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리틀팍스:작은여우거인 설비주임.
가드:경비.
클리너:미화원.
디스그런털:불평 입주민.

매니저가 작은세대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입니다.
매니저가 모처럼만에 민원이 없어 하루종일 편안하게 보내고 있던 오후시간에 북키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북키핑:매니저님 이동 백사호에서 전화가 왔는데 세탁실 하수 배관에 물이 잘 안빠지고 있데요.
방문해서 처리좀 부탁 드려요.
매니저: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 하겠습니다.
매니저는 간단한 공구가방을 챙겨가지고 백사호로 향했습니다.
백사호의 인터폰을 누르자 디스그런털이 인상을 쓴채로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디스그런털:왜이렇게 늦게 오는겁니까?
지금 세탁한후 물이 빠지질 않아 세탁실이 난리예요.
매니저가 주방옆 세탁실 문을 열자 문턱 가까이까지 세탁하수가 차 있었다.
양말을 벗고 작업복 바지를 걷어 올린채로 세탁실로 들어서 하수구 커버를 들어 올리고
오미터용 스프링청소기를 넣어 봤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매니저는 막힌 부분이 오미터 이상이라고 여기고 당장 하수를 빼주는것이 현명하다고 판단 했다.
매니저가 물이 떨어지는 상태로 주방으로 나오자 디스그런털이 찡그린 얼굴로 째려 보면서 말했다.
디스그런털:물이 빠지는 거요.
매니저:죄송하지만 관리소에서 가지고 있는 스프링 길이로는 처리가 어려울거 같습니다.
디스그런털:그럼 어쩌란 말이야 입주민 집이 하수가 넘쳐 나는데 그대로 두겠다는 거야.
매니저:아...그런말씀이 아니고요. 긴급 처리는 해드릴께요.
긴급히 밖으로 나온 매니저가 아파트 백사호 후면 아래 부분에 나있는 주차장과 통하는 작은
창문곁으로 갔다.
그곳에는 세대 주방과 세탁기에서 나오는 배관을 주하수관과 연결하는 엘보우가 있었다.
매니저는 급한데로 파이프렌치등으로 엘보우를 개방하고 세대 하수를 외부 1층 바닥에서
비닐로 유도하여 우수맨홀로 흘려 보냈다.
매니저는 디스그런털에게 일단 저녁이 되어 긴급조치외에 작업할수 없으니 물사용 자제를 
부탁하고 명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냄새나는 하수를 씻어낸 매니저는 관리사무소로가 키퍼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매니저:키퍼님 내일 아침에 작은여우거인 설비주임에게 말해 지하 주차장에서 백사호 하수배관과 주하수
배관 연결 부위를 점검해서 막힌 부위를 찾아 처리해야 합니다.
키퍼:그래 근데 작은여우거인이 그런거 할줄 아나 겁이 많아 지하주차장에서 높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갈수 있을지나 몰라 걱정이네.
매니저:키퍼님 작은여우거인이 설비담당주임이니 저보다는 더 잘알아야 하는게 맞습니다.
다음날 키퍼는 작은여우거인에게 백사호 이야기를 업무인수인계하고 퇴근을 하였다.
그리고 그다음날 출근한 매니저는 황당할수 밖에 없었다.
