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가드:경비.
클리너:미화원.

매니저가 소형세대수의 공동주택에서 주임으로 근무할때의 일이다.
이곳 지하주차장의 차량 진출입로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전기실,기계실, 그리고 미화원 휴게실이 있고
왼쪽으로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가드의 숙소등이 있었다.
시월의 어느날 키퍼가 입주자 대표에게 전달사항을 받고 관리소로 들어왔다.
키퍼:(심각한 표정으로) 북키핑, 매니저좀 불러 주세요.
북키핑:네 알겠습니다.
북키핑이 전화기를 들어 다이알링을 하며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북키핑:매니저님 지금 키퍼가 찾으시니 관리사무소로 와주세요.
잠시후 관리소 문이 열리면서 매니저가 땀을 흘리며 들어왔다.
북키핑:매니저님 왠 땀을 그리 흘리세요.
매니저:말도마 화단속에 낙엽더미를 글어 내려고 하니 쉬운게 아니네 하하하.
북키핑:그걸 혼자 하셨단 말이에요 가드하고 같이 하시지.
매니저:아이고 그것도 한두번이지 가드도 할일이 있는데 매번 그럴수 있나.
키퍼:매니저가 그렇게 힘들면 내가 가서 도와줄까.
매니저:(키퍼하고 일하느니 안하고 말지라고 뇌까리며)아닙니다. 키퍼님도 하실일이 있는데 그럴수는 없죠.
키퍼가 속으로 생각했다.
요인간 봐라 내가 도와 주겠다는데 거절을 하네.
키퍼:그건 그렇고 호출한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현재의 미화원 휴게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고 하니 
한달이내에 그 맞은편 예전 가드 경비실로 옮겨야만해.
매니저:그곳을 휴게실로 이용하려면 작업할게 많던데요.
키퍼:맞아 최소한 전기하고 수도작업을 해주어야 하는데 재료는 내가 사다줄테니 매니저가 도맡아서
처리좀 해줬으면해.
매니저:하는건 하는건데 격일에 혼자하다보면 그안에 들어 있는 기존 살림살이도 처리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필요 할겁니다.
키퍼:일단 돼는데로 일을 시작해 보자구.
매니저:알겠습니다.
그날부터 매니저는 구루마를 이용하여 예전 가드휴게실에 있는 침대와 냉장고 및 집기류를 모두 꺼내
1층 대형폐기물 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가벼운것은 혼자 했지만 도저히 어려운것은 가드의 도움을 받아 처리했다.
그러던 어느날 구경비실에 전원을 끌기위해 특대형 사다리를 옮겨야 하는데 혼자는 도저히 불가능 했다.
궁리끝에 가드를 호출 했으나 그날따라 가드도 엄청 바쁘게 돌아 다니고 있었다.
하는수 없이 매니저는 북키핑에게 부탁하여 사다리 옮기는것만 잠깐 도와달라고 하였다.
이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키퍼는 속으로 아니 매니저 저자식이 나를 놔두고 북키핑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속을 뒤틀고 있었다.
뒷짐을 짓고 슬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온 키퍼가 말했다.
키퍼:음 열심히 하고 있구만 그러니 내가 도와줄일은 없겠어 아주 잘되고 있으니.
라고 말하며 그대로 올라가고 말았다.
매니저는 그모습이 딱하다고 생각했다.
매니저도 예전에는 키퍼와 일을 하려고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머리가 없는 키퍼와 일을 하는데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 했다.
매니저가 혼자하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키퍼가 자기가 도움을 줘 일이 쉽게 끝났을
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점은 그가 다시는 키퍼와 일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매니저가 북치고 장구치며 휴게실을 꾸미고 있을때 뜸금없이 키퍼가 주차장으로 내려 왔다.
키퍼:어 전기판넬로 부터 이곳까지 케이블을 이쁘게 포설하라니까 각이 안나오네.
매니저:키퍼님 최대한 열심히 한겁니다. 공구도 부족하고 더이상 각나오게 포설이 힘듭니다.
키퍼:(휴게실 안으로 들어오며) 이거봐 콘센트에 가는 전선도 바닥에 고정했네
이러면 안돼 방수층이 깨진단 말이야.
한참동안의 키퍼 잔소리가 이어졌다.
키퍼가 올라가고 나서 매니저는 씩씩거리며 바닥에 박혀 있던 케이블을 뽑아 수직벽에 다시
부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러케 키퍼와 매니저사이는 점점더 멀어져 가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미화원숙소 전기공사 .
종료.

