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속 관리사무소31. (LED 잔광현상).

매니저가 작은 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매니저가 전기실에서 근무하고 있을때 사무실 북키핑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1동 304호에서 민원이 왔는데 드레스룸의 등이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고 했다.
테스터기와 드라이버를 챙겨가지고 해당 세대로 가서 벨을 눌렀다.
안방에서 드레스룸으로 등을 보니 완전히 켜진것도 아닌데 흐리게 불이 들어와 있었다.
스위치를 몇번에 걸쳐 온 오프를 했음에도 여전히 잔광현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스위치를 분리한후 전선을 재접속하거나 세대분전함에서 전원을 차단했다 다시 작동
해봤으나 처음엔 사라지는듯 하다 다시 잔광현상이 발생했다.
그당시 매니저는 기전업무에 초보시절이라 왜 그러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치를 만지면서 어떻게 하면 잔광이 없어졌다 다시 생겼다 하는 현상을
보고 세대주에게 스위치를 교체해야 하니 철물점에서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스위치를 사가지고 와서 교체한후 온 오프를 하니 잔광현상이 사라지고 다시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황소가 뒷걸음치다 쥐잡은 꼴이라고 할수 있었다.
아무튼 고맙다는 세대주의 칭찬을 들으며 근무장소로 돌아 왔지만 명확한 이유를 알수 없었으니
계속 찝찝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다 인터넷으로 그내용을 조회해보니 몇가지 해결책이 있었다.
매니저가 스위치를 교체한것은 전자스위치에 LED등의 조합이면 미세 전류가 흘러 잔광이
발생할수 있으나 일반 스위치로 교체하면 그런 현상이 없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콘덴서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컨넥터 부분에서 LED등으로가는 회로에 콘덴서를 연결하면 해결된다고 한다.
하지만 매니저가 이경우는 작업을 해본일이 없었다.
또한가지 차단기에서 전원선을 바꾸어 볼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해결책등을 확인한후 전임자에게 전화를 해 이럴경우 어떻게 민원을 해결했는지를 물어보니
그의 경우는 인터넷으로 콘덴서를 싸게 사놓고 있다 잔광민원이 들어오면 몇만원을 받고 
교체해 줬다고 하면서 그때 수입이 꽤 짭잘 했다고 한마디 했다.
매니저의 경우는 그런것으로 알바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스위치 값만 받고 잔광 현상을 없애줬으니
아주 정직한 직원이라고 할수 있겠다.
하지만 관리업에서 그런걸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아마도 얼마간의 보수를
받고 작업을 해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은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은 사실일것이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31. (LED 잔광현상). -종료-

 

 ㅇ참고사항.
오지명:.지명한의원 원장.
박영규:.반백수 건달 사위(병원 잡일을 담당).
신   구:.지명절친(정형외과 원장).
박미선:.지명고명딸(의원에서 안내를 담당).

