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로 출퇴근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변수라는건 전철을 타는데 사람들이 많아 시달리거나 시간이 지켜지지 않아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질때를 말함이다. 전동차 도착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데는 노조원들의 태업이 첫째이고 그다음으로는 전장연의 데모가 있겠다. 승객이 붐비고 안붐비는것의 최대의 변수는 대학생에게 달려 있겠다 하겠다. 천안에는 많은 대학이 있어 학기때와 방학때의 전동차내 붐비는 정도는 그야말로 천양지차라 할수 있다. 이몸은 퇴근시 봉명역에서 오후 다섯시 전동차를 타고 다녔는데 방학때는 빈자리가 많아 널널하게 앉아서 화서까지 다닐수 있었다. 그러면서 승객의수가 역을 지날때마다 늘어가면서 서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좌석시간 할당제 같은 우스개 소리를 한적이 있었다. 이제 구월로 접어 들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학기를 시작했고 전동차도 붐비기 시작했고 더욱이 빈좌석은 찾을수 없게 되어 가고 있었다. 어제도 다섯시에 전동차에 올랐다. 맨앞칸에서 요몇일간 요행으로 좌석에 앉을수 있었다. 그러나 어제는 그런 행운이 사라졌다. 노약자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대학생들로 채워져 있고 서있는 이들도 꽤나 되었다. 오늘은 운동 부족이라 힘을 써야 하지 않겠냐며 하늘에서 기회를 주신거라 여기고 양팔을 들어올려 손잡이를 잡고 힘을 주었다. 그러며 천안, 성환, 평택, 송탄까지는 갈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금이 당겨 오기 시작했다. 내 앞에는 다리에 털이 많은 한 남학생이 앉아가고 있었는데 이아이가 실내의 표시부를 자주 보고 있어 옳타구나 곧 내리 겠구나 하는데 결국은 나와 같은 화서역까지 버티고 가더라... 그러는 사이 옆에서는 나보다 늦게 탄 사람들이 줄줄이 앉을수 있게 되고 있었다. 오늘은 내게 자리에 앉을 운이 없다고 여기면서도 뜸금없이 앞에 앉아 나몰라라 핸폰에 열중하고 있는 그아이의 귀퉁배기를 한차례 갈겨주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기 어렵다. 생각만 그렇다는 거다. 실제로 그럴수는 없지 않는가 그랬다가는 방송 패널들이 저녁에 하는 요즘 또라이들이 많다고 씹어대는 방송이 대다수 인데 그곳의 주요 소재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벤또가 단기사병으로 있던 부대는 아래는 저수지가 있고 2차선 국도가 지나고 그위로 위병소가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부대내 경사 도로 좌측으로 대대장 관사가 있고 연병장과 연대 건물 그리고 대대 건물 그리고 천막 막사가 있었다. 대대장은 소령으로 벤또입장에서는 거의 볼일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테니스를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직접 플레이 하는것도 좋아하지만 세계적인 여자 선수들도 좋아해서 거기 딱갈이를 하려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 테니스 선수사진을 구해다 상납하는건 기본 임무라고 했다. 벤또가 부대생활에 적응중이던 어느날 뺀질이 중사새끼가 그를 찾았다. 부리나케 그를 찾아가자 별신기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당번병이 다른곳으로 갔는데 혹시 당번병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는것이었다. 벤또는 나원참 기가 막히네 나에대해서 뭘 조사했길래 나보고 대대장 딱갈이를 하라고 하는거지라고 생각했다. 벤또가 알기로는 딱갈이는 대대장 관사에서 머물면서 청소와 빨래 밥까지 모든 시중을 다들어야 하며 알게 모르게 대대장이 필요로 하는것까지 사다 받쳐야 하기 때문에 경비도 솔찬히 들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대대장 입맛에 맞는 반찬을 공수하는것도 기본이었다. 그에 상응해서 딱갈이가 받는 혜택은 다른 부대원들이 힘들게 훈련할때 편하게 집안에서 지낼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괴팍한 성격의 대대장의 비위를 맞추는건 그리 쉬운문제가 아니라는건 부대원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연병장에서 뺑뺑이를 돌고 말지 그걸 하겠다는 단기사병은 거의 없었다. 벤또도 가정사정상 딱갈이를 할수 없다고 둘러대고 뺀질이 중사 새끼와의 대화를 빠르게 종료 시켰다.