 

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가아드:경비.
스터터링:말더듬이기사.

매니저가 작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서 근무할때의 일입니다.
그는 전기라이선스를 취득한지 얼마되지 않아 교대근무 주임으로 경력을 쌓고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서 기사로 일하는건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일이었습니다.
이십사시간 근무하고 이십사시간 쉬는 그야말로 피곤이 누적되어 출퇴근 외에 다른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완전히 사그라 지고 마니 말이다.
그날도 아침에 퇴근하여 한숨 자고 일어나 점심을 먹으려고 할때였다.
핸드폰의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매니저:여보세요. 
키퍼:매니저,(다급한 목소리로) 공동주택에 불이 났으니 빨리 나오세요.
매니저:(깜짝놀라며)뭐라고요. 알겠습니다.
매니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자전거를 타고 십여분 거리의 공동주택으로 
향했다.
공동주택은 난리도 아니었다.
입구부터 소방차가 줄을 서 있었고 입주민들도 나와서 지켜보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지하주차장 입구로 부터 시커면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고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매니저는 일단은 관리소로가서 북키핑에게 어떻게 된일인지 물어 보았다.
매니저:북키핑, 어떻게 된일이에요.
북키핑:아휴 말도 마세요.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가 밥먹고 있는데 클리너로부터 전화가 와서 불이 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스터터링과 키퍼가 먼저 뛰어 오니 3동 지하 계단에서 불이 나서 시커면 연기가 올라오고 소화기를
사용했는데도 소화가 안돼서 119 신고를 했어요.
매니저는 거기까지만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나가 키퍼를 찾았다.
매니저:키퍼님 무슨일이래요.
키퍼:그러게 말이야 이런일이 다 발생하네.
매니저:원인이 밝혀 졌나요.
키퍼:소방관이 불길을 잡고 안으로 진입해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통신사 인터넷 박스 멀티콘센트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하네.
매니저:키퍼님 그러면 일단 우리 책임은 없는거네요.
키퍼:그렇긴하지. 통신사에서 책임지라고 전화해놓은 상태야.
화재가 소진된다음 소방관들이 관리사무소로 들어와 서류를 작성하면서 말했다.
소방관:원인은 통신사 박스 멀티콘센트에서 발생해 그책임소재는 통신사에 있지만
관리소에서도 일부 책임이 있어 과태료가 부과 될수 있습니다.
키퍼: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소방관:이 공동주택 구조가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 계단 통로 출입구에 도어크로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정상 작동 되어야 하는데 여기는 모두 고장나서 정상 작동이 안되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가고 나자 매니저가 키퍼에게 말했다.
매니저:키퍼님, 도어클로저는 제가 한달전에 고장나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신품을 구매해 달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말을 들은 키퍼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다.
키퍼:뭐야 그래서 그잘못이 전부 내책임이라는거야.
매니저:그런말이 아니구요. 과태료가 분명히 소방안전관리자 앞으로 나올텐데 그걸 제가 내는거는 
부당하다는 말씀이지요.
키퍼는 생각했다. 요인간 봐라 내가 자기 의견을 개무시 지연처리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걸
대놓고 내잘못이라고 말하네 라고 말이다.
키퍼:알았어. 그것도 통신사한테 물어 내라고 할참이니 걱정하지 말어.
하지만 그런일이 있은후부터 키퍼는 은연중에 매니저에 대한 괴롭힘을 시작 했으며 얼마 있지 않아
매니저는 사표를 쓰고 다른 공동주택 과장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는 키퍼 자신의 명백한 잘못이었음에도 그걸 대놓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매니저에 대하여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는 키퍼 자신만의 꼰대 정신이 표출되었기 때문이리라.

요지경속관리사무소.
종료.

