. 몇일뒤 입주자 대표회의가 열린 다음날 키퍼가 매니저에게 결과를 알려 주었다. 키퍼:,직무고시 대행에 관한 안건을 올렸는데 기술이사가 강력하게 반대를 했어. 그사람 말에 의하면 직무고시 안했다고 아직까지 과태료 맞은 공동주택이 없다고 했어. 그러면서 다른데서 난리가 한차례 난후에 해도 늦지 않으니 그렇게 하래. 매니저:,그러면 저는 직무고시 하자고 했는데 입주자 대표회의 에서 부결 된거니 그 자료를 복사해 가지고 있겠습니다. 전기안전공사에서 정기검사때 나와서 왜 직무고시를 안했냐고 하면 그자료를 제출 하겠습니다. 키퍼:,야 그런데 그렇게 하면 기술이사가 또 난리 칠텐데 자기 팔아 먹었다고.어쩌지. 매니저:,그러면 일단 제가 사용전검사 자료를 보고 참고하고 고압반 적외선열화상은 한전에서 나와 찍어준거로 대체하고 나머지 접지저항, 절연저항은 시공사에 부탁해서 측정하고 정밀전력분석기는 없어서 못했 다고 자료를 작성해 놓을게요. 키퍼:,그렇게 해도 되는거여. 매니저:,올해는 그렇게 해서 넘어가구요 내년부터는 대행업체를 선정해 주셔야 합니다. 키퍼:,그래 그래 우리 매니저 고생이 많구만. 그렇게 그해는 매니저가 직무고시를 이리저리 준비해서 넘겼으나 그 다음해도 대표회의 기술이사는 다시 그렇게 하면 안되냐고 하는 억지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매니저는 이러다가 안전관리자인 자신에게 과태료가 부과될경우 어떻게 할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다 매니저는 키퍼와의 업무분장에 관한 이견으로 테라스를 나오면서 그다음에 온 매니저가 직무고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알수 없었다.
김시진은 매일 아침일찍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그가 한시간넘게 전동차를 타기 위해서는, 전철역으로 향하는 일킬로미터의 일방통행로를 걸을수 밖에 없다. 아침 다섯시경에 일어나 꽃단장을 마치고, 밥한숟가락을 뜨면, 바로 여섯시 오분으로 현관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시진은 아침이 일러 피곤하지만 한가지 반가운건,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쓰기가 야외에선 해제 된것은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는 사람이 별로 없는 출근길에 마스크 없이 시원스레 깨끗한 공기를 숨쉴수 있다는게, 이렇게 즐거운일이 될수도 있다는걸 오십평생 처음으로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던 시진의 앞길에 몇일전부터 복병이 나타났다. 문제가 시작된 그날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가던, 시진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목이 따가운 그의 주변으로 역한 담배공기가, 새벽공기를 오염시키고 있었다. 앞을 보니 시커먼옷을 입은 중년의 한 시커먼스가 걸어가며, 팔을 앞으로 가져갔다 내렸다 하고 있고, 그의 뒤로 하얀 연기가 새벽공기 사이로 날아 오르고 있었다. 시진은 재빠르게 구사마스크를 썼으나 소용이 없었다. 시커먼스의 독한 담배연기는 몇중필터를 뚫고, 코로나 보다 더한 침투력으로 시진의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출근후 티타임 시간에 총수 이자수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하자, 우리수석비서관이 의전차량도 거부하고 서민과 함께라는 구호아래 이 총수관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내가 도움을 안주면 누가 주겠어라고하며, 해당부서에 관련자료 수집을 지시했다. 몇일뒤 이자수총통 책상에는 길거리 흡연과 관련한 자료가 올려져 있었다. 그자료에는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의 권리가 강화 되면서, 각종 밀폐된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울수 없게 되자 흡연부스로 몰리게 되면서, 그주변이 가래와 꽁초등으로 오염되어 청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것과, 일부 몰지각한 흡연자들이 담배를 꼰아물고, 길을 걸어 그 주변을 걷는 비흡연자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몇달뒤 거담제국에는 걷는담배 특별법이 발효 되었다. 그러나 시진이 다니는 전철역을 걷던 사람들이 보도를 걸어가다, 담배를 피워대는 시커먼스들 때문에 기침을 하고 걸음을 멈추고 지각까지 하는 소란이 한바탕 일어났다. 그러자 특별히 배치된 검은 썬그라스를 쓴 두명의 가아드가 시커먼스를 붙잡아 강제로 봉고차에 태웠다. 그들은 시커먼스의 신분을 조사한뒤에 걷는담배 특별법을 설명한후, 투명망을 그의 머리전체에 씌운후 목에 잠금장치를 하였다. 투명망을 쓰고 있어야 하는 기한은 30일로 한달이었다. 투명망은 그속으로 길가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내뿜는 담배연기를, 그대로 재연하여 한시간에 담배 2대 분량의 연기가 안으로 방출되게 설정 되어 있었다. 