북키핑:매니저님 어제 백사호건이요.
작은여우거인주임님이 사다리가 휘청거려 올라갈수 없어 자기는 일을 할수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키퍼가 오늘 매니저님이 출근하면 하라고하겠다고 했어요.
매니저:뭐야 아니 작은여우거인 자기가 설비주임인데 일을 못하겠다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그때 키퍼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키퍼:매니저 고생스럽지만 어쩔수 없어. 못한다는데 어떻게해 매니저가 한번 해줘.
매니저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거리면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매너저:가드님 제가 사다리올라갈테니 밑에서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 주세요.
가드:어떻게 해 작은여우거인이 해야할일을 혼자 다하게 생겨서
밑에는 걱정말어 잘잡고 있을께.
덜덜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4미터 이상 높이까지 올라간 매니저가 렌치로 배관을 열자
하수도 썩은 물이 아래로 쏟아졌다.
때마침 그장소로 오던 키퍼가 쏟아지는 오수를 보고 기겁을 하고 도망가 버리고 다시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가드는 의리있게 하수를 맞아 가면서도 사다리를 굳건히 잡아 주고 있었다.
하수가 다 빠진다음 배관속으로 스프링을 집어 넣자 2미터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이부분에서 막힌것을 확인한 매니저가 키퍼를 불러놓고 말했다.
매니저:키퍼님 백사호에서 나오는 하수배관 중간에서 막힌거 같습니다.
딱딱해서 통수가 안되니 배관을 절단해봐야 합니다.
키퍼:그래 그럼 어차피 배관공사를 새로 해야 할거 아니야.
매니저:그렇쵸 배관공사를 해야합니다.
자재 없고 기술력도 부족해서 교체작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다리도 낡고 오래되서 불안정하니 배관 작업을 할수가 없습니다.
리프트차를 가진 설비업체에 맡겨서 교체 작업을 해야 합니다.
키퍼:또 돈이 많이 들겠구만.
매니저:그리고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집 주방에서 그리스트랩도 없는데 기름류를 많이 버려 
배관 내부에서 스케일이 되어 돌처럼 굳어 막힌 걸겁니다.
몇일뒤 전문업체에서 와서 배관을 짤라 본결과 5미터 가량길의 배관이 스케일로 딱딱하게 
굳어 막혀 있었다.
업체에서 그부분을 잘라 버리고 새배관으로 교체하여 수리를 완료 하였다.
매니저그 교체된 배관을 가져와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쳐봤으나 스케일을 떼어내기가
어려웠다.
그후로 공동주택의 게시판에는 주방에서 기름류를 버리면 세대 배관에 스케일이 껴 
배관이 막히니 절대로 그런일이 없도로 하라는 안내문이 게시 되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7
종료