9월 라똘이 또다시 중대원들 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야간사격훈련을 한다고 미리 예고를 해서 벤또등 중대원들은 퇴근을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벤또는 오늘 사격은 망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한 보름달 아래서의 야간 사격은 그야말로 껌씹기에 불과 하지만 그믐달 같은 어두운날에는 타켓이 보이지 않아 도저히 맞힐수가 없었다. 물론 사격전에 엉터리 랜턴으로 표적을 잠시 비춰주지만 그걸로는 표적을 잡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하나의 복골복이 있었다. 사격 표지판이 8개 였는데 그 뒷 배경이 돼는 깍아지른 절벽의 색상이 약간이라도 밝은 색이면 어두운 색상의 표적외곽이 어슴프레하게라도 보이지만 어두운색이면 도저히 천지분간을 할수가 없었다. 그러니 사격사로에 따라 모조리 합격 아니면 억세게 운이 좋은 몇명 빼고는 모두 불합격의 영광을 안께 되는것이다. 사격전에 라똘이 중대원들을 데리고 PRI훈련을 빡세게 시키고 있어 모두 혓바닥을 빼물고 있을무렵 8개의 사로대로 줄을 맞춰 바닥에 앉았다. 벤또는 운이 좋게 뒷배경이 어느정도 밝은 색상이 있는 3사로에 있었지만 고참들이 그자리를 강제로 탈취하여 쫄따구들은 천지분간을 할수 없는 4에서 8사로에 설수 밖에 없었다. 벤또는 어쩔수 없이 표적을 분간할수 없는 6사로에서 계속해서 불합격을 당하면서 라똘표 얼차려를 당하고 있었다. 물론 벤또가 가장 싫어하는 꼴대 돌아 선착순 3명의 최악의 달리기에 지쳐가고 있을 무렵 그날따라 라똘이 착해진건지 야간사격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너무 늦지 않은 시각이라 전용버스에 올라 퇴근을 하였는데 문제는 그만큼의 야간 훈련 시간을 낮시간대에 빼주는게 아니라 정상시간에 출근을 해야만 했기 때문에 방위들의 라똘에 대한 원성은 커져 가고만 있었다.
벤또가 부대에 배치 된지 몇달 안돼서 아직 쫄다구 일때의 일이다. 추운 그날 중대에서는 야간 훈련이 있다고 했다. 벤또는 아이고 추워 죽겠는데 연병장에서 뭔놈의 훈련을 한다냐라고 씨부렁 거리고 있을데 중대장 라똘이 그를 불렀다. 야 벤또 너 그림 잘그린다며 어 중대장님 저 그림 그렇게 잘 못그리는 데요 그래 그런데 연대에 있는 김대연이가 박격포 교안 그리는데 잘 안된다고 하면서 대대에 있는 벤또가 잘그린다고 했다는데 아 그래요. 그래서 그러니 오늘밤 너는 훈련 하지 말고 행정반에 남아서 내가 주는거 교안크기로 그려 알았지 그리고 내일 아침에 퇴근해서 쉬어 네 알겠습니다. 중대장님 다른 중대원들은 쌀쌀한 날씨에 밖에서 총검술을 하는등 힘들게 밤을 보내고 있는데 벤또는 다행히 따듯한 난로가 있는 행정반에서 박격포를 그리고 있었다. 일차로 박격포를 그려 라똘에게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라 라똘답게 그림이 약간 일그러 졌다고 다시 수정 하라고 했다. 벤또는 속으로 에이 이까짓거 부대원들 대충 교육 시키는건데 뭐 정밀도 요하는 설계도서도 아닌데 저리 까다로울까.. 벤또는 다시 연필로 원도를 그리고 그다음 매직팬으로 외곽을 심혈을 기우려 그렸다. 재검사에 들어간 라똘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몇장더 그리라고 하고선 나갔다. 그렇게 새벽이 되어 졸릴눈을 비비던 라똘이 중대막사로 가자 거기에 중대원들이 들어 누워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벤또도 그옆에 누워 잠깐 눈을 붙혔는데 막사내 찬바람이 불어 야상도 없는 상태에선 추워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렇게 깜박 졸았는데 누군가 야상으로 나를 덥어 주웠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라똘 중대장에게 보고를 하고 아침에 퇴근을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가오잡는 인사계가 중대원들을 모아 놓고 화를 내고 있었다. 야간 훈련을 하고 자기한테 보고도 안하고 퇴근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끝에 나를 불러 내더니 가장자리 서있으라고 했다. 그 속셈을 벤또는 어느정도는 이해를 할수 있었다. 