 

근무지가 주차장 한귀퉁이에 가건물로 설치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건물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이제 남은건물은 근무지만 남아 있다.
주차장 진출입로에 작은 가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차량을 통제하시는
나이드신 경비분이 계셨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울테니 전기를 끌어와 에어콘과 히터를 옆에 끼고 계시더라..
그러던것이 나이드신분이 가고 퉁퉁한 젊은 분이 왔다.
이분은 나와 상관없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설명을 자주 한다.
왜그러는지에 대한 이유는 내가 알지 못한다.
주차장옆 길이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주차장안에서 맨홀작업과 보도블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얼마가지 않아 경비용 가건물이 철거되고 안의 살림살이만
안쪽으로 배치 되었다.
그리고 비가 온다고 하니 큰 우산대 하나를 가져다 놓았다.
아 집잃은 기러기 신세마냥 (원래는 짝잃은 기러기 신세다.) 쌀쌀한 날씨에 먼지에
그냥 난달에 의자와 히터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래도 그 젊은 분은 의자에 꾸준히 앉아 핸드폰을 열심히 보고 있다.

늙을수록 원색을 좋아 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어제 퇴근길에 전철역 부근에서 지팡이를 짚으신 나이드신 노년의 남성분이 빨간구두를
신고 걸어 가고 있더라..
처음엔 으웩 저게 뭐야 라고 반응했지만 승강대에서 밖으로 보이는 그분의 행색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다.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다리가 불편하고 머리는 회색빛을 띠고 하는 늙은빛은 나이든 사람을
주눅들게 하기 십상이다.
그럴수록 화려한 색상의 옷을 갖춘다면 그색의 분위기 때문에라도 사람의 얼굴이 
밝아 보이고 기분좋게 살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것이다.
매사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기운으로 아픈곳도 덜아플것이며 하루라도 이좋은
세상을 더 겪을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두가지 이야기. -종료-

 

예고되어 있던 붕어빵과 어묵이 도착하였다.
시공사의 은덕으로 따끈하고 짭쪼름한 국물을 마시니 한결 허리가 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모두들 왠 붕어빵이냐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이유를 굳이 알아서 무엇할거냐는듯 그냥 맛있게 먹을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중간한 시점에 먹은 간식으로 구내식당을 갈것인지에 달려 있었다.
매일같이 가던 분들중 절반이 점심먹기를 포기했다.
절반정도의 분들만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남아있던 분들은 그냥 컵라면이나 하나씩
먹자고 했다.
다른방향에서 점심식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파트는 인원이 4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내식당 점심 식사는 2명만이 간다.
한명은 사적문제로 그냥 열외고
또다른 한명은 올해들어 구내식당 밥값이 천오백원이 인상되었다고 숙소에가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은 어쩌다보니 그냥 점심을 같이 먹어야만 하는 운명공동체 같은것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가끔 다른것을 먹기에도 서로 눈치가 보이고 어렵기까지 하다.
오늘같은 경우에 붕어빵과 어묵을 먹은 시점이 중식시간과 애매하게 겹친다.
한명이 배가 고프지 않아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그러자 밥값이 인상되서 안먹는다고 하는 멤버가 그럴수 있냐 그래도 같이 먹으러
가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배가고프지 않은 멤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말하기전에 그러는 네가 같이 먹으러 가면 되겠네하고 말이다.
직접 말을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아도 가라앉은 분위기가 더 엉망이 될까봐 뒤틀린
속을 그대로 가라 앉혔다.
배가 고프지는 않은 멤버는 오후시간대를 고려해 남들따라 간단하게 컵라면 한젓가락
먹은후 천안천으로 길을 나서 지반검사를 하고 있는 시추기 기계를 신기하게 
관찰하며 정신세계를 정리하고 들어와 천하에 쓸모없는 멤버에게 맛난것 먹고 왔냐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붕어빵과 어묵 간식을 먹으며. -종료-

 

전철에서의 삼중고.

요즘은 대학생 방학기간이다.
그말은 전동차를 타고 다니기에 여유롭다는 뜻이다.
여유롭다는 말은 전동차에 올라 탔을때 앉아서 갈수 있다는 말에 더해서
옆자리가 비어 있어 패딩으로 둘러싼 악성 곰돌이들에 의한 압박감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행운이 사라져 가는듯하다.
아침출근시간 화서역에서 전동차의 맨 앞에서 3번째 차량앞에 서있다 타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여유롭다는 말이 무색하게 전엔 못보던 악성 곰돌이 들이 내가 타는
출입문에 자주 서있다.
출근시 멀리서 걸어 들어가다 악성 곰돌이들을 째려 보고는 하는수 없어 더멀리 
2번째 차량으로 향한다.