 

 

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가드:경비.
클리너:미화원.

매니저가 소형세대수의 공동주택에서 주임으로 근무할때의 일이다.
이곳 지하주차장의 차량 진출입로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전기실,기계실, 그리고 미화원 휴게실이 있고
왼쪽으로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가드의 숙소등이 있었다.
시월의 어느날 키퍼가 입주자 대표에게 전달사항을 받고 관리소로 들어왔다.
키퍼:(심각한 표정으로) 북키핑, 매니저좀 불러 주세요.
북키핑:네 알겠습니다.
북키핑이 전화기를 들어 다이알링을 하며 매니저에게 전화를 했다.
북키핑:매니저님 지금 키퍼가 찾으시니 관리사무소로 와주세요.
잠시후 관리소 문이 열리면서 매니저가 땀을 흘리며 들어왔다.
북키핑:매니저님 왠 땀을 그리 흘리세요.
매니저:말도마 화단속에 낙엽더미를 글어 내려고 하니 쉬운게 아니네 하하하.
북키핑:그걸 혼자 하셨단 말이에요 가드하고 같이 하시지.
매니저:아이고 그것도 한두번이지 가드도 할일이 있는데 매번 그럴수 있나.
키퍼:매니저가 그렇게 힘들면 내가 가서 도와줄까.
매니저:(키퍼하고 일하느니 안하고 말지라고 뇌까리며)아닙니다. 키퍼님도 하실일이 있는데 그럴수는 없죠.
키퍼가 속으로 생각했다.
요인간 봐라 내가 도와 주겠다는데 거절을 하네.
키퍼:그건 그렇고 호출한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현재의 미화원 휴게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고 하니 
한달이내에 그 맞은편 예전 가드 경비실로 옮겨야만해.
매니저:그곳을 휴게실로 이용하려면 작업할게 많던데요.
키퍼:맞아 최소한 전기하고 수도작업을 해주어야 하는데 재료는 내가 사다줄테니 매니저가 도맡아서
처리좀 해줬으면해.
매니저:하는건 하는건데 격일에 혼자하다보면 그안에 들어 있는 기존 살림살이도 처리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필요 할겁니다.
키퍼:일단 돼는데로 일을 시작해 보자구.
매니저:알겠습니다.
그날부터 매니저는 구루마를 이용하여 예전 가드휴게실에 있는 침대와 냉장고 및 집기류를 모두 꺼내
1층 대형폐기물 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가벼운것은 혼자 했지만 도저히 어려운것은 가드의 도움을 받아 처리했다.
그러던 어느날 구경비실에 전원을 끌기위해 특대형 사다리를 옮겨야 하는데 혼자는 도저히 불가능 했다.
궁리끝에 가드를 호출 했으나 그날따라 가드도 엄청 바쁘게 돌아 다니고 있었다.
하는수 없이 매니저는 북키핑에게 부탁하여 사다리 옮기는것만 잠깐 도와달라고 하였다.
이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키퍼는 속으로 아니 매니저 저자식이 나를 놔두고 북키핑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속을 뒤틀고 있었다.
뒷짐을 짓고 슬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온 키퍼가 말했다.
키퍼:음 열심히 하고 있구만 그러니 내가 도와줄일은 없겠어 아주 잘되고 있으니.
라고 말하며 그대로 올라가고 말았다.
매니저는 그모습이 딱하다고 생각했다.
매니저도 예전에는 키퍼와 일을 하려고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머리가 없는 키퍼와 일을 하는데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 했다.
매니저가 혼자하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을때 키퍼가 자기가 도움을 줘 일이 쉽게 끝났을
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점은 그가 다시는 키퍼와 일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매니저가 북치고 장구치며 휴게실을 꾸미고 있을때 뜸금없이 키퍼가 주차장으로 내려 왔다.
키퍼:어 전기판넬로 부터 이곳까지 케이블을 이쁘게 포설하라니까 각이 안나오네.
매니저:키퍼님 최대한 열심히 한겁니다. 공구도 부족하고 더이상 각나오게 포설이 힘듭니다.
키퍼:(휴게실 안으로 들어오며) 이거봐 콘센트에 가는 전선도 바닥에 고정했네
이러면 안돼 방수층이 깨진단 말이야.
한참동안의 키퍼 잔소리가 이어졌다.
키퍼가 올라가고 나서 매니저는 씩씩거리며 바닥에 박혀 있던 케이블을 뽑아 수직벽에 다시
부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러케 키퍼와 매니저사이는 점점더 멀어져 가는 강을 건너고 있었다.

미화원숙소 전기공사 .
종료.

 

사전지식.
매니저:과장.
키퍼:소장.
북키핑:경리.
가아드:경비.
스터터링:말더듬이기사.