인사계가 가오를 잡아야 하는데 감히 아무리 중대장이 퇴근하라고 했어도 자기한테 보고도 없이 부대밖으로 나간것을 괴씸하게 여기고 있으나 그렇다고 얼차려를 줘서 중대장과 대척을 질 이유는 없으니 벤또를 그냥 서있으라고 한것이었으리라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엔지니어:기전기사 매니저가 상현역 부근 지식산업센터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에이동 10층 세대에서 천장으로 부터 바람소리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 되었다. 매니저, 키퍼, 시설대리가 같이 해당 호실을 방문 해서 천장속을 살펴보니 화장실 급배기 덕트가 복도를 통해 해당호실 천장속으로 지나간것이 확인 되었고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 동력 벤틸레이터에 연결되어 있었다. 문제는 해당 덕트가 복도에서는 공간이 확보되어 정사각형으로 설치되었으나 호실로 들어갈때는 천장속 면적이 부족해 얇고 넓게 변형되어 있었다. 단면적이 같다고 해도 그곳으로 동력으로 뽑아내는 풍력이 강해 조용한 사무실에 바람소리가 들릴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것이다. 일단은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요청해 해당 덕트 외관을 방음재로 싸매는 작업을 완료 하였다. 하지만 그후에도 해당 호실에서는 계속 소음 민원이 발생하고 있었다. 또다시 매니저, 키퍼, 시설대리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있었는데 시설대리가 풀리의 권수비를 낮추면 바람 소리가 줄어 들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 시공사에서 풀리 직경이 작은것에서 큰것으로 교체하였다. 벤틸레이터를 작동 해보니 확실히 회전수가 감소 하였다. 일주일정도 그상태로 가동을 한후에 해당 호실을 방문하였다. 그호실의 반응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정도면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하는데 지장은 없을거 같다고 했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이렇게 많은 고난의 민원중에 하나를 그날도 해결하고 있었다.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엔지니어:기전기사 매니저가 상현역 부근 지식산업센터에서 근무할때의 일이다. 신축건물 관리에서 주의할사항은 처음 몇달간은 다양한 원인에 의한 호실 또는 공용부에 누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에서 배관 접속부위가 낡아 누수가 될수 있지만 그보다는 신축에서 처음 안정화가 될때까지 발생하는 누수사고가 훨씬 많을수 밖에 없다. 매니저가 모처럼만에 가족과 함께 광교산 헬기장에 올라 수원시를 내려다 보며 호연지기를 키우고 있을때 사무실로 부터 전화가 왔다. 입주사에서 누수가 있어 주차장까지 물이 흘러나와 모두 비상 출동하여 처리중 이라고 했다. 몸이 단 매니저가 부리나케 하산하여 차를 몰고 지산으로 향했다. 지상 2층 C동으로 올라가자 호실 밖으로 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직원들이 밀대로 물을 처리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은 키퍼로 청소차로 물을 빨아 들이고 있었다. 어느정도 배수가 된뒤에 호실에 들어가 보니 떡을 만드는곳으로 전날 퇴근하면서 수도를 잠그지 않아 다라의 물이 넘치고 사무실 바닥에 물이고여 복도까지 흘러나온 것이 었다. 해당호실 직원들도 비상출근하여 고생하고 있는 관리사무소직원 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분주하게 돌아 다니고 있었다. 해당호실 사장님이 얼마 있다 관리소 직원들과 회식을 해야 겠다고 했지만 그건 그때의 말뿐이었다. 여기서 누수가 되는 다양한 원인들을 파악해 보면 앞에서 말한것처럼 어이없게 수도를 잠그지 않고 퇴근한 경우도 있고 그다음으로는 여름철 베란다에 설치한 에어콘 실외기로 인하여 온도가 올라 스프링쿨러 헤드가 작동하기도 했다. 또한 천장의 하수도 배관의 마개를 작업자가 막지 않고 오픈 시켜놓아 하수가 아래층 입주사로 쏟아진 경우도 있었다. 이경우 입주사는 바로 위층이 비어 있는 동안은 누수가 없었으나 위층에 사무실이 들어와 탕비실을 만들고 물을 사용하자 하수가 쏟아진 것이다. 또 한가지는 동절기 지하 1층 주차장의 소화전이 동파되어 물이 쏟아 지는 바람에 근처에 있던 호실로 물이 들어가 난리가 난 경우였다. 이렇게 입주사로 물이 들어가면 바닥에 매립되어 있는 콘센트 및 인터넷 회선을 사용할수 없어 습기를 건조후 모두 교체해야만 했다. 그런데 참 특이한것은 이러한 누수사고는 평일에는 거의 발생 하는경우가 없고 휴일에 당직직원들에 의해 비상이 걸리기가 다반사였다.