이번엔 퇴근시간이다.
봉명역에서 맨앞 전동차에 올라타면 많은 빈자리가 있어 그야말로 여유롭게 갈수 있다.
하지만 그 여유는 딱 평택역까지라고 할수 있다.
거기쯤가면 빈자리가 많이 없어지고 덩치큰 악성 곰돌이 들에 의한 압박감이 심해져 
불쾌해지기 일수였다.
이제 지제역 서정리역을 지나고 있다.
삼성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중에는 깨끗하게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먼지와 기름때에 찌들어 냄새나는 채로 비좁은 의자
사이를 파고드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다 안전모가 든 큰가방은 갈곳을 잃어버리기 일수 였다.
그중 일부는 굳이 임산부석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남모른척 앉아 간다.
물론 오산역에서 그들중 대부분이 내려서 다행이지만
어찌됐든 불쾌한 기분은 어쩔수가 없다.

그러던중 최악의 경우를 말해 본다면 내가 임산부석 바로 옆자리에 앉아 좀더 여유롭게
전동차를 이용할수 있기를 바란 날이었다.
성환역에서 나를 기준으로 임산부석과 반대편에 젊은 여성분이 앉았다.
그리고 서정리역에서 최악의 노가다 먼지투성이 곰돌이가 임산부석에 앉았다.
또한 내 바로 앞에는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이들이 모두 나에게 최악을 선사하는 날은 바로 그날 이었다.
젊은 여성은 졸면서 머리를 나에게 밀어 대고 있고
노가다 먼지투성이에게 닿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
앞에선 젊은애는 바로 기침을 해대고 있다.
최악중에 최악이다. 그냥 바로 내리고 싶은데 갈길이 머니 마스크를 댕겨 쓰고
눈을 감고 참선을 하면서 전동차를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전철에서의 삼중고. -종료-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4. (조경하자).

ㅇ매니저:과장, manager.
ㅇ기술이사:입주자대표회의 기술담당,Technical director.
ㅇ조경하자기사1,2:조경하자 처리기사,landscape architect.
ㅇ시공사담당:시공사하자담당,Construction contractor.