매니저가 작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서 근무할때의 일입니다.
그는 전기라이선스를 취득한지 얼마되지 않아 교대근무 주임으로 경력을 쌓고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서 기사로 일하는건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일이었습니다.
이십사시간 근무하고 이십사시간 쉬는 그야말로 피곤이 누적되어 출퇴근 외에 다른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완전히 사그라 지고 마니 말이다.
그날도 아침에 퇴근하여 한숨 자고 일어나 점심을 먹으려고 할때였다.
핸드폰의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매니저:여보세요. 
키퍼:매니저,(다급한 목소리로) 공동주택에 불이 났으니 빨리 나오세요.
매니저:(깜짝놀라며)뭐라고요. 알겠습니다.
매니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자전거를 타고 십여분 거리의 공동주택으로 
향했다.
공동주택은 난리도 아니었다.
입구부터 소방차가 줄을 서 있었고 입주민들도 나와서 지켜보고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지하주차장 입구로 부터 시커면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고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매니저는 일단은 관리소로가서 북키핑에게 어떻게 된일인지 물어 보았다.
매니저:북키핑, 어떻게 된일이에요.
북키핑:아휴 말도 마세요.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가 밥먹고 있는데 클리너로부터 전화가 와서 불이 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스터터링과 키퍼가 먼저 뛰어 오니 3동 지하 계단에서 불이 나서 시커면 연기가 올라오고 소화기를
사용했는데도 소화가 안돼서 119 신고를 했어요.
매니저는 거기까지만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나가 키퍼를 찾았다.
매니저:키퍼님 무슨일이래요.
키퍼:그러게 말이야 이런일이 다 발생하네.
매니저:원인이 밝혀 졌나요.
키퍼:소방관이 불길을 잡고 안으로 진입해서 확인한 내용으로는 통신사 인터넷 박스 멀티콘센트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하네.
매니저:키퍼님 그러면 일단 우리 책임은 없는거네요.
키퍼:그렇긴하지. 통신사에서 책임지라고 전화해놓은 상태야.
화재가 소진된다음 소방관들이 관리사무소로 들어와 서류를 작성하면서 말했다.
소방관:원인은 통신사 박스 멀티콘센트에서 발생해 그책임소재는 통신사에 있지만
관리소에서도 일부 책임이 있어 과태료가 부과 될수 있습니다.
키퍼: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소방관:이 공동주택 구조가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 계단 통로 출입구에 도어크로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정상 작동 되어야 하는데 여기는 모두 고장나서 정상 작동이 안되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가고 나자 매니저가 키퍼에게 말했다.
매니저:키퍼님, 도어클로저는 제가 한달전에 고장나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신품을 구매해 달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말을 들은 키퍼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고 있었다.
키퍼:뭐야 그래서 그잘못이 전부 내책임이라는거야.
매니저:그런말이 아니구요. 과태료가 분명히 소방안전관리자 앞으로 나올텐데 그걸 제가 내는거는 
부당하다는 말씀이지요.
키퍼는 생각했다. 요인간 봐라 내가 자기 의견을 개무시 지연처리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걸
대놓고 내잘못이라고 말하네 라고 말이다.
키퍼:알았어. 그것도 통신사한테 물어 내라고 할참이니 걱정하지 말어.
하지만 그런일이 있은후부터 키퍼는 은연중에 매니저에 대한 괴롭힘을 시작 했으며 얼마 있지 않아
매니저는 사표를 쓰고 다른 공동주택 과장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는 키퍼 자신의 명백한 잘못이었음에도 그걸 대놓고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매니저에 대하여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는 키퍼 자신만의 꼰대 정신이 표출되었기 때문이리라.

요지경속관리사무소.
종료.

 

근무지가 주차장 한귀퉁이에 가건물로 설치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건물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이제 남은건물은 근무지만 남아 있다.
주차장 진출입로에 작은 가건물이 있고 그곳에서 차량을 통제하시는
나이드신 경비분이 계셨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울테니 전기를 끌어와 에어콘과 히터를 옆에 끼고 계시더라..
그러던것이 나이드신분이 가고 퉁퉁한 젊은 분이 왔다.
이분은 나와 상관없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 시시콜콜하게 설명을 자주 한다.
왜그러는지에 대한 이유는 내가 알지 못한다.
주차장옆 길이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주차장안에서 맨홀작업과 보도블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얼마가지 않아 경비용 가건물이 철거되고 안의 살림살이만
안쪽으로 배치 되었다.
그리고 비가 온다고 하니 큰 우산대 하나를 가져다 놓았다.
아 집잃은 기러기 신세마냥 (원래는 짝잃은 기러기 신세다.) 쌀쌀한 날씨에 먼지에
그냥 난달에 의자와 히터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래도 그 젊은 분은 의자에 꾸준히 앉아 핸드폰을 열심히 보고 있다.