아무리 해비스모커라도 밀폐된 공간으로 밀려들어오는 담배연기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그리고 건강에도 좋치않을건 자명한 일이다. 여기서 이런 반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사람도 밥은먹고 잠은 자야 할거 아니냐고..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이러한 기술은 국내 최고의 샴송에서 지원을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루 세번 머리감고 밥먹을 시간동안은 시커먼스가 기재 한대로, 투명망이 머리카락 부분과 입주위 부분을 개방하여 준다. 그리고 잠잘동안은 투명망이 부드러워져 베개를 머리에 부착해도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단지 담배연기가 주기적으로 들어와 힘이 들 뿐이다. 시커먼스는 한달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투명망을 벗는날 만세를 부르며 다시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고 다니며 타인들에게 고통을 주는일은 없을거라며, 다짐 또 다짐을 하고 있었다. 특별법의 취지를 시커먼스등의 증언으로 전국민이 알게되면서, 길에서 막무가내로 담배꼬바리를 입에물고 다니는 몰상식한 자들은 거의 없어졌다. 다시한번 이자수 총통의 강력한 특별법에 의한 법치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걷는담배 특별법(The special action walking cigarettes). 종료.
이곳은 역시나 이상한 나라의 거담제국이다. 김시진은 총통 이자수가 주최하는 비서관 회의에 참석 중이다. 이날의 주요 의제는 총통에 대한 지지율이 왜 도심지역보다 농촌에서 저조한가였다. 그에대한 주요원인으로는 농촌에서 출하하는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저가로 판매되고 있다는데 기인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차적으로 농산물의 가격이 항상 낮은 원인으로는 농산물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는 기미가 보이면 즉각적으로 대외국으로 부터 무관세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점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국가 운영의 중심축이 농촌이 아닌 도심위주로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자수가 결론적으로 말했다. 농촌지역의 지지율 저조 현상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는것은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수 없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국가 통치의 균형추가 무너지는 단초가 될수도 있다는점을 간파하면서 장기적 으로는 농산물의 저가정책을 폐기하고 무공해 농산물을 중심으로 가격 적정선을 유지하는쪽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것이 핵심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어서 단기적으로는 도심사람들도 농촌사람들의 경제적 위기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며 일손부족 현상도 인지하고 있어 이를 실질적으로 도와주고자 칠 팔십년대 대학생들의 정감있는 농촌봉사활동을 부활하여 전도심사람들이 농촌체험을 하는것이 핵심 실천사항임을 강조하였다. 어느 십일월 중순 농촌봉사활동에 나서기 위하여 김시진과 그의 부인 유언순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시진의 집은 경기남부의 소도시 얀성시로 그 주변으로는 그가 농촌체험을 할수 있는 장소는 차고 넘쳤다. 틀린점은 장소와 일정이 지정되어 내려오는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이자수총통의 특혜로 김시진이 가고 싶은장소로 가서 일주일간 농촌에 도움을 주고 그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후 사진을 첨부하여 제출하면 총통비서실 에서 특별하게 농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였다는 홍보를 전선전매체가 하게 되어 있었다. 또한가지 그들의 편리성을 특별히 지원해 주는장비가 있었으니 이것또한 샴송의 기술력으로 탄생한 윙즈였다. 그것은 핸드폰 크기의 첨단장비로 어느물체든 갔다 부착하면 양력을 얻어 날수 있게 하였다. 이자수의 윙즈는 어릴적 추억의 볏짚단으로 사람이 타기 위하여 가로세로로 넓게 엮어 매었다. 그런후 거기에 윙즈를 부착한후 핸드폰으로 무선연결을 하면 쉽게 날수 있었다. 