얀성시의 외곽부근에 3층짜리 자그마한 건물에 한의원이 있었다.
그곳 원장실에서 지명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지명:.(지명이 똥씹은 얼굴을 해가지고 혼자 씨부렁거리고 있다.)
아 씨발느무거 왜이리 손님이 없는거여. 이래서 밥빌어 먹겠냐구.
침을 놔본지가 너무오래되서 다 까먹었네 그려.
그러면서 지명이 반백수 건달 사위 영규에게 전화를 했다.
영규:.네. 장인어른 어쩐일이세요.
지명:.야 너 뭐하고 있냐.
영규:.아이고 뭘하긴요. 눈이 계속오고 있어 병원앞 눈치우고 있지요.
지명:.지랄하고 있네. 니가 하긴 뭘해 김씨가 다하고 넌 잔소리나 하고 있겄지.
영규:.장인어른 너무하시네요. 저도 열심히 하고 있다니깐요.
밖에서 전화 소리를 듣고 있던 미선이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미선:.아부지. 아무리 박서방이 미워도 그렇게 말하시면 어떻게 해요.
잘좀 대해 주세요.
지명:.(미선을 째려보다). 알았어 알았다니까.
지명:.야 박서방. 안바쁘면 원장실로 좀와봐.
잠시후 어깨위의 눈을 털며 영규가 원장실문을 열고 들어섰다.
영규:.장인어른. 왜 부르셨어요.
지명:.너 아침에 어께가 아프다고 했지.
영규:..네 그런데요. 운동을 좀 했더니 좀 나아졌어요.
지명:.우리 한의원에 최근들어 손님이 너무 없잖어 그래서 내가 침술을 잊어 먹게 생겼으니
니가 모르모트좀 해라.
영규:.아이고 장인어른 저 뾰족한거는 딱 질색인거 아시잖아요.
지명:.야 헛소리하지 말고. 이리와 앉아. 침을 맞던지 아니면 내집에서 나가던지 양단간에
결정을 해.
영규:.(우거지상을 하며)정말 너무하세요.
영규가 하는수 없이 의자에 앉자 지명이 어께를 이리저리 만지더니 대뜸 장침을
어께에 찔러 넣었다.
영규:.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어 달아난다.)
(죽상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장인어른 아픈데는 왼쪽인데 왜 오른쪽 어께에 침을 놓으세요. 으으으.
지명:오그래 내가 안물어 봤나..미안해..근데 다큰 어른이 그거 하나가지고 울고 지랄이냐.
내가 미안하니 오늘 찐하게 술한잔 사줄테니 참아.

몇일뒤 영규는 사사건건 자신을 골려먹는 지명이 얄미워 복수하기로 하였다.
영규가 원장실에 노크를 하였다.
지명:.들어오세요. (문열고 들어오는 영규를 보고) 야. 니가 무슨 노크를 하고 지랄이야.
영규:.(한껏 진지한 얼굴을 하며)장인어른 제가 지금껏 반백수로 미선이 등골을 빼먹었는데요.
지명:.그래 그렇게 잘아는 놈이 그러고 살고 있는겨.
영규:.네 그래서 이번엔 장인어른께 고심끝에 생각해낸 한의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말씀드릴려고
그러는데요.
지명:.(한쪽눈을 치켜뜨며)시답지않은 소리만 해봐 가만 안둬.
그러지 않아도 눈이 계속 내려 없는손님 더없어 죽겄구만.
영규:.맞아요. 장인어른. 어떻게 아셨어요. 내리는 눈이 핵심이란걸. 
지명:.그래 아무튼 말해봐.
영규:.장인어른이 시내에서 이곳까지 차를 타고 다니는데 눈이 와서 길이 많이 막히고 시간도 
많이 걸리잖아요.
지명:.그렇치 장사도 안되는데 3Km밖에 안되는데 1시간씩이나 걸리니 말이야. 미쳐벌겄어요.
영규:.그시간을 획기적인 방법으로 한의원 광고로 쓰는거예요.
지명:.(솔깃한 표정으로 영규앞으로 다가 앉으며)계속 말혀봐.
영규:.장인어른 스키 잘타시잖아요.
지명:.그렇치 내가 한때 스키로 잘나갔었지.
영규:.밀리는 차량들 사이로 한의원이름을 쓴 옷을 입고 출퇴근을 스키를 타고 하시는 겁니다.
지명:.(멍하게 있다) 그게 뭐여 그걸로 어필이 될까.
영규:.한의원이 한동안 다이어트 손님으로 재미를 봤는데 이제는 거짓뿌렁이 들통나 그 전략이 안먹히 잖아요.
그런데 요즘들어 눈이 많이와 길이 미끄러워 넘어져서 머리,어깨,무릎,팔을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걸 다 정형외과에 빼앗길순 없잖아요.
아예 뿌러지지 않은 환자는 우리 한의원에서도 치료할수 있잖아요.
지명:.그렇치 골절은 우리가 치료 못해도 멍들고 한건 나으 기술적인 침에 부항을뜨면 직방이지.
영규:.그러니까..장인어른이 멋진 백발을 휘날리며 힌옷에 뻘건 글씨로 지명한의원에서
자빠지고 깨진 상처를 치료하세요.라고 써서 다니시면 최고의 광고가 되서 환자가 많이 올거라니까요.
지명:.정말로. 그럴까.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내가 멋있긴 하지. 좀.
야. 박서방 니가 왠일로 쓸만한 생각을 다하고 그러냐. 알았어 준비해가지고와 낼부터 한번 해보자구.
근데 다이어트 약은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약재상이 저질 중국재를 줘서 망한거야 말은 똑바로 해.