매니저가 1200세대 공동주택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었다.
입주한지 2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단지내 조경시설중 대형수목중 고사한것에 대한 하자교체에
대한 요구가 드세어 지고 있어 매니저는 시공사에 하자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어지는 지리한 공문과 전화상 논쟁 끝에 조경하자보수 업체가 들어오게 되었다.
야간근무자를 제외한 관리소 일근자들이 출근하기전 조경업체에서 들어와 샛길 후문 근처에 
있는 소나무 고사목들에 대한 절단 작업이 시행되고 있었다.
조경기사1:(엔진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면서) 야, 나무를 밧줄로 걸어서 잘잡에 잘못쓰러지면 
대형사고니까!
조경기사2:(고사목을 맛줄고 묶어 빈공간으로 나무가 쓰러질수 있도록 잡고있다)
선배님 이것도 쉽지 않네요. 힘들어요.
조경기사1:그럼 당연히 힘들지 세상에 쉬운일이 어디어 있어. 이번에 니가 한번 엔진톱 작업을
해봐
조경기사2:(톱을 건네받고 바로 옆의 소나무를 자르기 시작한다) 윙윙윙. 어허 이거 잘드네요.
이때 조경기사1이 놀라서 소리를 친다.
조경기사1:야 스톱...멀쩡한 나무를 자르면 어떻게 하냐.
조경기사2:(놀라서 톱을 뒤로 뺀다). 선배님 어떻게 하죠 삼분의 일정도가 잘렸는데..
조경기사1:야 이거 본사람은 너하고 나하고 밖에 없으니 일단 흟으로 발라 놓고 가자.
운좋게 안죽으면 그냥 넘어가는 거고 만약에 죽으면 그냥 고사 했다고 하면 돼.
멀쩡한 소나무를 우리가 잘라 죽게 했다고 하면 우리가 물어내야해..
이큰 소나무가 한두푼 하는것도 아니고..
조경기사2:(울상이 되어서) 네..선배님 선배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이때 이른 출근중에 멀리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이가 있었다.
그는 이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까다롭기 유명한 기술이사였다.
그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기술이사:아 여보세요. 매니저예요.
매니저:네 기술이사님.
기술이사:지금 여기 후문쪽에 조경업체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누구 감독하는 사람 없는건가요
매니저:네. 그러지 않아도 네가 좀 이르게 제가 출근해시 나가보려고 하구 있구요
그 전에는 야간 근무자들이 순찰감독하고 있을 겁니다.
기술이사:이거보세요. 매니저님 그런말씀하지 마세요.
내가 여기 있는데 감독을 누가 하고 있냐구요.
그리고 저사람들이 멀쩡한 소나무를 일부 자르고 그냥 놔두려고 하는데 매니저님이 확인해서
완전히 잘라버리고 다른 나무로 교체하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매니저:네 기술이사님 제가 확인한후 처리 하고 보고드리겠습니다.
매니저는 타고온 자전거를 부랴부랴 세워놓고 후문으로 향했다.
매니저:수고들 하십니다. 조경하자 처리하러 오신분들이지요.
조경기사1,2:네 그렇습니다.
매니저:그런데 혹시 고사목이 아닌걸 톱으로 일부 커팅하셨나요.
매니저가 그러면서 소나무들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큰 소나무의 밑둥 일부분이 잘려 있고 그부분에 흙이 칠해져 있는걸 발견 하였다.
매니저:여기 커팅 되어 있네요.
이렇게 하시면 안되구요. 이것도 제거하고 멀쩡한 소나무로 교체 이식 해주세요.
조경기사1:죄송한데..이런경우가 흔한건 아니지만 흙을 발라 놓으면 아무 이상 없이 살아날
겁니다. 이건 외피정도만 잘린 상태거든요.
매니저:그게 문제가 아니구요. 멀쩡한 소나무에 상처를 내고 아무말 없이 넘어가면 나중에
시공사에서 보고 관리소흘이라고 교체 안된다고 실랑이를 벌이게 되서 골치 아프게 됩니다.
조경기사1:(어두운 얼굴색을 하고)아무튼 죄송합니다. 저희도 말씀 드릴테니 그러면 관리소에서도 
시공사에 말씀좀 해주세요.
매니저가 핸드폰을 들어 시공사 하자담당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니저:여보세요. 시공사 담당이시죠. 아침일찍 죄송한데요.
하면서 아침에 벌어진 일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해당 소나무의 교체를 요구했다.
시공사담당:그정도면 놔두면 사는데 아무지장이 없을것 같은데..그냥 안될까요.
그걸 굳이 교체해달라고 하면 아마 조경업체에서는 작업자들에게 그 비용을 떠넘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매니저:그런데 죄송하지만 이 사항을 기술이사가 보았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해줄수 있는 상황이
안됩니다. 교체 해주셔야 합니다.
잠시후 작업자들이 상처난 소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그냥 놔둘경우 아무 이상없이 자랄수도 있지만 만약에 죽는다면 그책임은 매니저가 뒤집어 쓸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경우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4. (조경하자). -종료-

 

안내사항.
매니저:과장,manager(이때는 교대근무 주임).
키퍼:소장,keeper.
북키핑:경리,bookeeping.
가아드:경비,guard.
히팅엔지니어:지역난방 구동기교체기사,heating engineer.
렙러젠터티브:동대표,Apartment representative.