처음에는 기겁하며 안탄다고 하던 유언순이 재미 있다고 소리를 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얀성시 위를 날아다니다 숑탄 서탄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농촌들녁을 바라보며 봉사활동을 할수 있는 장소를 찾았으나 이미 추수가 대부분 이루어져 사람은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 찾아 볼수가 없었다. 하는수 없이 주택가 야산으로 윙즈를 몰아가며 고도를 낮추자 다행하게도 김장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시진이 급하게 하강을 조작을 하자 윙즈가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유연순이 미끄러져 떨어진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이에 놀란 시진이 윙즈의 비상착륙 시스템을 작동시켜 작업중인 텃밭으로 안전하게 내려 앉았다. 그곳에선 도로가로 기다란 땅에 심어져 있는 둥글고 커다란 김장무를 뽑고 있었다. 시진부부는 그들에게 본인들이 온 사유를 설명하고 무우 뽑기를 도와주기로 하였다. 시진으로서는 어려서 부모님이 김장하던 생각을 하며 즐겁게 작업을 하였지만 언순의 경우는 어려서부터 도심에서 애지중지 자랐기 때문에 손목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고 투덜되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많고 탈많은 농촌봉사활동을 오일간 하고 나서 그곳에서 일한 사람들과 단체로 사진을 찍은후 시진은 다시 윙즈를 작동시켜 집으로 돌아왔다. 출발할때는 집앞 공터에서 작동 했지만 오일간 조작법에 제법 익숙해진 시진은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 사뿐히 윙즈를 내려 앉혔다. 그다음날 각종 티브,신문등 각종 매체에는 총통실 수석비서관의 하늘에서 내려온 농촌봉사할동 이라며 대서특필이 되고 있었고 그런 영향이었는지 그주의 지지율 조사에서 총통에 대한 농촌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때아닌 농촌봉사활동(The rural volunter activities). -종료-
김시진은 모처럼만에 휴가를 사용하여 집에서 쉬고 있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에어콘이라도 틀고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었지만 목이 컬컬한것이 몸컨디션이 더 나빠질것같아 참고 있었다. 김시진의 집은 2층으로 1층 주인집과는 별도의 계단으로 큰가로수가 있는 한적한 이차선 도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쇼파에 누워있는 시진을 보고 애완견 뭉치가 계속 짓어대고 낑낑거리고 있었다. 한동안 뭉치를 멍하니 바라보자 뭉치는 짧은 다리로 바닥을 긁어 대며 더욱 소란을 피웠다. 저러다 짧은다리가 아예 없어지면 어쩌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와이프 언순이 울고불고할텐데..쩝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웰시코기에게 목줄을 채운 시진이 더운 집안으로 바람이라도 통할겸 현관문을 열어 말발굽을 받쳐 놓고 문고리에 묶어 놓았다. 그리고 밖을 내다 보았으나 평상시 워낙 한가한 길로 행인한명 보이지 않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 시진은 다시 쇼파에 얼굴을 묻고 있자 시원하지는 않지만 창문을 통과하는 바람이 현관으로 흐르면서 한결 쾌적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문을 열어줘서 인지 뭉치 엮시 조용히 앉아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시진이 비몽사몽 소란스러운꿈속을 벗어나 정신을 차리고 일어앉았을때 현관문에서 뭉치가 다시 낑낑대기 시작했다. 시진은 찌부듯한 몸을 추스리며 뭉치를 데리고 동네 산책이라도 할겸 현관으로 나서자 그곳에는 곰같은 얼굴을한 차우차우가 있었다. 뭉치가 한층더 차우차우를 보고 몸짓을 격렬하게 하자 멈칫멈칫거리던 차우가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시진이 이런 곰같은 녀석을 쫏아 버려야 하나 하다 심심해 난리인 뭉치와 놀게해 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냥 놔두기로 하였다. 그러다 계단 옆 가로수옆에 앉아 있는 두명의 젊은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반바지에 어께선이 들어나는 러닝을 입고 있었다. 무언가를 수근거리는 그들이 문득 말소리를 멈추고 시진을 돌아다 보았다. 시진은 무언가에 홀린듯 순간적으로 고개를 끄덕 했다. 아니 내가 저들을 언제 본적이 있던가 내가 왜 인사를 하지 하고 있을때 그들중 눈매가 날카로운 청년이 씨익 웃었다. 그리곤 다시 그들은 무언가 자기네끼리 알수 없는 말을 하며 킬킬대고 있었다. 