3일뒤 신구 정형외과에 지명이 왼쪽다리를 기브스하고 누워 있었다.
신구:.야 너 이만하길 다행이다.그래.
지명:.구야..나 괜찮은거냐 다시 걸을수는 있는거냐구.
신구:.으이그 이 미련한것아. 그나이에 차가 다니는 도로로 스키를 타는 미친놈이 어디 있냐.
죽을라고 환장하지 않구선.
지명:.(한껏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내가 그러고 싶어 그랬겄냐. 영규 저놈이 그러면 한의원에 
손님이 몰려들거라고 해서.
신구:.내가 영규이야기 들어보니 자네가 먼저 잘못 했더만 하나밖에 없는 사위를 모르모트로 삼으니
화가나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
지명:.그나저나 큰일이네 한의원 원장이라는 자가 정형외과에 기브스하고 누워 버렸으니
장사가 더 안되게 생겼어.
이말을 밖에서 듣고 있던 영규가 염치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를 개무시 하는 장인에게 한방크게
복수를 했다며 소심하게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장인어른 스키타고 다니세요. -종료-

 

ㅇ사전지식.
매니저:과장 (the manager).
키퍼:소장 (the keeper).
가아드:경비 (the guard).
작은여우거인:주임 (the little fox giant).
전정기:나무의 잔가지를 동력으로 정리하는 장치 (the trimmer).

매니저가 작은세대수의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그곳에서 만난 키퍼는 바로옆 아파트에 사는 사람으로서 근무처에서는 동대표들때문에
못살겠다고 엄살을 피우면서 정작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선 동대표로서 거기에 근무하는
관리소 직원들을 못살게 구는 그런 표리부동한 인간이었다.
매니저가 취업하여 공동주택을 다니면서 이상한점을 발견하였는데
그건 키퍼가 아침시간만 되면 전정가위를 가지고 나가 사람이 붐비는 정문 부근의 관목을 정리하는데
매니저 역시 그를 따라 다니며 다른일을 제껴두고 한달가랑을 따라 해야만 했다는 부분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키퍼가 동대표들 눈치보느라 뭔가 자기도 꾸준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걸
내세우기 위함이었다.
5월에서 6월이 되면서 그런 보여주기식 전정작업이 아닌 진짜베기 정원정리작업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철죽류는 꽃이 폈다 지면 바로 가지치기 정리 작업을 해야만 한다.
만약 그시기가 조금이라도 늦어진 상태에서 가지를 치면 다음해엔 꽃을 볼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매니저가 관리사무소 일층 노인정 옆 창고를 열어보자 그곳에 낡아 앞이 약간 파손되었지만 작동상태는
이상이 없는 일본제 전정기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4개의 동마다 있는 철죽화단을 전정기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매니저가 교대하면서 작은여우거인에게 내가 1동과 2동을 할테니 그대는 3동과 4동을 책임지고 
하시라고 인수인계 했다.
여기서 교대주임을 작은여우거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해봐야겠다.
립기사가 퇴사를 한뒤 교대주임이 계속 공석이고 스터터링이 오기전 안양에서 철물점을 운영했었다는 
덩치가 작은사람이 두어달 근무를 했었는데 이사람이 또 요물이었다.
힘든일은 교묘하게 빠져나가기가 일수 였고 본인이 근무하는날 무슨일이 생기면 키퍼에게 
자기는 잘 모른다고 하여 비번인 매니저를 몇번에 걸쳐 불러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작은여우거인에게는 일의 배분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날 매니저가 출근해 보니 3동과 4동의 철죽이 거의 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그이유를 키퍼에게 물어본즉 작은여우거인이 자기는 전정기가 무서워 이용 못하니 전지가위로 
살살 작업을 하겠다고 했단다.
헐.. 어이 없지만 명확하게 작업구역을 나누었으니 그러든지 말던지 나는 전정기로 1동과 2동을
빨리 정리해 버렸다.
다음날 키퍼가 매니저를 불렀다.
4동 102호 입주민이 자기집앞 측백나무가 너무커서 정리좀 해달라고 하는데 작은여우거인이
전지가위로는 할수 없다고 하는데 매니저가 좀 해달라는 거였다.
하는수없이 사다리를 놓고 매니저가 반나절에 걸쳐 나무모양을 둥그스럽게 정리를 하였다.
그렇게 하는일마다 성의가 없어서 인지 작은여우거인은 얼마안가 키퍼의 눈밖에 나 짤리고 말았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0. -종료-