매니저가 상현역 근처 지식산업센터에서 근무할때의 일이다. 그곳으로 출근하기로 하고 11월 중순경 그곳으로 찾아가 보았다. 내가 근무했던 건물중 수원역 공동주택말고 단일로 구성된 구조물로는 가장 컸다. 지하 2층에 지상 10층건물로 3개의 동으로 나뉜듯 하지만 지상 2층까지는 주차장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공동주택 입주시 대개의 경우 입주 관리는 시공사에서 조직한 입주지원센터에서 입주와 관련된 서류 작성, 입주민 호실 방문하여 전기등 사용량 체크와 하자관련한 사항을 기록한다. 그래서 관리사무소에서는 오히려 한가할수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그 모든것을 키퍼가 관리사무소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로하여 몇달동안 토,일요일까지 교대로 출근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할수 밖에 없었다. 물론 입주지원센터가 있기는 했으나 그곳에서는 잔금납부 여부를 확인해 주고 납부확인서를 그곳에서 받아 오면 그다음은 관리사무소에서 처리를 했다. 본격적인 입주 시작전 키퍼가 직원들을 데리고 건물을 둘러 보고 있었다. 그는 입주민의 편리를 위하여 입주를 많이 하는 시기에는 주차출입바를 오픈상태로 해놓고 지하 주차장에는 각 동별로 입주지원센터로 가는 방향과 관리사무소 방향을 배너로 제작 설치하도록 했다. 배너는 위치에 따라 방향 표시에 만전을 기하도록 매니저와 관리대리에게 지시를 하였다. 여기서 매니저는 배너라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에도 공동주택 입주관리를 한적이 있지만 배너라는걸 설치하라는 말은 처음 듣고 있었다. 그는 혹시 베너가 벤허가 아닐까 하면서 찰톤헤스톤이 마차를 끌며 원형 경기장을 도는 장면을 잠시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던것이 시설대리가 배너를 가져와서 설치 하면서 그게 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키퍼가 말하는 배너는 사람 가슴정도 높이의 구조물로 한면에 안내광고 글씨를 새기고 아래부분 물통에 물을 채워 세워놓는 형태였다. 특이한것은 공동주택에서는 전혀 볼수 없었던 배너를 이곳이 상업시설 이라서 인지 각 호실별 개업을 하면 모두 여러곳에 설치하기를 원했고 키퍼는 배너의 관리를 위하여 직원들이 배너를 철저히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매니저가 상현역 근처 지식산업센터에서 근무할때의 일이다. 이곳은 지식산업센터 이지만 조경면적이 의외로 많은 편이다. 지하1층 내부 마당 구간과 1, 2, 3층 그리고 5층 건물간 연결부위 그리고 각동 옥상에 관목과 교목이 조성되어 있었다. 지하층 기차조형물 근처의 억새종류는 매니저가 낫을 가지고 자르고 잡초를 뽑는등 수시로 관리를 해서 마당층 음식점들의 민원이 발생치 않도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외의 층은 아직 2년이 돼지 않아 예초 작업등을 조경식재 업체에 요구해 처리할 예정 이었다. 하지만 키퍼는 나날이 크고 있는 풀들을 두고 볼수 없어 엔지니어들을 시켜 예초기를 돌려 제거하기로 하였다. 엔지니어들이 5층 호실앞 잔디를 깍던중 예초기날에 자갈이 튀어 호실 외벽 인테리어 유리에 살짝 잔금이 가고 말았다. 물론 노련한 조경관리자라면 그런 부분에서는 포장으로 돌이 튀지 않도록 막고 작업을 하는게 당연했지만 키퍼가 잠깐 보지 않는사이에 민원이 발생한것이다. 그곳 업체의 관리부장은 상당히 민감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호실쪽 유리부분의 잔금은 예전에는 없던것으로 이번 예초작업시 발생했으므로 관리소에서 책임지고 교체해줄것을 강력히 요구해 오고 있었다. 키퍼는 인테리어 업체에 유리 종류와 교체시 비용을 알아보고 건물보험으로 신속하게 교체를 하였다. 엔지니어들은 키퍼로 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한달뒤 조경식재 업체에서 와 예초작업을 하는데 빠를뿐더러 입주사로부터 민원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외곽조경으로 베롱나무가 많이 식재 돼어 있었는데 추위에 약한 수종으로 11월경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보온재를 감아줘야 했다. 첫해는 조경업체에서 보온재 작업을 해주었지만 2년째에는 매니저가 인터넷으로 보온재를 구매해 엔지니어들에게 나무에 감을것을 지시 했지만 생각했던것보다 재료가 상당히 많이 들었다. 보온재의 추가구매에 대한 고민끝에 매니저는 나무가지의 굵은 부분만 보온처리를하고 잔가지는 그냥 두기로 하였다.