매니저가 적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겨울이 오자 주차장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위가 강해 그대로 얼어 붙어 버렸다.
많은세대수의 공동주택과 달리 이곳에서 눈을 치울 사람은 키퍼,매니저,그리고 가아드가 전부였다.
하루종일 내리는 눈을 아침 일찍부터 넉가래로 밀어댔으나 여전히 쌓이고 있어 얼어붙은 주차장은
더이상의 작업이 무의미 했다.
키퍼와 매니저 그리고 가아드는 하는수 없이 염화칼슘을 옥외주차장에 뿌리고 어느정도 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주차장별로 멀룽멀룽해 질척대는 눈을 넉가래로 세사람이 밀고 있는데 가아드가 민원이
있다고 가버리자 키퍼와 매니저는 헉헉대며 둘이 작업을 할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4동 현관출입문의 비디오폰 시건장치가 떨어졌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매니저는 힘들어 죽겠는데 얼씨구나하고 민원처리차 지하전기실로 향했다.
하지만 낡아서 분리되버린 비디오폰 장치는 쉽사리 고정되지 않았다.
매니저는 이리저리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사이 키퍼는 혼자서 질척거리는 눈을 치우다 울화통이 머리 끝까지 오르고 말았다.
힘이든 그가 렙러젠터티브의 눈치가 보이지만 따듯한 커피한잔 마시러 관리사무소로 들어갔다.
문에 들어서는 순간 그에 눈에는 따듯한 사무실안에서 농담따먹기에 심취하고 있는 두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히팅엔지니어와 북키핑이 시시덕거리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히팅엔지니어가 비록 세대의 고장난 지역난방 구동기를 교체하기 위해 들어온 다른회사 직원이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른 키퍼의 눈에는 보이는게 없었다.
키퍼:야이 개새끼야 여기서 나가지 못해.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히팅엔지니어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허겁지겁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키퍼는 북키핑을 노려보다 눈치울 사람이 없으니 나가서 눈을 치우라고
소리쳤다.
그때 비디오폰의 하부를 스카치 테잎으로 단단히 부착한 매니저가 또다시 탈락시는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왠지 모를 불안감에 눈치우기 전선에 다시 복귀하였다.
매니저눈에 생경맞게 어디서도 보지못한 모습으로 야외주차장의 눈을 쓸고 있는 북키핑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던 매니저는 나중에 북키핑으로 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만약에 매니저가 조금 늦게 눈청소에 복귀했다면 그 불똥이 그에게도 떨어질뻔한것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저녁 어둑어둑해질때까지 질척거리는 눈을 주차장 밖으로 어느정도 밀어낸다음 전기실
한쪽 모퉁이에 차려진 근무지로 돌아온 매니저는 한숨을 돌릴수 있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3. 눈치우기. -종료-


 

1월 13일 겨울의 한복판에서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다.
이게 눈이라면 상당한 수준으로 쌓여서 도로교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것이다.
영상 12도의 포근한 날씨에 비가와서인지 미세먼지도 양호하다.
시원스럽게 마스크를 벗고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천안천가를 걸으며 내려다 보니 흙탕물속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가 왠지 안쓰럽다.
(모습이 비슷해서 왜가리라고 했는데 그것이 겨울철새인지 잘모르겠다),
사람으로 치면 끼니를 긂어 제정신이 아닌상태에서 일거리에 나선 모습이랄까?
좀더 걸어 내려가다보니 천안역 서부광장 부근의 고층아파트가 보인다.
그옆으로는 힐스테이트 천안역스카이움이라는 아파트 자리에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요즘 미분양이 많이 쌓이고 있다는데 역주변이라는 프리미엄과 동호수를 지정할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완판의 기적을 이룰수 있을지 그야말로 귀추가 주목된다.
걷다보니 되돌아오기 위하여 골목길로 들어서자 천안봉명동성당이 모습을 들어낸다.
이곳은 신부님이 상주해서 계신것이 아닌지 요일마다 개방하는 시간이 표시되어 있고
그시간을 지켜줄것을 당부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전등불빛이 방해를 한다.
주변인들에게 동의를 구한후 스위치를 끄고 가수면을 취해본다.
깜박한사이 탕비실에서 들려오는 예의 그소리가 나를 깨운다.
다른사람의 휴식과 비위를 생각한다면 문을 닫고 할만도 한데 언제나 당당하게 양치하면서
토악질을 내는 그분의 강단이 존경스러울뿐이다.