 

매니저가 적은 세대수의 아파트 관리소에서 근무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낮시간대 브로워로 낙엽 청소를 열심히하여 피곤한 상태로 저녁을 먹자 얼마 안돼 그도
모르게 다른날보다 일찍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물론 야간 휴게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했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수 있다는게 이분야의 단한가지 장점이라 하겠다.
새벽 3시 30분쯤 돼서 뭔지 모르게 기분이 찝찝해지면서 눈을 떠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참을 눈꺼플과 씨름을 하다가 눈을 떠서 창너머로 기계실을 바라 보니 때아닌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고 기계실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물이 흩뿌려지고 있었다.
원인을 찾아 헤메다 찾은 것은 난방 배관에 설치되어 있는 사이폰관의 돼지꼬리 부분에서
물이 강한 압력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공구함을 뒤져 고무조각과 스텐밴드를 찾았으나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다구 그대로 내버려 두면 전원이 공급되는 부분에서 사달이 날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그대로 1층 창고로 향해 가아드가 분리수거할때 사용하는 비닐을 가지고 기계실로 향했다.
그리고 돼지꼬리를 뒤집어 씌워 물을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도록
긴급조치를 완료 했다.
아침 7시에 스터터링과 교대하면서 9시가 되면 철물점에서 배관 규격에 맞는 스텐밴드를
사가지고 와 물이 안새도록 조여줄것을 인수인계하였다.
그리고 그다음날 출근해 보니 밴드를 조여 놨어도 물이 고여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배관은 중간에 잠글수 있는 볼밸브 조차 설치되어
있지않아 교체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전문가에게 물어 보니 몇일 놔두다 보면 한방울씩 떨어지는건 멈출수 있으니 더 두고 보라고
했다.
다행히 그후로 물방울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희한한것은 피곤해서 잠이든 상태에서도 불안감을 느껴 눈을 떠서 더 큰 장애로 발전
하지 않게 조치를 취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신의 게시가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가수면 상태라 깊히 잠을 자지 못한다는 방증일수도 있겠다.
그러니 잠을 자고 퇴근을 해도 피곤해 잠을 더자지 않을수 없으니 말이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9.(배관누수). -종료-


 

매니저가 주임으로 근무하는 저세대수 공동주택은 오래된 건물로 많은것이 낡고 보수가
필요했다.
지하주차장의 주차공간이 부족한 탓에 1층 대부분의 공간도 주차공간으로 할애가 되고 있었고
차량 멈춤을 강제하는 스토퍼 또한 대다수가 망가져 교체가 필요한 상태였다.
스토퍼가 없다보니 차량이 주차를 하기위해 후진을 하다 우수관로 가장자리를 파손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로인하여 자동차 바퀴가 빠져 소란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관리소에 와서 욕지거리를 하고 가는
입주민들이 한둘이 아니였다.
매니저는 오늘도 3동 일충 주차장 우수관로가 무너져 내린곳을 바라다 보고 있었다.
스토퍼와 우수관로를 교체하기 위하여 키퍼나 입주자 대표회의 결정을 기다리다가는 몇달이 걸릴지
알수 없는 노릇이고 그로인한 민원은 오롯이 기전주임들의 몪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매니저가 얼마전 망가져 교체한 벤치의 목재들중 쓸만한것을 모아보고 있었다.
그것으로 다리를 대못으로 박아 우수관로 지지대로 사용해보니 꽤나 쓸만했다.
매니저는 본격적으로 톱과 망치 대못을 가지고 우수관로 지지대를 만들어 설치하기 시작했다.
혼자 열심히 하다보니 그게 말이 되냐고 비웃던 가아드와 키퍼도 따라나와 같이 보수에 손을 
보태게 되었다.
하지만 매니저의 경우는 가아드는 몰라도 키퍼가 같이 일하는것은 몹씨 불편했다.
몇가지 일을 더하다가 매니저는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말하고 일을 끝마치고 말았다.
그래도 그래서인지 우수관로가 무너져 내렸다는 민원은 그후로 다시 들어오지는 않았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8. (우수관로). -종료-
(The water pipelines)