멋쩍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진의 시선에 말랐지만 탄탄해 보이는 그들의 근육질 팔둑이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알수없는 불안감에 휩싸인 시진이 차우를 내보내고 문을 닫으려다 괜한 헛발질로 아래 두근육질의 성질을 건드릴 필요가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적 불안감에 휩싸인 시진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뭉치는 그저 꼬리를 흔들며 차우의 엉덩이를 따라 놀고 있었다. 하는수 없이 다시 쇼파에 누워있던 시진이 굳은 결심을 하고서 현관으로 향했다. 뭉치를 안으로 끌고들어 오자 차우가 따라 들어오려고 했다. 시진이 발을 굴러 차우를 밖으로 내보내려는 순간 아래 근육질중 하나가 소리 쳤다. 어이 아저씨, 우리가 뭐 건달같아 보여서 문을 닫는겁니까. 정중하게 말하는듯 하지만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든 시진이 허리를 굽히며 아니예요. 바람이 너무 불어서 문을 좀 닫으려고 하는겁니다. 라고했다. 그순간 눈웃음을 치며 그들이 계단으로 올라왔다. 그러며 차우차우를 부르자 그들을 한번 돌아본 차우가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다. 근육맨이 말을 했다. 아니 우리는 그냥 가고 싶은데 저 곰돌이가 아저씨가 너무 좋은가보네요. 그럼 우리도 신세좀 지겠습니다. 시진은 순간 흠짓 놀라며 안된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그말을 하지 못하고 아네 이동네분들 같은데 인사할겸 잠시 오셔서 음료수라도 하나 드시고 가시죠. 그러면서 캔음료 두개와 사과를 가지고 나왔다. 시진은 속으로 이들이 나의 친절함에 감복을 해서 음료수만 마시고 그대로 차우를 데리고 가기를 계속 평소 믿지도 않는 하느님과 부처님에게 빌고 있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쇼파에 앉은 그들중 한명이 주머니에서 잭나이프를 꺼내어 사과를 능숙하게 깍기 시작했다. 어이 아저씨도 이리와 같이 드시죠. 아닙니다. 저는 아까 먹어서 생각이 없어요. 라고 말하는 시진의 얼굴에서 땀이 한방울 흘러 내렸다. 시원스럽게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고난 날카로운 눈매의 절제된 근육맨이 잠시 신세좀 지겠습니다. 하더니 쇼파에 벌러덩 누워 버렸다. 또한명은 목이 아직도 마르다며 냉장고문을 열고 맥주캔을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시진은 더이상 이들에게 끌려가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이미 주눅이 들어 그들에게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거부의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뭉치와 차우가 거실을 이리뛰고 저리뛰고 엉망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시진은 개들에게 조차 아무말을 할수 없었다. 시진은 그들의 친절한 말투속 무게감과 행동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 우리동네에 이렇게 친절한 분이 계시다니 오늘 우리는 운복이 터졌다야 라고 날카로운 눈매가 말하자 다른 근육맨이 거실 바닥에 누우며 나두 한숨 자고 가야 겠다.하며 들어 누워 버렸다. 현관문으로 나온 시진이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하자 이를 눈치챈것인지 날카로운 눈매가 소리쳤다. 이거 또 친절한 아저씨가 너무 친절하게 경찰서에 신고해 주시는건 아니겠지. 이말을 듣자 시진이 황급히 뛰어 들어가며 그럴리가 있습니까. 같은 동네 사람끼리.라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거실바닥에 있던 다른 근육맨이 이아저씨가 우리를 언제 봤다고 동네 사람이라고 한다 라며 크게 웃었다. 시진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었다. 조금 있으면 그의 와이프 유언순이 퇴근해 돌아올것이고 그렇타고 경찰에 신고 했다간 근육맨들에게 해코지를 당할것이 뻔한것이 아닌가. 그렇게 시진이 줏대없고 강단없는 고민에 빠져 있을때 갑자기 차우차우가 밖으로 나가 버렸다. 같이 따라 나가려던 뭉치를 잡아챈 시진이 근육맨들에게 소리쳤다. 저기, 차우가 밖으로 나갔는데요. 그러자 눈을 비비며 일어난 그들은 시진을 보면 씨익 웃으며 잘자고 잘먹고 간다며 어깨를 툭치며 현관을 나섰다. 그렇게 그들이 가고 나자 바로 와이프 유언순이 들어왔다. 그녀가 시진을 보며 오늘 잘쉬었어 몸이 좋치 않다고 하더니 하면서 얼굴을 바라 보더니 몸이 않좋긴 하나보네 얼굴이 핼쓱해 졌네. 힘들면 내일도 휴가내. 그리고 보약좀 해먹어야 겠다고 말하자. 시진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절대로 휴가를 내지 않겠다고 극구 거부를 하고 있었다.