늙을수록 원색을 좋아 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어제 퇴근길에 전철역 부근에서 지팡이를 짚으신 나이드신 노년의 남성분이 빨간구두를
신고 걸어 가고 있더라..
처음엔 으웩 저게 뭐야 라고 반응했지만 승강대에서 밖으로 보이는 그분의 행색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다.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다리가 불편하고 머리는 회색빛을 띠고 하는 늙은빛은 나이든 사람을
주눅들게 하기 십상이다.
그럴수록 화려한 색상의 옷을 갖춘다면 그색의 분위기 때문에라도 사람의 얼굴이 
밝아 보이고 기분좋게 살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것이다.
매사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그기운으로 아픈곳도 덜아플것이며 하루라도 이좋은
세상을 더 겪을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두가지 이야기. -종료-

 

예고되어 있던 붕어빵과 어묵이 도착하였다.
시공사의 은덕으로 따끈하고 짭쪼름한 국물을 마시니 한결 허리가 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모두들 왠 붕어빵이냐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이유를 굳이 알아서 무엇할거냐는듯 그냥 맛있게 먹을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중간한 시점에 먹은 간식으로 구내식당을 갈것인지에 달려 있었다.
매일같이 가던 분들중 절반이 점심먹기를 포기했다.
절반정도의 분들만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남아있던 분들은 그냥 컵라면이나 하나씩
먹자고 했다.
다른방향에서 점심식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파트는 인원이 4명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내식당 점심 식사는 2명만이 간다.
한명은 사적문제로 그냥 열외고
또다른 한명은 올해들어 구내식당 밥값이 천오백원이 인상되었다고 숙소에가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들은 어쩌다보니 그냥 점심을 같이 먹어야만 하는 운명공동체 같은것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가끔 다른것을 먹기에도 서로 눈치가 보이고 어렵기까지 하다.
오늘같은 경우에 붕어빵과 어묵을 먹은 시점이 중식시간과 애매하게 겹친다.
한명이 배가 고프지 않아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그러자 밥값이 인상되서 안먹는다고 하는 멤버가 그럴수 있냐 그래도 같이 먹으러
가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배가고프지 않은 멤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말하기전에 그러는 네가 같이 먹으러 가면 되겠네하고 말이다.
직접 말을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아도 가라앉은 분위기가 더 엉망이 될까봐 뒤틀린
속을 그대로 가라 앉혔다.
배가 고프지는 않은 멤버는 오후시간대를 고려해 남들따라 간단하게 컵라면 한젓가락
먹은후 천안천으로 길을 나서 지반검사를 하고 있는 시추기 기계를 신기하게 
관찰하며 정신세계를 정리하고 들어와 천하에 쓸모없는 멤버에게 맛난것 먹고 왔냐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붕어빵과 어묵 간식을 먹으며. -종료-

 

전철에서의 삼중고.

요즘은 대학생 방학기간이다.
그말은 전동차를 타고 다니기에 여유롭다는 뜻이다.
여유롭다는 말은 전동차에 올라 탔을때 앉아서 갈수 있다는 말에 더해서
옆자리가 비어 있어 패딩으로 둘러싼 악성 곰돌이들에 의한 압박감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행운이 사라져 가는듯하다.
아침출근시간 화서역에서 전동차의 맨 앞에서 3번째 차량앞에 서있다 타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여유롭다는 말이 무색하게 전엔 못보던 악성 곰돌이 들이 내가 타는
출입문에 자주 서있다.
출근시 멀리서 걸어 들어가다 악성 곰돌이들을 째려 보고는 하는수 없어 더멀리 
2번째 차량으로 향한다.

이번엔 퇴근시간이다.
봉명역에서 맨앞 전동차에 올라타면 많은 빈자리가 있어 그야말로 여유롭게 갈수 있다.
하지만 그 여유는 딱 평택역까지라고 할수 있다.
거기쯤가면 빈자리가 많이 없어지고 덩치큰 악성 곰돌이 들에 의한 압박감이 심해져 
불쾌해지기 일수였다.
이제 지제역 서정리역을 지나고 있다.
삼성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중에는 깨끗하게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먼지와 기름때에 찌들어 냄새나는 채로 비좁은 의자
사이를 파고드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다 안전모가 든 큰가방은 갈곳을 잃어버리기 일수 였다.
그중 일부는 굳이 임산부석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남모른척 앉아 간다.
물론 오산역에서 그들중 대부분이 내려서 다행이지만
어찌됐든 불쾌한 기분은 어쩔수가 없다.