 

매니저가 시설업에 처음 입문했을때의 일입니다.,
그당시 매니저가 근무하던 소형단지 공동주택에는 스크린조 정화조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공동주택들은 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정화조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오수배관을 
시배관으로 연결하는 직관화사업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의 정화조 배관은 시배관보다 낮아서 그작업을 할수가 없다고 키퍼가 말했습니다.
3동과 4동 사이 주차장 옆에는 정화조로 들어가는 맨홀뚜껑이 있었습니다.
그곳 관리소에서 근무하는 주임들은 하루에 한번 들어가서 스크린조에 걸려 있는 이물질을
걷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었습니다.
키퍼는 그 임무를 소홀히 했다가 스크린조가 고장나거나 막히면 모든 책임이 주임들에게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매니저는 그곳을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일년이라도 경력을 쌓아야 다른곳의 과장으로 갈수 있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이면 우비를 입고 맨홀 뚜껑을 열고 수직으로 되어 있는곳을 디귿자로 된
쇠손잡이를 잡고 내려가야만 했습니다.
물은 뚝뚝 떨어지고 냄새는 지독하고 구역질나는 오물들을 걷어내어 한쪽 구석에 쌓아 놓고
있었습니다.
교대근무조 주임을 뽑을때 젊은 사람이 오면 백이면 백 다 정화조 한번 들어갔다 나온후에는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스터터링이나 나이먹고 좀 상태가 하수선한 사람만 기사로 일을 하러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7월중순 키퍼가 매니저를 불렀습니다.
이야기의 골자는 분뇨수거차량을 불러 정화조를 치워야 하는데 현재 쌓아논 오물들이
굳고 한가운데 모여있으니 그것을 옆으로 치우라는거였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하는 여름철 메탄가스가 가득찬 곳에 들어가는건 정말 죽음이었습니다.
맨홀뚜껑을 열고 환기를 시킨후 들어가 오물의 절반정도를 치우고 더이상 할수 없어
정화조에서 나온후 샤워와 옷을 세탁 해야만 했습니다.
다음날 작은여우거인과 교대하면서 내가 절반의 작업을 하였으니 나머지는 그대가 해야한다고
전달하고 퇴근을 하였습니다.
정화조수거차량을 몰고온 운전자는 이래서 안돼고 저래서 안돼고를 떠벌리다 키퍼에게
정해진 수가보다 돈을 더달라고 했습니다.
그후 스터터링기사와 사이가 틀어지고나선 매니저는 정화조에 매일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주정도 있다 들어가보니 그정도면 막힐 염려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아마도 그건 스터터링도 매일 들어가지 않는것 같다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화조에 들어갔다오면 옷을 세탁하지 않을수 없는데 스터터링이 그런 작업을 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고생끝에 매니저는 11개월후 다른곳 과장으로 자리를 옮길수 있었습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7. (스크린조정화조). -종료-

 