김시진은 무의미한 삶을 지속하는것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지가 꽤나 오래 되었다. 그는 인생에서 뭐 대단한걸 바라지 않는다. 대저택이라든지 아니면 값비싼 성능좋은 자동차를 가지고 남들에게 뻐기고 싶은 생각같은건 추호도 없다. 또한 골프, 트럼펫등 잡스러운 즐길거리를 가지고 남들과 거한 점심내기를 한다든지 호탕하게 웃고 싶은 생각 또한 없다. 그는 단지 조용히 물가를 산책하던지 등산을 하던지 가벼운 책을 읽으며 무던한 삶을 즐기고 싶을 뿐이다. 그런 기반이 되는 최소한의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면 하고싶지 않지만 직업이라는것을 가지고 살아야 할수 밖에 없다. 거창한것을 원하지 않는 김시진이 인생에 있어서 직업이라는걸 대하는 의미는 괴물과의 반복적 싸움에 있었다. 그 앞에는 월화수목금이라는 일주일의 괴물이 존재하고 있다. 토일은 김시진이 좋아하는 그저 무미건조하게 멍때리기 좋은 시간이니 고난의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를 버틸 힘의 원천 즉 에너지를 생성해주는 주유소 인것이다. 월요일을 맞이하기전 김시진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결투의 힘을 채우고 투구와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일본도를 굳세게 쥐고 서있다. 월요일 아침마다 안개가 낀 저 크나큰 외곽의 성문에는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괴물이 밀고 들어 오려 한다. 얼굴은 뭉뚱그려져 명확한 묘사가 어렵고 몸뚱아리 또한 조각가가 찰흙으로 형체를 만들고 다듬기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날카로운 움직임은 없으나 약간 굼뜬 그에게 어디라도 잡힌다면 그즉시 삶을 종료해야 하는 처절한 게임을 시작할 타이밍이다. 괴물의 머리는 월, 양팔은 화수 그리고 다리는 목금으로 이루어 져 있다. 몇번에 걸친 괴물의 거친 동작에 허무하게 나가 떨어지길 수차례 하던 김시진은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러다 밑바닥까지의 온힘을 다해 솟구쳐 오르며 일본도를 크게 휘둘렀다. 괴물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 졌다. 월요일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는 순간이다. 지친몸을 침대에 누운 시진은 악몽에 시달려 선잠과 깨기를 반복한다. 불면이라는 물을 먹어 더욱더 무거워진 그는 몸둥아리를 추스린다. 자 이제 괴물의 양팔 화와 수를 제거할 차례이다. 이번에는 눈과 귀가 없어 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던 괴물을 피해 바닥을 기던 김시진이 일필휘지로 일본도를 휘두르자 괴물의 왼팔이 그리고 오른팔이 떨어져 나갔다. 괴물의 화와 수가 떨어져 나갔으니 이제 방향감각 없이 뛰어 다니기만 하는 목금을 처치할 차례다. 왼쪽다리가 떨어져 나가자 괴물은 한마디로 깨끔발 뛰듯 겅중거린다. 김시진은 마지막 금요일은 손쉽게 괴물을 요리하다 오른쪽 다리 즉 금을 단칼에 베어 버린다. 괴물은 이제 몸통만이 남아 그대로 사그라져 버렸다. 이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사투를 마친 김시진은 꿀맛같은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의 휴식기를 맞이 했다. 하지만 일요일은 월요일부터의 반복적인 사투를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불편한 휴식의 하루가 될뿐이었다. 이러한 일주일 괴물과의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것인지에 대해 정해진 날자는 알수 없지만 언젠가 김시진의 삶의 끝에 존재하고 있는 벼랑이 나타날때 이 처절한 싸움도 종료될거라는점은 명확하다 할것이다. 반복되는 괴물(인생)의 종말은. -종료-