대대에는 4개의 중대가 있고 각 중대의 1개소대가 일주일씩 오분대기조로 들어가 부대의 외곽초소에 보초를 서고 있었다. 벤또도 고참이 되어 분대장 완장을 차고 오분대기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분대기조 분대장은 수시로 홍익대학교 미대 다니다온 성질까다로운 현역 병장놈한테 보고를 하러 행정반을 드나들어야 했는데 평상시에는 그 병장놈 혼자 있는게 대다수였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긴급한 보고사항이 있어 행정반 문을 열고 필승 경례를 하고 들어섰을때 행정반 책상 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계급을 살펴 보니 대령이다. 어 우리 대대장 계급은 소령인데 그럼 그는 연대장인가... 아니 연대장이 왜 거기서 나와.. 연대장이 왜 거기서 나와아아 트로트 가사가 머릿속을 감돌며 너무나 놀란 벤또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보고사항도 머리속에서 사라져 버린 상태에서 그대로 행정반에서 나와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그가 너무 놀란 나머지 빼먹은 절차가 있었다. 행정반에서 나올때도 경례를 하고 나와야 하는데 그걸 잊어 버린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군대라는게 실수라는걸 용서하지 않는데 아닙니까.. 아마도 그 현역 병장놈이 일러 받친건지 뺀질이 중사 새끼가 분대장을 찾았다. 그러곤 분대장이라는 놈이 행정반에 들어왔다 나갈때 연대장이 있는데 인사도 안하고 나갔다고 마구잡이로 두들겨 패는것이었다. 분대장은 자신이 그렇게 까지 잘못한건지 판단이 잘 안서지만 그냥 얻어 맞고 말았다. 그후로 벤또는 되도록 이면 이 뺀질이 중사새끼 주변을 피해 다니는 버릇이 생겼다. 아니 말이야 들어갈때 인사하고 들어갔고 너무 놀라 그대로 인사없이 나왔다고 그렇게 맞아야 한단 말인가.. 인사한번 빼먹은게 뭐 부대 군기를 상징한다는 건가.. 에이..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죽도로 맞은건 너무 억울해서 벤또는 안성에서 뺀질이 중사새끼를 만나면 가만두지 않을거라고 벼르고 다녔지만 어떻게 된것인지 그놈을 시내에서 만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100킬로 행군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이 파다했다. 벤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에 난감해 하고 있었다. 어쩌지 못하는 행군의 날은다가오고 바로 그날이 되고 말았다. 아침 여덟시부터 대대원들이 천만다행인 단독군장에 줄을 맞춰 정문초소를 나섰다. 벤또를 비롯한 중대원들은 코스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못하고 그저 앞사람을 따라서 발길을 내딛을 뿐이었다. 가다가 배식을 먹고 걷고 또 걸었다. 짐작으론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시골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어두워도 행군은 계속 되었다. 눈발이 내리는 밤에 열시가 넘어가면서 십분간 휴식시간이 되자 물집잡힌 발을 군화에서 해방시켜볼 생각조차 못하면서 벤또와 방위들은 얼어붙은 논바닥에 들어 누웠다. 벤또는 십분간이 그렇게 꿀맛인지는 처음알았다. 아니 꿀맛이 아니라 잠시 눈감았다 떴는데 행군의 휘슬이 울렸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 일곱시경에 위병소를 통해 부대로 들어섰다. 그리고 바로 퇴근을 하였다. 그런일이 있은 몇일후 위문공연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연병장에 줄을 맞춰 앉았고 이름은 없지만 노래를 잘부르는 가수라는 사람들의 꾀꼬리 목소리를 감상했다. 아쉽게 끝나는가 했는데 이부 순서가 남았다고 한다. 누군가 담요를 펼쳐들고 왔고 그 뒤에는 하늘하늘 휘날리는 옷을 입은 어여뿐 아가씨가 있었다. 그녀가 펄럭펄럭 춤을 추는가 하더니 휘익 하니 겉옷이 벗겨 나갔다. 그녀의 날씬한 몸매에 대대원들은 모두 감탄을 마지 않았다. 그녀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채 내무반으로 걸어 들어 가고 있는데 누군가 큰소리를 질렀다. 야 이놈들아 엉덩이 뒤로 빼지 말고 똑바로들 걸어.. 하하하 이소리는 남자라면 다 이해가 가실듯 하다. 그렇게 힘든 부대방위 생활의 한획이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