매니저가 주임으로 근무할때의 일이다.
젊은 립기사가 관리소를 그만두고나서 새로운 기사가 출근을 하였다.
매니저가 뉴기사를 만나기전 키퍼가 먼저 자기를 보자고 불렀다.
키퍼가 말하였다,
뉴기사가 관리소 근무 경력은 좀 있는데 문제가 있는데 그가 말을 더듬는다는 거다.
그러면서 나보고 괜찮겠냐고 물어 봤다,
매니저의 입장에서는 교대기사가 구해지질 않아 야간에만 근무를 하다보니 너무 피곤해서 왠만하면
괜찮다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말을 하기전에 키퍼는 그를 이미 고용한것처럼 말을 했다.
그리고 매니저가 생각을 해보아도 자신과는 근무가 겹칠일이 없으니 말을 더듬든 아예 못하든 아무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매니저는 스터터링기사와 교대 근무를 하기시작했다.
매니저가 보기에 그는 평상시에는 말더듬는 횟수가 적었지만 전화상이나 급한일이 생기면 어버버하는
횟수가 많아져서 말을 알아 듣기 어려울정도 였다.
매니저가 근무하는 어느날 북키핑이 그를 불렀다.
매니저님 이번주 저녁에 안내방송을 해야하는건이 있는데 스터터링기사한테는 부탁하기가 좀그래요.
그래서 매니저님 계신날만 방송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일주일 방송할걸 이주일 방송하게 되었으니 이해해 주세요. 매니저님.
물론 요즘에야 문자로 기록하면 그대로 읽어주는 TTS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돼지만 그때만 해도
돈을 아끼기 위해 날방송을 해야하는 관리소가 허다했다.
그렇게 근무하다 사달이 발생했다.
매니저가 근무한 새벽에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경보가 발생했다.
그때는 매니저가 시설관리에 입문한지 얼마 돼지 않아 복구 버튼 눌러보는거 외에 아는 방법이
전무 했다.
하지만 복구버튼을 눌러도 말을 듣지 않았다.
지하주차장으로 가자 이른 아침에 시끄러운 경보소리에 몇몇 입주민이 나와 있었다.
매니저는 당장 무슨일을 해야만 했다.
일단 실화가 아닌것은 확인이 됐으나 경보가 중단돼지 않으니 해당 스피커의 선을 분리해서
경보를 제거 했다.
하지만 화재경보기의 경보상황은 그대로 였다.
그때 스터터링이 출근해 앉아서 왜 빨리 조치를 못하냐고 비웃으며 말로만 일을 하고 전화 한통화
받아주지 않고 있었다.
화가난 매니저가 당신 뭐하는 사람이냐고 하자.
말을 버벅 거리며 대들기 시작했다.
대충 이해하면 나이 어리다고 막대하지 말라는 거였다.
그렇게 소란을 떨다 화재경보기가 복구가 되었다.
키퍼가 출근한후 매니저가 상황을 설명하고 퇴근을 하였다.
몇일동안 그렇게 스터터링과 교대근무시간이 너무 싫었던 매니저는 그후 키퍼의 희한한 안하무인
행동때문에 그곳을 그만두게 되었고 그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스터터링도 키퍼에 의해 관리소에서
쫏겨났다고 북키핑이 전화로 알려 줬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6. -종료-

 

 