요즘세상에서야 한지붕아래 사는 가족이 다섯개로 분류된다면 이는 말이 안돼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어떻한 조직이 풍비박산이 나서 제살길을 찾느라 몇개의 줄중에 하나씩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을 빗대어 한지붕 여러가족이라 할수 있겠다. 하지만 전체를 외부적으로 봐서는 분명히 하나의 조직이고 관리자도 하나 뿐인데 각개인별로 담당하는 분야가 틀리다고 여러가족이 되는 경우도 있을수 있다. 김시진은 설비업무에서 감리분야로 직무를 변경하여 10개월째 근무 중이다. 그가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이상하게(odd) 느낀것은 조직으로서의 뭉쳐지는 맛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각자가 담당하는 분야가 건축,토목,소방,전기,기계로 나뉘어 있으니 그럴수 있다곤 하겠지만 한달에 한번정도 같이 저녁을 먹을때야 어렁더렁하긴 하지만 그때일뿐 지나고 나면 각자의 업무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점심 시간에는 각 분야별로 점심을 따로 먹으러 가고 점심식사 장소에서조차 같은 자리에 앉는 경우가 드물고 그런후 같이 산책등 운동을 같이 하는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고 나이가 있는 한분같은 경우에는 점심도 같이 먹으러 가지 않고 바나나, 미숫가루등으로 점심식사를 대용하는 경우가 많아 식사비용 지불시 다섯회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토목분야의 일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보니 담당이 현장에서 빠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분야는 건축,전기,소방,기계 네계의 분야가 있다. 통신과 조경은 아직 담당자가 오지 않았으니 한지붕 네가족일텐데 아직도 다섯가족이다. 왜일까? 대부분의 감리 분야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곳인데 여기의 특성상 젊은 사람으로 30대가 3명 있다보니 그들이 점심시간에 햄버거등을 먹으러 별도로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들이 나뉘어진것까지 포함하면 다섯가족이라 할것이다. 김시진의 경우는 성정이 조용하고 잡기에 놀아나는것을 절대적으로 싫어하는 편이니 이렇게 지리멸멸해서 남의 분야나, 사생활에는 간섭을 하지 않는걸 즐겨하고 있다. 그는 이런생활이 주욱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전직장같은 경우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알수없는 사훈같은게 있어 모든일정을 전직원이 같이 공유를 해야하고 같이 즐겨하고 참여를 해야만 했다. 특히 휴일에 열리는 경기마라톤이나 손기정마라톤대회의 경우는 자신들의 돈으로 대회참가 신청을 하고 참석해야 한다는건 정말 좋치않은 조직생활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봄 가을에 한번씩 열리는 야유회에서는 그걸 즐겨하던 아니건간에 무조건 노래를 한마디씩 해야 하고 개발이라고 족구에만 열심인 부서장의 비웃음을 사는 족구를 해야만 했다. 물론 그런날은 회사일은 하지 않고 오후 일찍 퇴근할수 있으니 좋은면도 있지만 마라톤대회의 경우는 그의 휴일을 까먹으니 조용히 쉬고 싶은 김시진으로선 기함을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선듯 저는 이번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을 할수 없었다. 회사분위기가 그럴수 없었고 혹시나 고과에 영향을 갈수도 있으니 싫은 내색없이 새새 거리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에너지가 제로상태로 되고 그다음주를 보내는건 지옥에나 있을법한 상태였다. 그러다 감리분야에서 일을 하니 서로 터치하지 않는것이 좋긴 하지만 이번엔 반대로 너무 서먹서먹한것 같아 그가 직원인지 아니면 그냥 동네 지나가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약간의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한명씩 직원이 추가될때마다 좀더 사근사근한 사람이 오겠지 했다 실망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희망의 나래를 펴고 싶은 김시진이다.