그러던중 최악의 경우를 말해 본다면 내가 임산부석 바로 옆자리에 앉아 좀더 여유롭게
전동차를 이용할수 있기를 바란 날이었다.
성환역에서 나를 기준으로 임산부석과 반대편에 젊은 여성분이 앉았다.
그리고 서정리역에서 최악의 노가다 먼지투성이 곰돌이가 임산부석에 앉았다.
또한 내 바로 앞에는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이들이 모두 나에게 최악을 선사하는 날은 바로 그날 이었다.
젊은 여성은 졸면서 머리를 나에게 밀어 대고 있고
노가다 먼지투성이에게 닿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
앞에선 젊은애는 바로 기침을 해대고 있다.
최악중에 최악이다. 그냥 바로 내리고 싶은데 갈길이 머니 마스크를 댕겨 쓰고
눈을 감고 참선을 하면서 전동차를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전철에서의 삼중고. -종료-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4. (조경하자).

ㅇ매니저:과장, manager.
ㅇ기술이사:입주자대표회의 기술담당,Technical director.
ㅇ조경하자기사1,2:조경하자 처리기사,landscape architect.
ㅇ시공사담당:시공사하자담당,Construction contractor.

매니저가 1200세대 공동주택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었다.
입주한지 2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단지내 조경시설중 대형수목중 고사한것에 대한 하자교체에
대한 요구가 드세어 지고 있어 매니저는 시공사에 하자공문을 발송하였다.
이어지는 지리한 공문과 전화상 논쟁 끝에 조경하자보수 업체가 들어오게 되었다.
야간근무자를 제외한 관리소 일근자들이 출근하기전 조경업체에서 들어와 샛길 후문 근처에 
있는 소나무 고사목들에 대한 절단 작업이 시행되고 있었다.
조경기사1:(엔진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면서) 야, 나무를 밧줄로 걸어서 잘잡에 잘못쓰러지면 
대형사고니까!
조경기사2:(고사목을 맛줄고 묶어 빈공간으로 나무가 쓰러질수 있도록 잡고있다)
선배님 이것도 쉽지 않네요. 힘들어요.
조경기사1:그럼 당연히 힘들지 세상에 쉬운일이 어디어 있어. 이번에 니가 한번 엔진톱 작업을
해봐
조경기사2:(톱을 건네받고 바로 옆의 소나무를 자르기 시작한다) 윙윙윙. 어허 이거 잘드네요.
이때 조경기사1이 놀라서 소리를 친다.
조경기사1:야 스톱...멀쩡한 나무를 자르면 어떻게 하냐.
조경기사2:(놀라서 톱을 뒤로 뺀다). 선배님 어떻게 하죠 삼분의 일정도가 잘렸는데..
조경기사1:야 이거 본사람은 너하고 나하고 밖에 없으니 일단 흟으로 발라 놓고 가자.
운좋게 안죽으면 그냥 넘어가는 거고 만약에 죽으면 그냥 고사 했다고 하면 돼.
멀쩡한 소나무를 우리가 잘라 죽게 했다고 하면 우리가 물어내야해..
이큰 소나무가 한두푼 하는것도 아니고..
조경기사2:(울상이 되어서) 네..선배님 선배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이때 이른 출근중에 멀리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이가 있었다.
그는 이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도 까다롭기 유명한 기술이사였다.