매니저가 시설업에 입사해서 교대근무 주임으로 근무할때의 일이다.
그곳은 오래되고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 단지였지만 개별로는 꽤나 큰평수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근들어서나 생기기 시작한 휘트니스장이 지하주차장 한켠을 차지 하고 있었다.
키퍼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무언가 동대표들에게 생색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딱히 떠오른
생각은 없었다.
그런 키퍼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것은 바로 몇일전 길에서 본 LED등 교체 전단지 였다.
신문지상등을 통해 획기적으로 전기를 절감할수 있다는 내용이 계속 실리고 있었다.
입주자대표회의날 키퍼가 기아자동차에 다니며 전기기사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어 노후 준비는
끝났다고 목에 기브스하고 다니는 102동 동대표에게 휘트니스장에 있는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LED등으로 교체하면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수 있다고 제안을 하였다.
그러면서 백열전구 대비 80프로, 형광등 대비 50프로이상의 전기소비를 줄일 수 있으며
LED 등기구만 사준다면 자기가 손수 교체를 해서 최대한 공사비도 아끼겠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고 있었다.
몇주 있다 LED등기구 50개가 배달 되어 왔고 키퍼는 매니저가 오자 마자 손수 사다리를 타고
등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아파트내 시설 현황 파악도 안된 매니저는 최대한 따라 다니며 시다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리고 일요일을 맞이 하여 혼자 근무 하면서 키퍼가 한만큼을 교체 하였다.
그리고 토요일은 립기사가 근무하는 날이지만 그는 혼자라는 이유로 한개도 교체하지 않았다.
그리고 월요일 키퍼와 립이 나머지 등기구를 교체하고 있었다.
키퍼가 느끼기엔 매니저의 경우 처음온날 시다를 잘해줬을뿐더러 일요일에는 혼자서 교체도
했는데 이놈의 립기사는 공구를 몇개 집어 주는가 하면 어느샌가 전화 받고 없어져 나타나질
않았다.
키퍼는 힘들게 등기구를 교체하고 저녁에 퇴근하여 아는 동내 사람과 술한잔 하다 낮의 일을
생각해내고 괴씸한 립기사를 혼을 내줘야 겠다는 심사를 굳히고 있었다.
술모임이 헤어진 밤 12시 30분에 아파트로 온 소장이 립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기사의 뺨을 후려쳐 얼굴에 멍이 들게 만들고 말았다.
다음날 출근한 매니저는 립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굴이 왜그러냐고 다그쳐 물으니 립이 어제밤의 일을 소상하게 말하며 퇴근하면서 경찰서로가 
즉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몇일뒤 키퍼도 립이 밀어서 다쳤다고 하며 맞고소를 했고 한달여를 지리하게 경찰서를
오고 갔다.
그런 어느날 억지로 참고 가아드와 화단의 풀을 뽑고 있는 립에게 키퍼가 한소리 하자 그즉시
열쇠를 집어던지고 립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후로 북키핑과 매니저는 소장을 위한 탄원서를 써주는등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고 매니저는
새로은 기사를 구할때까지 야간에만 출근해서 일을 처리해야만 했고 그로인해 거의 2주간을 잠을 
못자 피로가 누적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후로도 몇명의 젊은 기사가 왔다가 정화조가 있다는 이유로 자신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근무할수 없다고 2에서 3일정도 근무후 관두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안기사가 입사를 했는데 입주민에 대한 대민 서비스를 해야하는 직종인데 말을 더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급한 마음에 입사시킨 키퍼의 처사로 일이 한사람한테만 몰려 매니저는 더욱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25. (LED등 교체). -종료

 

12월 6일 아침에 첫눈이 내렸다.
이날은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최강 브라질에 사대일로 패한 아침이었다.
나의 경우는 애시당초 이기리라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포르투갈전에 승리한후 십육강에 진출한
후라서 한없는 국뽕에 차있는 사람들의 언론플레이가 넘쳐나고 있었다.
아무리 피파랭킹을 믿을수 없다고 하지만 결국 승패는 실력대로 가더라.
32강전에서는 아시아 3개국이 축구강국들을 이기고 16강전에 올라갔지만 일본,호주,한국이 모두
한수위인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패하고 말았다.
내말은 한두번은 이변이 나올수 있지만 대세적 측면에서는 결국 실력대로 승패가 가름 된다는 말이다.
이상 축구이야기는 각설하고
첫눈하면 첫사랑을 떠올리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첫눈이 오면 누가 연락하기로 했다는등의 말이 있지 않던가.
어느분이 SNS에 올린글을 보니 신랑이 첫눈만 오면 달려왔다고 하는데 신랑이 하늘로 가고 나서
의 첫눈 때문에 아들 딸과 펑펑울었다는 내용이었다.
나의 경우 이번눈은 좀 특이하다.
감리분야에 입문한것이 작년 겨울이었고 약간 심란했던 마음을 내린눈을 보면서 달래지 않았던가.
그리고 일년여가 되면서 다시 겨울을 맞이했고 같은 장소에 내리는 눈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다고 나의 감리분야 실력이 일당백이 된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현장 돌아가는것은 어느정도
파악이 가능해졌으니 그것만이라도 감사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남은 기간동안 실력파들이 하는것을 거울삼아 열심히 따라 하다 보면 어느정도의 형태는
갖출수 있지 않겠는가.
그나저나 눈을 맞으면 머리카락이 빠질수 있다는데 낭만만 찾을수는 없어 모자를 뒤집어 쓰고
종종걸음을 걷고 있는 내모습이 우습긴 하다. 