한겨울에 비라니.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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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가 적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전기실 한켠에 준비되어 있는 근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을때 관리사무소 북키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2동 1004호에서 민원 전화가 왔는데 실외기자리에 까치가 나무가지를 잔뜩 
물어다 놔서 바람이 불거나 하면 날려 위험하다는 신고가 왔다고 했다.
매니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쇠스랑과 자루를 가지고 10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은 일반 아파트처럼 베란다 한켠에 마련된 실외기 설치 박스가 아니었다.
작은방 창문밖으로 설치되어 있는 실외기인데 창문이 방바닥으로 부터 꽤나 높이설치 되어
있어 창문에 올라타고 까치집의 나무가지를 들어올려야 했으나 그것이 너무나 지난했다.
그렇타고 창문을 넘어 실외기로 내려가 작업하기에도 난감했다.
공동주택이 오래되다보니 녹슬고 낡아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고 쇠스랑으로 창문에서 나무가지를 이리저리 밀어 낼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랬다가 아래층 세대에 피해가 갈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키퍼와 가아드에게 이야기 하고 셋이서 다시 가보았다.
가아드가 창문에 올라서 쇠스랑으로 몇개씩 나무가지를 끌어 올려 자루에 담았으나 그래가지고는
언제 일이 마무리될지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매니저는 고소공포증이 있는건 물론 실외기가 낡아 내려갔다가 떨어지는 날에는 대책이 없다고
어쩔수 없는노릇이라고 세대주인에게 이야기 하자고 했다.
그러는 사이 가아드가 창문넘어 실외기로 내려가 날렵하게 나무가지를 청소 했다.
키퍼와 매니저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당시 가아드는 나이가 칠십가까이 되신분으로 덩치가 작고 날렵해도 그런일을 처리할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평상시에 그분은 자기가 특수부대 출신으로 예전에 아파트에서 밧줄타는 일을 했었다고는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서서 일을 처리할줄은 몰랐다.
그런데 사달은 그후에 발생했다.
실외기 청소를 말끔하게 해주자 세대주가 가아드에게 영양제를 한병 줬는데 그걸 눈치챈 키퍼가
매니저에게 불만에 가득찬 소리를 해댔다.
그내용은 세대에서 물건을 받았으면 소장한테 보고하는게 우선인데 그냥 혼자 꿀꺽하고 마냐는
거였다.
매니저가 가아드에게가서 그민망한 말을 전달했고
70대의 가아드가 40대의 키퍼에게 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를 몇번이고 되뇌이고 나서
겨우겨우 키퍼의 노여움이 가라앉을수 있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2. -종료-

 

요지경속 관리사무소31. (LED 잔광현상).

매니저가 작은 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매니저가 전기실에서 근무하고 있을때 사무실 북키핑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1동 304호에서 민원이 왔는데 드레스룸의 등이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고 했다.
테스터기와 드라이버를 챙겨가지고 해당 세대로 가서 벨을 눌렀다.
안방에서 드레스룸으로 등을 보니 완전히 켜진것도 아닌데 흐리게 불이 들어와 있었다.
스위치를 몇번에 걸쳐 온 오프를 했음에도 여전히 잔광현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스위치를 분리한후 전선을 재접속하거나 세대분전함에서 전원을 차단했다 다시 작동
해봤으나 처음엔 사라지는듯 하다 다시 잔광현상이 발생했다.
그당시 매니저는 기전업무에 초보시절이라 왜 그러는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치를 만지면서 어떻게 하면 잔광이 없어졌다 다시 생겼다 하는 현상을
보고 세대주에게 스위치를 교체해야 하니 철물점에서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스위치를 사가지고 와서 교체한후 온 오프를 하니 잔광현상이 사라지고 다시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황소가 뒷걸음치다 쥐잡은 꼴이라고 할수 있었다.
아무튼 고맙다는 세대주의 칭찬을 들으며 근무장소로 돌아 왔지만 명확한 이유를 알수 없었으니
계속 찝찝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다 인터넷으로 그내용을 조회해보니 몇가지 해결책이 있었다.
매니저가 스위치를 교체한것은 전자스위치에 LED등의 조합이면 미세 전류가 흘러 잔광이
발생할수 있으나 일반 스위치로 교체하면 그런 현상이 없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콘덴서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컨넥터 부분에서 LED등으로가는 회로에 콘덴서를 연결하면 해결된다고 한다.
하지만 매니저가 이경우는 작업을 해본일이 없었다.
또한가지 차단기에서 전원선을 바꾸어 볼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해결책등을 확인한후 전임자에게 전화를 해 이럴경우 어떻게 민원을 해결했는지를 물어보니
그의 경우는 인터넷으로 콘덴서를 싸게 사놓고 있다 잔광민원이 들어오면 몇만원을 받고 
교체해 줬다고 하면서 그때 수입이 꽤 짭잘 했다고 한마디 했다.
매니저의 경우는 그런것으로 알바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스위치 값만 받고 잔광 현상을 없애줬으니
아주 정직한 직원이라고 할수 있겠다.
하지만 관리업에서 그런걸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아마도 얼마간의 보수를
받고 작업을 해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은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은 사실일것이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31. (LED 잔광현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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