테라스하우스에서 매니저가 하는 일의 종류는 모든것을 선임하고 오만가지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있다. 선임에 해당 하는것은 고압전기 설비가 있다면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하고 소방의 경우는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2급소방안전관리를 선임 해야 하나 이곳 테라스 하우스는 4층 이하 저층으로 빌라로 분류 되는 경우로서 선임이 필요 없음을 관할 소방관서에서 확인을 받은 상태였다. 승강기가 있으니 승강기 안전기술원의 교육을 이수한후 안전관리자가 선임되어야 하고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도 규모를 따져 대상이 된다면 선임자가 있어야 한다. 그렇치만 다행이라고 할수 있는것은 법적으로 전기,소방,기계를 한사람이 감당하는것을 금지하는 법이 아직은 유명무실하다고 하지만 확대되고 있다는데 있다. 이곳 테라스하우스의 매니저도 한전계약전력과 발전기용량이 전기안전관리자 선임대상으로 선임을 한 상태로 특고압반과 발전기의 유지보수는 누가 대신할수 있는것이 아니므로 매니저의 고유임무인것이다. 발전기의 유지보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수 있는것은 매월 1회이상 정기적으로 무부하로 시운전을 실시하여 발전기 상태에 이상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하자보수 이내라면 제작사에 의뢰 해야 하고 아니면 견적서를 받아 타당한 금액으로 보수를 해놓아야 한다. 12월 하순 발전기 시운전을 하기 위하여 발전실에 들른 매니저가 히터를 확인 하여 오토로 되어 있고 고무호스 부분이 따끈한것이 정상 작동하고 있어 시동에 문제가 없을것으로 판단 했다. 오토를 매뉴얼로 한후 시동버튼을 누르자 발전기가 푸르륵 거리다 크게 흔들리며 그대로 내려앉듯이 하면서 시동이 꺼져 버렸다. 발전실에 기름냄새가 진동하면서 뿌연 연기가 가득 찼다. 다시한번 시동을 시도 해봤지만 여전히 시동 불가상태다. 매니저는 발전기가 하자보수기간내이므로 제작업체에 연락을 했다. 매니저:키퍼님. 발전기 시동에 문제가 있어 하자보수를 긴급요청 했습니다. 키퍼:그래.발전기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되는거여. 매니저:만약에 정전시 발전기에 문제가 있어 비상전원을 공급하지 못하면 승강기 와 소방설비등이 작동을 하지 못해서 더큰 사고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키퍼:그런데. 그런 심각한 문제를 왜 이제서 발견한거여. 매니저:키퍼님 그래서 제가 처음 맞이하는 동절기엔 발전기 시운전을 최소 한달에 두번이상 해야 한다고 보고 드렸는데 불필요하게 경유값 많이 들어간다고 못하게 하셨잖아요. 키퍼:내가 그랬다고.참나원. 매니저:제가 제작사에 최대한 빨리 오라고 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겁니다. 몇일뒤 발전기 제작사에서 와서 발전기 제어판 보드를 교체한후 실시한 시운전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었다. 그리고 몇일후 매니저가 기사들을 모아 놓고 만약 매니저가 없을 경우에도 동절기에는 한달에 발전기 시운전이 두번은 있어야 한다고 교육을 하고 있었다.
테라스하우스 관리소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가장 힘든건 제설과 잡초제거작업이라 하겠다. 공용정원 면적이 넓은 테라스하우스에 봄이 오면 꽃이펴서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에 따라 잡초또한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다. 유월에서 칠월에 이르면 잡초는 조경을 해칠정도로 두터워져서 매니저는 혼자서라도 제거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혼자서 12동에 이르는 지역의 무성한 잡초를 다 제거한다는건 애시당초 불가능하다고 볼수 있다. 잡초제거에 지친 매니저가 키퍼에게 제안을 했다. 매니저:.(더운날씨에 잡초를 제거하다 와서 얼굴이 벌게져있다.) 키퍼님 잡초가 너무 심해서 제가 틈틈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역부족입니다. 여기같이 조경면적이 넓은곳은 대부분은 일근직으로 조경담당을 따로채용하고 있는데 그럴계획이 있으신건가요. 키퍼:.(난감한 표정으로.) 내가 전에 족장한테 점심 먹으면서 말한적있는데 택도없는 소리라고 일거에 짤라 버리더라고. 매니저:.그러면 이 아름다운 조경이 잡초로 엉망이 되는걸 그냥 두고 봐야 하는건가요. 키퍼:.그러게 말이야. 그러면 나하고 매니저 둘이 잡초를 제거 해보면 어떨까. 매니저:.(풀한번 제대로 뽑아본 적도 없는 놈이 헛소리 한다고 난색을 표하며). 아이고. 키퍼님 키퍼님은 잡초하고 조경으로 꾸며진 식물하고 구분도 잘 못하시잖하요. 