첫눈의 의미. -종료-

 

 

킬킬거리며 상상하기.

제목을 킬킬이라고 했지만 어제 겪은 일은 그거라기 보다는 허걱거리며 상상하기가
적합한 제목일것 같다.
요즘 코레일 직원들이 태업을 하고 있어 전동차가 10분정도 늦는경우가 많이 있다.
어제 퇴근길도 다섯시 십육분차가 이십육분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어제밤의 불면증을 해소하고자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오른쪽좌석의 주인이 두번째 바뀌면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
대개의 경우 핸드폰을 오른손으로 잡고 보기 때문에 팔꿈치의 압박이 없어 다행이라고
여기기도 잠시였다.
전동차 안에서도 검은패딩의 모자를 깊게 눌러쓴 정체불명의 라이트의 얼굴을 슬쩍 보고
눈매가 어둡고 마스크로 가려졌지만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니 하고 잠시 눈을 감고 가다 눈을 뜨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라이트는 본인이 들고온 장신의 첼로가방과 색소폰 가방을 앞에 위치 시키고 있었는데
오른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주머니로 부터 소독약이라고 쓴 비닐에서 거즈를 꺼내서
색소폰 가방끈 주변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대중교통안에서의 통상적이지 않은 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또다시 소독약을 하나더 꺼내 손등을 닦더니 비닐장갑을 뒤집어 벗고 그것을 뭉뚱그려 아래
어딘지로 내려 놓는다.
갑자기 쎄한 기운이 머리를 감돌기 시작하면서 빨리 일어나서 멀리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망설이다 수원까지는 어느정도 남았지만 오산역에서 일어서 옆칸으로 옮겨 서서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가 왜 그런 찜찜한 행동을 하는건지에 대해 상상을 해보기로 하자.
첫째 그는 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결벽증 학생이다.
첼로와 색소폰을 배우기위해서 악기를 가지고 다니는 편이다.
물론 학교에다 두고 다닐수도 있겠지만 그럴여건이 되지 않아 수고스럽지만 대중교통으로
가지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연습을 같이 하는 학생중에 기침을 자주 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가방을 들어준다고 만진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소독을 한번 하였지만 그것도 만족스럽지 못해 약국에서 소독약을 사서
가방과 자신의 손을 계속해서 닦고 있다.
둘째 그는 연쇄살인마다.
가방속에는 각종 살해도구가 들어 있다.
그런데 색소폰가방은 그렇타 쳐도 첼로가방은 왜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해야 겠다.
그는 살인대상이 특정되면 그지역으로 숙소를 옮겨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첼로가방에는 길이가 긴 비닐과 세제등 가지각색의 범인 은폐에 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다.
그리고 자가차량을 이용하지 않는것은 CCTV등에 추적되는것을
소모품을 현지조달하지 않는것 또한 탐문수사에 걸릴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빠른시간안에 범행을 저지르고 그장소를 이동해야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흔적을 지우기 위해 소독을 하게 된것이다.
셋째 그는 재정적 지원 부족하고 선천적으로 면역력 결핍이 심각한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다.
지방 소도시의 교향악단에 취업하기 위하여 면접시 직접 연주를 해보이려고 악기를
가지고 다닌다.
물론 면역력이 약하니 항시 소독은 기본적으로 필요할것이다.
이렇게 세가지 경우를 생각해 봤으나 모두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그럴듯한 사유가 떠오른다면 추가로 기록을 해봐야 겠다.

킬킬거리며 상상하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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