그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기술이사:아 여보세요. 매니저예요.
매니저:네 기술이사님.
기술이사:지금 여기 후문쪽에 조경업체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누구 감독하는 사람 없는건가요
매니저:네. 그러지 않아도 네가 좀 이르게 제가 출근해시 나가보려고 하구 있구요
그 전에는 야간 근무자들이 순찰감독하고 있을 겁니다.
기술이사:이거보세요. 매니저님 그런말씀하지 마세요.
내가 여기 있는데 감독을 누가 하고 있냐구요.
그리고 저사람들이 멀쩡한 소나무를 일부 자르고 그냥 놔두려고 하는데 매니저님이 확인해서
완전히 잘라버리고 다른 나무로 교체하도록 하세요. 
아시겠습니까.
매니저:네 기술이사님 제가 확인한후 처리 하고 보고드리겠습니다.
매니저는 타고온 자전거를 부랴부랴 세워놓고 후문으로 향했다.
매니저:수고들 하십니다. 조경하자 처리하러 오신분들이지요.
조경기사1,2:네 그렇습니다.
매니저:그런데 혹시 고사목이 아닌걸 톱으로 일부 커팅하셨나요.
매니저가 그러면서 소나무들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큰 소나무의 밑둥 일부분이 잘려 있고 그부분에 흙이 칠해져 있는걸 발견 하였다.
매니저:여기 커팅 되어 있네요.
이렇게 하시면 안되구요. 이것도 제거하고 멀쩡한 소나무로 교체 이식 해주세요.
조경기사1:죄송한데..이런경우가 흔한건 아니지만 흙을 발라 놓으면 아무 이상 없이 살아날
겁니다. 이건 외피정도만 잘린 상태거든요.
매니저:그게 문제가 아니구요. 멀쩡한 소나무에 상처를 내고 아무말 없이 넘어가면 나중에
시공사에서 보고 관리소흘이라고 교체 안된다고 실랑이를 벌이게 되서 골치 아프게 됩니다.
조경기사1:(어두운 얼굴색을 하고)아무튼 죄송합니다. 저희도 말씀 드릴테니 그러면 관리소에서도 
시공사에 말씀좀 해주세요.
매니저가 핸드폰을 들어 시공사 하자담당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니저:여보세요. 시공사 담당이시죠. 아침일찍 죄송한데요.
하면서 아침에 벌어진 일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해당 소나무의 교체를 요구했다.
시공사담당:그정도면 놔두면 사는데 아무지장이 없을것 같은데..그냥 안될까요.
그걸 굳이 교체해달라고 하면 아마 조경업체에서는 작업자들에게 그 비용을 떠넘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매니저:그런데 죄송하지만 이 사항을 기술이사가 보았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해줄수 있는 상황이
안됩니다. 교체 해주셔야 합니다.
잠시후 작업자들이 상처난 소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그냥 놔둘경우 아무 이상없이 자랄수도 있지만 만약에 죽는다면 그책임은 매니저가 뒤집어 쓸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경우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4. (조경하자). -종료-

 

안내사항.
매니저:과장,manager(이때는 교대근무 주임).
키퍼:소장,keeper.
북키핑:경리,bookeeping.
가아드:경비,guard.
히팅엔지니어:지역난방 구동기교체기사,heating engineer.
렙러젠터티브:동대표,Apartment representative.