키퍼:.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나. 매니저:.우리가 12개 동이고 관리소 직원수를 전체로 하면 12명이 넘으니 동별 정원 담당을 정해서 시간나는 대로 수시로 정리하라고 하면 어떨까요. 키퍼:.(골똘히 생각하다.) 그렇긴한데. 그건 전에 가아드가 와서 이야기 한게 있어 자기들을 고유업무 즉 보안외의 업무에 투입하는건 불법이라고 자기네 직원들 중에 그런거 채집했다가 퇴사시 고용노동부 쫏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 매니저:.그럼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잡초를 어떻게 하죠. 키퍼:.그래서 말인데. 내가 이번주 족장한테 사정을 이야기 하고 조경업체에요청해서 한 20명을 투입 2일정도 작업하자고 해볼껀데 어쩔지는 모르겠어. 매니저:.아아. 맞아요 그렇게 일시적이라도 잡초를 제거 하면 일년정도는 조금씩 손보면 깨끗할거예요. 몇일후 일시에 많은 인건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망설이던 페잇리가 앵크셔,업타이등이 정원이 너무엉망이라 집값 떨어지겠다고 한소리 하자 큰맘먹고 잡초제거작업을 외부사람을 들여 시행하기로 했다. 작업이 결정되자 조경업체 작업반장이 찾아와 전체 정원을 살펴보고 몇명이 몇일간 시행할지를 결정하였다. 작업반장:.키퍼님 여기는 적어도 이십며이 이틀정도는 해야 하겠어요. 키퍼:.(돈이 너무많이 들겠다고 걱정하며).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잡초제거 작업일이 되자 관광버스가 한대 들어오고 그곳에서 할머니들이 호미를 들고 내렸다. 일동부터 잡초를 제거하고 가자 그뒤로 남자들이 기계를 가지고 잔디 예초작없을 하고 나머지가 깍인 풀들과 잡초를 자루에 담기 시작했다. 워낙 잡초가 많은탓에 자루의 수가 많아지면서 각동마다 쌓이기 시작했다. 저녁 5시경이 되자 칠동까지 완료가 되었다. 문제는 그다음날 벌어졌다. 막상 외주로 잡초제거작업을 하자 비록 족장이 허락 했지만 돈이 많이 들어갔다는 원망을 사 자신의 신상에 문제가 될것이라고 생각한 키퍼가 잡초제거 작업을 중단 시켰다. 매니저:.키퍼님 아직도 하루일이 더 남았는데 어떻게 하실려고 잡초제거 작업을 중단 시키는건가요. 키퍼:.야. 그러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나 짤리면 너희들은 무사할것 같냐. 남은건 우리끼리 하면 되지. 매니저:.(한숨을 쉬며.) 키퍼님. 왜그러십니까. 족장님이 하라고 했는데 설마 책임추궁을 하겠어요. 그리고 지금 다섯개동이 남았는데 그걸 다 어떻게 합니까. 잡초 제거 작업에 투입될 인원이 저하고 기전기사 이렇게 두명밖에 없는데요. 이십명이 할일을 두명이 하면 거의 이십일 가까이 걸릴거예요. 키퍼:.야. 매니저. 넌 내가 짤려도 좋다는 거냐. 그럼 넌 천년만년 여기 다닐수 있을거 같아. 매니저:.키퍼님. 전 여기 오래 다닐생각없습니다. 이분야가 한군데서 오래 다닐수 있게 보장해주는 거 보셨나요. 내가 오래 다니고 싶어도 타의에 의해서 나가야 하는경우가 허다한데. 키퍼:.그러니까. 매니저. 그냥 우리가 하자. 매니저:.키퍼님 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러면 잡초제거는 무리고. 그냥 예초기로 모두 날려 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아셔야 합니다. 키퍼:.야. 좀 제거 하면서 해야지 그냥 다 날리면 내년에 잡초가 더날텐데 어쩌라구. 매니저:.(이 미친놈아 니가 해봐라 죽지 죽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날부터 매니저,익스피,립은 예초기를 들고 정원을 깍기 시작했다. 익스피와 립은 격일로 작업을 하니 할만 했지만 매니저의 경우는 일주일내내 예초만 하다보니 짜증이 머리끝까지 차있는 상태였다. 키퍼가 다시 매니저를 불러 세웠다. 키퍼:.매니저. 각동에 쌓여 있는 잡초자루는 치울려면 돈이 필요한데 우린 산하고 붙어 있으니 익스피가 포터를 가지고 다니니 거기 실어서 산에다 쏟아 버리자구. 매니저:. 키퍼님 그러다 걸리면 테라스하우스 이미지에 먹칠하고 과태료도 물어야 할텐데요. 키퍼:.아무튼. 그렇게 하도록해 더이상 돈을 쓰자고 할순 없어. 매니저:.(속이 부글보부글 끓어 오르는걸 참으면서.)알겠습니다. 오후에 작업을 하고 있으니 키퍼 본인도 미안 했는지 도와 주겠다고 낫하고 칼쿠리를 들고와서 깨지락 거리더니 어느새 들어가고 없다. 이십여일 동안 예초작업을 하던 매니저는 이곳에서의 퇴직을 만일년을 채운 이후에 생각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키퍼처럼 아래사람 일하는것을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보신에만 신경쓰는 사람밑에서는 더이상 있을수 없다는게 그의 확고한 결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