매니저가 적은세대수의 공동주택에 근무할때의 일이다.
겨울이 오자 주차장에 눈이 많이 내리고 추위가 강해 그대로 얼어 붙어 버렸다.
많은세대수의 공동주택과 달리 이곳에서 눈을 치울 사람은 키퍼,매니저,그리고 가아드가 전부였다.
하루종일 내리는 눈을 아침 일찍부터 넉가래로 밀어댔으나 여전히 쌓이고 있어 얼어붙은 주차장은
더이상의 작업이 무의미 했다.
키퍼와 매니저 그리고 가아드는 하는수 없이 염화칼슘을 옥외주차장에 뿌리고 어느정도 녹을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주차장별로 멀룽멀룽해 질척대는 눈을 넉가래로 세사람이 밀고 있는데 가아드가 민원이
있다고 가버리자 키퍼와 매니저는 헉헉대며 둘이 작업을 할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4동 현관출입문의 비디오폰 시건장치가 떨어졌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매니저는 힘들어 죽겠는데 얼씨구나하고 민원처리차 지하전기실로 향했다.
하지만 낡아서 분리되버린 비디오폰 장치는 쉽사리 고정되지 않았다.
매니저는 이리저리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사이 키퍼는 혼자서 질척거리는 눈을 치우다 울화통이 머리 끝까지 오르고 말았다.
힘이든 그가 렙러젠터티브의 눈치가 보이지만 따듯한 커피한잔 마시러 관리사무소로 들어갔다.
문에 들어서는 순간 그에 눈에는 따듯한 사무실안에서 농담따먹기에 심취하고 있는 두명의
남녀가 들어왔다.
히팅엔지니어와 북키핑이 시시덕거리며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히팅엔지니어가 비록 세대의 고장난 지역난방 구동기를 교체하기 위해 들어온 다른회사 직원이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오른 키퍼의 눈에는 보이는게 없었다.
키퍼:야이 개새끼야 여기서 나가지 못해.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히팅엔지니어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허겁지겁 관리사무소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키퍼는 북키핑을 노려보다 눈치울 사람이 없으니 나가서 눈을 치우라고
소리쳤다.
그때 비디오폰의 하부를 스카치 테잎으로 단단히 부착한 매니저가 또다시 탈락시는 교체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왠지 모를 불안감에 눈치우기 전선에 다시 복귀하였다.
매니저눈에 생경맞게 어디서도 보지못한 모습으로 야외주차장의 눈을 쓸고 있는 북키핑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던 매니저는 나중에 북키핑으로 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만약에 매니저가 조금 늦게 눈청소에 복귀했다면 그 불똥이 그에게도 떨어질뻔한것이 아니겠는가.
아무튼 저녁 어둑어둑해질때까지 질척거리는 눈을 주차장 밖으로 어느정도 밀어낸다음 전기실
한쪽 모퉁이에 차려진 근무지로 돌아온 매니저는 한숨을 돌릴수 있었다.

요지경속 관리사무소 33. 눈치우기. -종료-


 

1월 13일 겨울의 한복판에서 비가 추적거리며 내리고 있다.
이게 눈이라면 상당한 수준으로 쌓여서 도로교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것이다.
영상 12도의 포근한 날씨에 비가와서인지 미세먼지도 양호하다.
시원스럽게 마스크를 벗고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천안천가를 걸으며 내려다 보니 흙탕물속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왜가리가 왠지 안쓰럽다.
(모습이 비슷해서 왜가리라고 했는데 그것이 겨울철새인지 잘모르겠다),
사람으로 치면 끼니를 긂어 제정신이 아닌상태에서 일거리에 나선 모습이랄까?
좀더 걸어 내려가다보니 천안역 서부광장 부근의 고층아파트가 보인다.
그옆으로는 힐스테이트 천안역스카이움이라는 아파트 자리에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요즘 미분양이 많이 쌓이고 있다는데 역주변이라는 프리미엄과 동호수를 지정할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완판의 기적을 이룰수 있을지 그야말로 귀추가 주목된다.
걷다보니 되돌아오기 위하여 골목길로 들어서자 천안봉명동성당이 모습을 들어낸다.
이곳은 신부님이 상주해서 계신것이 아닌지 요일마다 개방하는 시간이 표시되어 있고
그시간을 지켜줄것을 당부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전등불빛이 방해를 한다.
주변인들에게 동의를 구한후 스위치를 끄고 가수면을 취해본다.
깜박한사이 탕비실에서 들려오는 예의 그소리가 나를 깨운다.
다른사람의 휴식과 비위를 생각한다면 문을 닫고 할만도 한데 언제나 당당하게 양치하면서
토악질을 내는 그분의 강단이 존경스러울뿐이다.

한겨울에 비라니.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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